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동료들에게 준 점심도시락

앤드류 엄마 2023. 4. 14. 12:01

 

 동료 미리암이 한국 음식을 좋아해 

 인터넷에서 레시피 검색해서

  집에서 가끔씩 만들어 먹곤 한다고. 

그런데 집에서 잡채를 만들 때 

  남동생이 야채를 싫어해서 

   당면으로만 해 먹었다고 했다. 

 

동료들이 우리집에 온날 

    미리암은 일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

 

마침 지난 화요일에

미리암과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신입직원과

   셋이서 함께 근무하게 되어 

   셋 점심으로 잡채와 밥을 가져갔다. 

    

2주전에 우리 사무실에 신입으로 온 앨리는 

    우리 아이들과 같은 시기에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한 학년이 700명이나 되고, 과목도 많은 데다 이동수업이라 

   우리아이들도 우리 이웃의 아이들도 모른다고).

또 사촌이 일본과 한국에 영어 교사로 근무해

근 10년 전, 고1 때 일본과 한국을 여행했다며

부산, 경주, 안동, 서울 명동, 인사동등

지명을 다 기억하고 있었다. 

 

사촌의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행해

사촌의 친구들이 주문해 주는 대로 먹었는데,

떡볶이를 좋아한다며 

자기 집에 고추장이 있다고 해 

  함께 근무한 첫날 급 친밀감이 들었다. 

그런데다 친한 친구가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가끔씩 친구와 함께  H 마트에 가곤 한다고. 

일주일 전에 입사했더라면 우리 집에 올 수 있었는데...

 

때마침, 지난 화요일에 미리암과 앨리와 나 셋이서 

분교 캠퍼스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그래 전날 미리암에게 문자로 

내가 만든 잡채 맛보겠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메인 캠퍼스에선 6명이 근무하는데다 

남자 동료들이 야채가 든 잡채를 좋아하지 않기에 

가져가는 게 뭣하다. 

     

나와 미리암과 앨리의 점심 

 

우린 점심시간이 따로 없고, 교대로 먹어야 해

셋이서 함께 먹을 수 없었어 아쉬웠다.

 담고 보니 량이 많아서 난 밥은 남았다. 

 

앨리는 먹고 난 후 도시락을 씻어 왔다. 

  맛있었다는데 정말 맛있었는지? 얼마나 먹었는지?

 

미리암도 량이 많은지 

남은 것은 집에 가져가도 되겠냐고 했다.

물론이지. 

넌 당면을 어떻게 삶았냐며

자기 당면은 내 것과 같지 않다며 설명해 주는데,

너무 오래 삶았던 것 같았다.

그래 따뜻한 물에 당면을 10분쯤 불렸다가 

 다시 2-3분쯤 끓여서 당면 한두 올을 찬물에 씻어서 

먹어 보라고 했다. 

오븐은 온도 맞추고 시간 맞추면 되지만,

한국 음식은 불 조절도 다르고, 당면도 회사별로 다르니

먹어보는 게 가장 정확한 듯. 

 

그리고 난 당면을 구입할 때도 생산지역을 확인해서 

한국산을 구입하기에 내가 산것도 같은 것 사라고

사진 찍어서 보내주었다. 

 

미리암이 메운맛을 좋아하기에 

잡채 조금에 밥 조금 넣고, 고추장 넣고,

 비벼서도 먹어 보라고 했다. 

 

내가 준 현미반 현미찹쌀반 밥이 맛있다며

어떤 쌀인지 물어 알려주었더니  

자긴 올게닉 (친환경) 쌀만 사는데

현미찹쌀이 있는 줄 몰랐다고.

  좋은 전기밥솥 역할도 큰데.

 

 한국 음식이 인기가 있다 보니 

내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은근히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곤란할 때도 있고,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말에 책임을 져야 하니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도 없고. 

 

내가 한번쯤은 해 줄수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게 될까 봐 

    사람들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있다. 

 

미리암은 그런 기대를 하거나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기에 부담이 없다.

본인도 받았다고 주는 사람도 아니고.  

 

미국에선 내가 좋아서 주든지, 하든지 해야지,

하고선 반이라도 기대하면 안된다. 

 

또 내가 좋아서 하거나 주는것도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가 있으니 

   먼저 물어보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잘해야 하는데,  

 둘 다 잡채를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2023.  4. 13. (목)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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