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중요한 날에 두번씩이나 낭패를 본 잡채

앤드류 엄마 2024. 1. 6. 09:32

오늘 지난 9년동안 우리사무실의

에이스였던 동료 미리암이

우리와 함께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승진해서 바로 옆 사무실로 옮겨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제 소속이 다르고

 사무실도 다르니 마지막날을 그냥 넘기고 싶진 않았다.

 

마침 학생들은 아직 방학이라

사무실도 한가하고 해서

미리암이 한국 음식을 많이 좋아하기에  

전날 그녀에게 "내일 네 마지막 날이니,

내가 한국음식으로 점심 준비해 오겠다며,

뭘 만들어 올까" 하고 물었더니 

반색하며 김밥과 잡채를 부탁했다. 

 

여긴 퇴직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가더라도

송별회를 따로 하지 않고,

송별 카드로 대신한다.

 

김밥과 잡채 - 나 포함 6인분 -

 

크리스마스 전전날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잡채를 폭망했기에 이번에 엄청 신경을 썼다.

 

이틀 전에 지은 현미밥 아직 많이 남아있었어

그 밥으로 했더니 색깔이 안 좋네.ㅎㅎ

그래도 맛은 좋았는데,

혹시 이틀된 밥 냄새 나나요?

전 코에 장애가 있는지 냄새를 못맡습니다.

 

 

20-30대 여성들이라 양이 적은 편인 데다

점심이라 더 적게 먹었다. 

 

케시는 김을 싫어해서 김밥을 시도하지 않았고, 

멕시칸인 미리암과 마리아만 김밥을 많이 좋아했고,

엘리자베스와 니콜도 맛있다고 했지만 많이 먹진 않았다.

김밥 4개 잡채 조금. 

 

당면이 불어니 붙기도 하고 좋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또 지난번처럼 면이 이상했다.

지난번에 실패해 이번에 당면을 몇 번이나 찬물에 씻었는데,

또 지난번처럼 녹말가루 덜 빠진 냉면 같기도 하고 영 이상했다. 

미리암을 제외하곤 다들 잡채가 처음이었기에 

 맛있다고 했지만 많이 먹진 않았다.  

그래 내가 원래 면이 이렇지 않은데 당면을 잘못 산 것 같다고. 

다음에 제대로 된 잡채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했다.

 

앤드류 저녁으로 메운 제육볶음을 처음으로 만들었기에 

맛을 보라고 조금 가져갔더니

다들 처음으로 먹어보는데 맛있다고.

다음에 사무실에 밥과 제육볶음을 가져가도 될 듯. 

그런데 고기 부위를 잘못 구입해 좀 퍽퍽했다. 

 

남은 음식은 미리암에게 주었더니 많이 고마워했다. 

처음으로 두 가족이 자녀들과 모두 함께 만난 날 

 

우리 타운에서 서로에게 유일한 한국인 친구인데

 내가 바빠서 몇 번 만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목사님네 자녀들이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에서 부모님 집으로 와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다.

하필이면 내가 최고로 바빴던 12월 23일(토)만 시간이 되었다.

그날까지 쿠키도 다 만들어야 했고, 정신없었다. 

손 느린 내가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는데도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집에 와서 솜씨 좋은 엄마가 만들어준 한식 많이 먹었을 테니

라자니아와 이탈리안으로 준비할까 했는데,

사모가 한식을 부탁했다.

우리 집에 밑반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인들은 불고기에 군만두, 야채면 되는데,

한국인들에게 한식이 더 어렵다.

그래 아이들이 집에왔을때

불고기와 잡채 해주었냐고 물었더니 

  불고기와 잡채는 해 주지 않는다고.  

 

코스코에만 불고기용으로 사용할수 있는 

얇게 썬 고기를 파는데 그곳까지 다시 가기 싫었다.  

금요일에 의사 예약 있었기에 오는 길에 있는

샘즈에 들러 덩어리 고기 사서는 

바쁜데 3시간이나 고기를 썰었다는.

코스코 갔으면 1시간이면 되는데.

 머리가 나쁘니 손발이 고생이다. 

 

당면은 비상용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고,

잡채를 통 못하지 않으니 

만들 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세상에나 당면이 계속 불더니 

떡이 되었고,

당면이 전분 덜 빠지고 퍼진 냉면 면발 같았다.   

 

목사님의 자녀들을 처음으로 초대했고,

불고기, 잡채가 주 메뉴였는데,

잡채가 먹을 수 없을 지경이라 

너무 당혹스러웠다. 

무슨 이런 일이...

한국에서 만들었고, 무첨가 했다고 해 구입했는데, 

이 당면이 문제였을까요?

그동안 한국에서 만든 오뚜기 당면을 주로 구입했는데,

오뚜기 당면 중국산이 들어와 

저 당면을 구입했습니다  

   한국산 당면으로 추천 부탁드립니다.

 

2023.  1.  5.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