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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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남편과 나의 결혼생활이 성공적인 웃기는 이유

앤드류 엄마 2024. 7. 25. 10:52

지난 월요일은 나와 남편의 결혼 29주년이었다.
 
그날 앤드류와 데이빗에게 
엄마, 아빠가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는것이 넌 좋으니? 
아님 이혼하고 각자 살았으면 좋았겠냐고 물었더니 
 데이빗이 엄마, 아빠가 이혼하지 않아서 다행이란다.
앤드류는 엄마, 아빠가 
좀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아들들에게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니
고맙다고 하면서
    너희가 그렇게 말하니 
 내 결혼생활이 성공한것 같다고 했더니
 어리둥절해했다.
그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성공했다니 무슨 말인가 싶었는 듯.
 
그래 네 고모들은 할아버지 생전에
할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셔서
"본인들 부모가 이혼을 했더라면 
 자기들 생활이 더 나았을 거라"라고 했고,
 
난 내 엄마한테 내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하곤 했는데, 
너희들은 엄마, 아빠가 같이 살고 있었어 좋다고 하니
 내 결혼이 성공적인 것 같다고 했더니 웃었다. 
 
내가 엄마에게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한것은 
우리 집은 논. 밭이 많아서 
엄마는 힘든 농사일에 집안일까지
농번기땐 주 7일을 이런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했지만,
 아버진 엄마에게 생활비 대신 돈이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주셨는데,
 당시 농산물이 워낙 헐값이라
아버진 당신들의 고된 노동의 댓가에 비해 모든 물가들이
상대적으로 비싸니 엄마가 필요한 만큼 
 돈을 주시지 않으셔서 엄마가 돈 때문에 힘들어 하시고 했다.  
 
내가 보기엔 아버지의 처사가 너무도 부당했기에 
아버지에게 엄마를 대신해 
쓰지도 않을거면 왜 그 고생해서 농사일을 하시냐며
절약이 지나치면 인색한것이라고 
   엄마 고생시키려고 결혼하셨냐고 하곤했다.
  
아버지 앞에서 엄마한테 아버지와 이혼하면
재산 반은 엄마 것이 되니  
엄마가 원하시는 대로 돈을 쓸 수 있고, 
또 일도 더 적게 할테니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하곤 했다. 
 
물론 내가 그렇게 바람을 넣어도
엄마는 절대 이혼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고,
내 아버지가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지갑을 여시라고 한말이지만,
내가 엄마였으면 이혼은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는 못산다고 대판 싸워서라도
아버지로부터 매달 얼마씩 생활비를 
받았을 것 같은데, 
엄만 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돈이 없어셨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취직한뒤에 엄마에게
얼마간의 용돈을 드려셔야 했는데,
그땐 나도 월급이 많지 않았고,
어쩌다 한번씩 집에 갔으면 그때 용돈을 드렸을텐데,
농한기를 제외하곤 주말에 일손 도우러 집에 자주갔고, 
동생들이 차례로 나에게 왔는데
내가 생활비를 다 내었기에
적금들고 생활한다고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엄마는 아버지 돌아가시자  
고생만 시킨 아버지를 많이 그리워하셨다.
아버지 돌아가신뒤 농사일도 많이 줄였고,
 돈도 당신 뜻대로 쓸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 아버지를 지나친 절약이 싫었기에  
남편이 짠돌이처럼 굴면 참지 못했고,
자녀 교육관도 맞지 않고,
남편과 누구말처럼 복권처럼 맞는게 없었어
29년 동안 티격태격, 삐끗삐끗했던 적도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나도 남편도 성실하고, 정직하고,
책임감 강하고, 심성은 착한 편이라
서로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었거나
꼴도 보기 싫을 만큼 상대가 미웠거나 
신뢰를 잃게 한 적이 없었으니
점수를 까먹고 또 쌓고 하면서 29년을 함께 했다.
  

결혼기념일 기념 저녁 -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월요일은 레스토랑 메인 셰프가 휴일인지
월요일에 간 것이 잘못인지, 
그 집 메인 셰프가 그만두었는지 
   스테이크를 미디엄 웰로 해 달라고 했는데,
너무 많이 구워서 드라이했는 데다
 식어있었고,
    샐러드용 작은 접시에 음식을 담아왔다.  
팁만 25.75 였기에
    결혼기념일 기분을깼다.
        월요일 레스토랑은 피해야 할까 보다. 
 
남편과 내가 부부로 만난것은 운명일수도 있겠지만
남편이 말만 조금 더 잘했고,
여성의 심리를 좀 더 알았더라면 
나보다 훨씬 더 괜찮은 아내를 만나
    더 괜찮은 가정을 가질수 있었을테고,
 
나는 나대로 좀 더 여성스러웠으면
 남편 만나기전에 벌써 결혼했을거라 
우린 자신이 만든 그릇대로 배우자로 만났다.
 
앞으로 남편과 내가 얼마나 더 함께
살수 있을지 알수 없으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동지애로라도
 서로를 위하고 
 조금 더 사랑해 주고
아들들이 보기에도 보기 좋게
  좀 더 행복하게 사이좋게 지내
     남은 날들은 서로를 구원해 준것에
    감사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4.  7.  24.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