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독립해 나간 아들의 안타까운 선택

앤드류 엄마 2024. 3. 18. 11:57

지난 토요일 저녁에 큰아들이 이사를 나갔다.
 
아들이 연초에  3월쯤 아파트 구해서
집에서 나가겠다고 하길래
아파트 렌트비가 너무 비싸니  
몇년 더 우리와 살면서 렌트비 아끼고 모아서 
그때쯤이면 부동산 거품도 좀 꺼질 테니
아파트를 사서 나가라고 했는데
 성인이니 나갈 때가 되었다고 하더니 나갔다. 
 
 예전에 미국은 인건비가 높은데 비해 
집값, 렌트비, 찻값, 기름값 등등
 다른 물가들은 낮았으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든 
  취업을 하던 부모로부터 독립을 했고,
 이것이 미국의 전통처럼 되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옛 동료가
본인이 고등학생 때 여름방학 때
파트타임으로 주 100달러씩 벌었다고. 
(1980 년 미국 최저시급이 3.10달러 - 현재 가치 10.48달러)
우린 1980년에 고등학교 졸업 후 
취직했을 때 잔업을 해도
 대부분이 월급이 10만 원도 되지 않아었다. 
 
그런데 그동안 인건비 비해  
다른 물가들이 엄청 올랐는 데다 
코로나 기간 동안
미국 정부가 돈을 너무 많이 풀어서
  물가가 특히 외식비와 주거비가 너무 많이 올랐다.  
 
아들이 이사 간 아파트는 
우리집에서 40분쯤
떨어진 중간급 도시인데
보통 원룸이 1,700 달러쯤 한다고. 
방 2-3개 아파트를 2,3명이서 함께 빌리면 
원룸보단 많이 싼 편이라 친구들 몇 명이서 함께 살기도 하는데, 
아들은 함께 살 친구도 없고, 
돈 아끼려고 한 명 구했다가 안 맞으면 곤란하니 혼자 빌렸는 듯. 
 
아들이 구한 아파트는 좀 오래되었고 사이즈도 작아 
$1,500/월 + 보험, 전기세, 물세, 가스비... 라니
1년에 주거비만 20,000 달러나 되고,
매식도 자주 하게 될 테니 

1인 주거비로 그렇게 많은 돈을 지출하게되니 
나나 남편은 그 돈이 아깝기만 했다.

 
직장이 집에서 출. 퇴근을 할 수 없는 곳이면
어쩔 수 없겠지만,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고.

우리집에서 40분,
여친과 20-30분쯤 떨어진듯.
 
월세가 이렇게나 비싸니 
미국도 고등학교 졸업 후
  부모로부터 바로 독립하지 못하고
  일정 기간 동안, 
어떤 이들은 엄청 오랫동안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사한 직후 -  우리 집 주방과 비슷해서 웃슴이 났다  

 
남편이 2시간 거리에서 출장 중인데, 
아직 일이 바쁘지 않아 주말에 집으로 와서 
아들의 이사를 도와주었다.
아들차와 우리 밴으로 90% 이사를 끝냈다. 
 
침대와 일본에 있을 때 구입했던
70인치 티브와 옷가지가 거의 다였기에 
아들 이사 나가는데 난 가방하나 들어줄 것도 없었다. 
가구는 이사 가서 중고품으로 구입하겠다고. 
 차에 자리가 없었어 세 부자만 갔다. 
 
다음날부터 바로 혼자서 식사를 챙겨 먹어야 하니 
불고기 해 둔 게 있어서
불고기와 밥이라도 가져가겠냐고 했더니 
자기가 알아서 만들어 먹겠다고.
 
어제는 이사 가면서 빠트린 것 가지러 온다며
 H-Mart (한인 마트)에 뭐 필요한 것 없는지
문자가 왔다. 
앤드류가 구한 아파트가 한인마트와 10분 이내에 있다. 
마침 두부가 떨어졌기에 두부와 콩나물과
굴소스를 부탁했다.
콩나물은 6-8주에 한 번씩 가는
 한국슈퍼에서 장을 봐야지 먹을 수 있다.
 
앤드류가 우리집에 올때마다
한국 슈퍼에서 사야하는것을 부탁할수 있으니
  앤드류 덕분에 내가 조금 더 편하게 되었다.  
 
난 풀무원 유기농 두부를 구입하는데,
앤드류에게 부탁할대 사진찍어서 유기농 두부나
 그날 세일하는 두 부 중에서 사 오라고 했더니 
 가격이 두 배나 차이가 나니 세일하는 두부를 사 왔다.
  돈은 작은 돈보단 큰돈을 아껴야 하는데.
 
이사하고 나니 이것저것 구입할게 많아서
돈이 많이 든다고.ㅎㅎ
 
앤드류는 매운 것을 좋아하기에  
불고기에 김치, 양파와 버섯,
피망, 콩나물 듬뿍 넣고
고춧가루와 진간장 조금 더 넣고
  볶아주었더니 맛있다며 잘 먹었다.
이렇게 먹으니 야채를 많이 먹을수있었어 나도 좋았다. 
먹고 나서 예전보다 좀 더 진심이 담긴 말로 
이 맛있는 음식 해줘서 고맙다고.  
(밥과 매운야채 불고기에 메운 닭야채스프가 전부였슴)
그래 남은 것 가져가라고 했더니 
 또 자기가 만들어 먹겠다며 괜찮다고 했다. 
 
한국에선 자녀들이 부모집에 오면 
음식을 싸가져 가기도하고,
또 택배로 부쳐주기도 하는데,
아들이 음식을 가져가지 않으니 
나도 편하네. 

첫 음식으로 라면이 아니라 스파게티를
끓여 먹었다니 혼자 사는데 문제 없겠다.
 
아들에게 이제 네가 독립을 했으니
  이 집에 올 때 넌 방문객이고,
집에 항상 네 음식이 준비되어 있는 게 아니니    
  집에 올 때 사전에 말해주고, 
절대로 빈손(^^)으로 오지 말라고 했더니 웃었다.
 
자기 아파트 근처에 레스토랑도 많고,
H Mart 와 Naperville 다운타운이 가까와서 좋다며
방문하라고. 

그래 아파트 정리 다 되면 집들이하라고 했다.

오늘 쉬는 날인데
특근할 기회가 있어 일한다고.
아파트 렌트비도 내어야 하니 돈을 더 벌어야 한다나.
 
독립한것을 후회하는 순간이 오지 않기를.

아마 앞으로 내 고마움을 더 많이 느끼게될듯.

앞으로 아들이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해서 
  종합적으로 생각해 보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었으면.
내 기도 제목이네.
 
앤드류, 잘 살아라! 화이팅이다!
 
2024.  3.  19.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