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간헐적 단식중인데 내 퇴근이 늦은 날 아들이 내 저녁을 만들어 놓았네.

앤드류 엄마 2023. 4. 12. 20:43

건강상의 이유로 며칠 전에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는데

월요일엔 오후 근무(13:00 - 20:00)라 늦게 퇴근했더니 

 앤드류가 평소보다 더 반갑게 날 맞아주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냐며 자기가 내 저녁을 만들어 놓았단다.

 

앤드류는 수, 목, 금(격주로 토) 야간 근무를 하고, 

일, 월, 화에 쉰다. 

한 번씩은 내가 오전에 저녁을 만들어 놓기도 하지만,

그날은 출근하기 전에 앤드류에게

네가 저녁해서 데이빗과 함께 먹어라고 말하면서 

난 간헐적 단식중이라 내 저녁은 괜찮다는 말을 깜빡했다.

 

아내가 저녁해서 남편을 기다렸는데,

 식사시간에 전화해 회식이 있다거나 

연락도 없이 밥 먹고 왔다고 하면 김 빠지듯,

앤드류도 같은 그 마음일 것 같았다.

 

그리고 앤드류의 말투가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하는듯 했다. 

앤드류에게 내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해

그날 사무실에서 오후 6시에 

준비해 간 당근, 브로콜리, 셀러리를 저녁으로 먹었지만

네가 만들었으니 너를 위해서 또 먹는겠다고 했다.

   밤  8시 40분에 저녁을 먹었다. 

 

앤드류가 만든 저녁 

평소에 앤드류가 만든 스파게티와 달랐고,

메운 맛이 약간 강했지만 내가 만든 스파게티보다 더 맛있었다.

그래 앤드류에게 칭찬해 주고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레몬주스와 이탈리안 seasoning과 핫소스를 넣었는데,

핫소스를 좀 많이 넣은것 같다고. 

메운맛이 약간 강하지만 그래도 맛있다고 했더니 

앤드류가 내 칭찬에 기분이 좋은 듯했다. 

 

난 마늘 간 것을 올리버 유에 볶은 후 

스파게티 소스를 추가하는데,

다음부터 나와 앤드류 레스피를 혼합해야겠다.

 

데이비드은 맛있어 하더냐고 물었더니 

앤드류가 자기가 이 스파게티를 만들었는데

데이빗은 라면을 끓여 먹었다며 약간 서운한 듯 말했다.

그래 데이비드에게 물었더니

 그날 자기 실험실에 새 신입사원이 들어와

  점심때 회사돈으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그리고 데이비드는 스파게티 먹을 때 새우는 따로 구워야 하는데,

       스파게티 소스에 넣어서 먹지 않았는 듯. 

 

그날 아들 기분 살려 주고, 관계 개선하느라

내 간헐적 단식을 하루 포기했지만,

앤드류 기분만큼 나도 좋았다.  

아들이 뭔지?ㅎㅎ

 

2023.  4.  12. 수요일 아침,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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