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대학을 그만두고 해군에 갔을때
안타까왔지만,
군인이라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유지해야 하는것은 좋았다.
난 꼰대인지 머리 긴 남자는 별로다.
그런데 큰 아이가 머리 깎는것을 싫어해
고등학교때 인디언 원주민처럼 머리를 덮숙하니 기르더니
군대를 마치고 또다시 머리를 길렀다.
사람들은 큰아이의 긴머리를 보고 멋있다고 했지만,
난 아들의 긴머리를 볼때마다 불편했기에
무덤덤해지려고 애를 썼다.
지난달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두고
여친 만나고 집에 온 아들,
내가 머리를 잘라도 모르는
눈쌀미 없는 남편이 먼저 앤드류를 보고는
어, 이발했네 했다.
워낙에 큰 변신이라 눈에 띈건지?
아님 남편도 아들의 긴머리가 불편했기에
바로 눈에 띈건지.
주방에서 일하다가 남편의 그 말을 듣고는
반가와서 얼른 거실로 나와 아들을 보니
머리를 잘라 훤칠했다.
"내 아들이 이렇게 잘 생긴줄 몰랐네" 했더니
녀석이 겸연쩍어 했다.
머리 짧은것 싫어하는 녀석이 머리를 잘랐으니,
딱보니 여자친구가 말한것 같았다.
네 여자친구가 이발하라 했나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래 아주 기쁜 목소리로
네 여자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하고선
혹시 공부 다시 하라는 말은 하지 않더냐고 물어니
그말은 하지 않았다고.
다음에 네 여자친구 만나면
그말 좀 꼭 해 달라고 부탁 해야겠다고 했더니
녀석이 웃었다.
엄마 말은 안들어도 여친 말은 들어니
여친이 있으니 좋으네.
내 친구가 아들이 여자친구와 교제중일땐
스윗하다더니
앤드류도 예전보단 많이 스윗해졌다.
아들이 여친에게 좋은 남자친구가 되어주기를.
2024. 1. 3. (수) 경란
'나와 가족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 덕분에 좋았던 엄마, 엄마로 인해 곤욕스러웠던 아들 (31) | 2024.04.18 |
---|---|
독립해 나간 아들의 안타까운 선택 (25) | 2024.03.18 |
가족들에게 외면 받은 갈비찜 - 내 생일인데 갈비찜을 왜 만들었을까 (39) | 2023.11.18 |
사회성 장애가 있으나 계약직에서 정규직이 된 둘째 (35) | 2023.11.03 |
은퇴할 나이에 정규직이 된것이 기쁘지만도 않은것은 (30) | 2023.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