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의 이유로 며칠 전에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는데
월요일엔 오후 근무(13:00 - 20:00)라 늦게 퇴근했더니
앤드류가 평소보다 더 반갑게 날 맞아주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냐며 자기가 내 저녁을 만들어 놓았단다.
앤드류는 수, 목, 금(격주로 토) 야간 근무를 하고,
일, 월, 화에 쉰다.
한 번씩은 내가 오전에 저녁을 만들어 놓기도 하지만,
그날은 출근하기 전에 앤드류에게
네가 저녁해서 데이빗과 함께 먹어라고 말하면서
난 간헐적 단식중이라 내 저녁은 괜찮다는 말을 깜빡했다.
아내가 저녁해서 남편을 기다렸는데,
식사시간에 전화해 회식이 있다거나
연락도 없이 밥 먹고 왔다고 하면 김 빠지듯,
앤드류도 같은 그 마음일 것 같았다.
그리고 앤드류의 말투가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하는듯 했다.
앤드류에게 내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해
그날 사무실에서 오후 6시에
준비해 간 당근, 브로콜리, 셀러리를 저녁으로 먹었지만
네가 만들었으니 너를 위해서 또 먹는겠다고 했다.
밤 8시 40분에 저녁을 먹었다.
앤드류가 만든 저녁
평소에 앤드류가 만든 스파게티와 달랐고,
메운 맛이 약간 강했지만 내가 만든 스파게티보다 더 맛있었다.
그래 앤드류에게 칭찬해 주고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레몬주스와 이탈리안 seasoning과 핫소스를 넣었는데,
핫소스를 좀 많이 넣은것 같다고.
메운맛이 약간 강하지만 그래도 맛있다고 했더니
앤드류가 내 칭찬에 기분이 좋은 듯했다.
난 마늘 간 것을 올리버 유에 볶은 후
스파게티 소스를 추가하는데,
다음부터 나와 앤드류 레스피를 혼합해야겠다.
데이비드은 맛있어 하더냐고 물었더니
앤드류가 자기가 이 스파게티를 만들었는데
데이빗은 라면을 끓여 먹었다며 약간 서운한 듯 말했다.
그래 데이비드에게 물었더니
그날 자기 실험실에 새 신입사원이 들어와
점심때 회사돈으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그리고 데이비드는 스파게티 먹을 때 새우는 따로 구워야 하는데,
스파게티 소스에 넣어서 먹지 않았는 듯.
그날 아들 기분 살려 주고, 관계 개선하느라
내 간헐적 단식을 하루 포기했지만,
앤드류 기분만큼 나도 좋았다.
아들이 뭔지?ㅎㅎ
2023. 4. 12. 수요일 아침,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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