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아스퍼거 아들의 편식과 새로운 음식 먹이기

앤드류 엄마 2023. 4. 9. 11:16

둘째 데이빗은

자폐의 일종인 아스버거 증후군이 있어

편식이 심한 편이고, 

새로운 음식을 기피하는 편이다.  

 

데이빗이 서너살때

한 번은 남편이 녀석의 편식을 고치려고

  아이가 거부한 어떤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하고선

 뱉어내지 못하게 지켜보자 

데이빗은 1시간 이상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있었기에 

내가 졌다. 

그땐 인터넷 검색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을때라

  우리 부부는 데이빗이 고집이 세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 "아담"(2009년)을 보니 

주인공 아담이 데이빗처럼 아스퍼거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 영화를 선택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는 마카로니 앤 치즈만 먹었다.  

그의 주방 케비넷에 가득한

마카로니 앤 치즈 박스들을 보면서

데이비드는 아담보다 나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다 들었다. 

그 영화가 실화는 아니었지만,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가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한 남자의 라디오 인터뷰를 듣고 쓴 시나리오인 데다 

  영화 제작 시 아스퍼거에 대한 조사를 하기에 

사실에 가까운 편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데이비드의 편식을 이해하게 되었다. 

 

구글에 의하면 자폐와 아스퍼거가 있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편식하는 비율이 5배가 높은 편이고,

  먹는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고, 

 음식의 맛에 아주 예민해

 (데이빗의 경우는 씹을때의 질감도 예민한듯)

         부모들이 속을 태우게 된다고.  

    

데이빗은 턱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그런지

질긴 음식은 잘 먹지 않고,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한다.

 

데이빗은 다행히도 김치와 된장과 계란과 

 모든 종류의 생선과 새우, 게와 김과 미역을 좋아해  

정말 천만 다행이다.

(생선은 구이와 전, 튀김만 먹고, 내가 좋아하는

   생선조림과 생선찌게를 먹지않는게 아쉽다).

미국은 국토가 워낙 넓어 바다와 10시간이상씩

떨어진 내륙지방의 사람들중엔 그 좋다는 연어를 비롯해

  일체의 생선과 해산물을 먹지 않는 안타까운 이들이 많다.

 

소고기는 잘 먹지만 부드러운 부분만 먹고, 

 돼지고기는 돼지갈비 바비큐외엔 잘 먹지 않는데,

최근엔 바비큐용 돼지갈비를 닭도리탕처럼 만들어서 

고기만 먹이는 데 성공했다.

닭고기도 예전엔 튀김과 전기구이, 닭강정만 먹았는데

김치와 함께 먹게 했더니 

 이탈리안 드레싱에 2시간 이상 재어서

프라이팬에서 익힌 닭고기와 

소금만 뿌린 닭가슴살 후라이팬 구이와

  삼계탕도 좋아하게 되었다. 

두부조림을 좋아해 마파두부를 먹이는데 성공했다. 

 

 생 야채와 김치를 좋아하지만

익힌 채소는 먹지 않아

김치뽁음밥이나 김치찌게, 김치전은 먹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과일은 다 좋아해서

운이 없었어 맛없는 과일을 구입했을때도

데이빗이 다 해결해 준다. 

어릴때 딸기와 망고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워낙 좋아하니까 량을 조금씩 늘였더니 없어졌다. 

 

집에선 새로운 음식을 먹지 않음 

다른 가족들이 먹으면 되는데,

외식할 때 새로운 음식을 억지로 권했다 먹지 않음 

곤란하기에 데이비드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는데,

지난주에 큰아이 덕분에 

데이비드이 처음으로 베트남 음식점엘 갔다.

* 난 블친 덕분에 처음 갔다, 두번째.

 

데이빗이 처음으로 간 베트남 식당에서 주문한 쌀국수 (소고기)

 

데이빗 녀석이 내가 가자고 했음 분명 거절했을 텐데, 

형이 가자고 했더니 따라나섰다.

(갈래? 가 아니라 가자! - 선택권을 주면 안 된다).

 

데이빗은 멸치 육수로 만든 잔치 국수를 좋아하는데,

 소고기 육수로 만든 쌀국수의 육수와 

국수에 있는 소고기가 낯선지 

먹기를 주저했다. 

앤드류가 재차 집에서 먹는 국수와 비슷하다면서

먹어 보라고 권하니 마지못해 먹기 시작해 

겨우 면과 고기만 먹었다. 

녀석에서 맛이 어떻냐고 물었더니 

10점 만점에 6점이란다.  

녀석 기준이 높네. 

 가격도 착하고 맛도 그만하면 

  가격대비 7이상은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데이비드가 좋아했으면

셋이서 함께 한 번씩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동안 데이비드가 싫어해서

   양식과 멕시칸 레스토랑 외엔 가지 않았는데, 

 이제 녀석이 새로운 음식 웬만하면 시도는 하니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나라 음식들 

먹으러 가자고 했다. 

셋이서 돌아가면서 쏘는 것으로.

 

녀석이 새로운 음식 시도하다 보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될 수도.

 앤드류가 당분간 우리와 함께 살아 다행이다. 

 

편식쟁이 데이비드가 허약체질이긴 하지만,

  코로나도, 독감도, 감기도 비켜가니 보기보단 건강한것 같다.

 

남편이 편식이있어 결혼초에 시어머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아프지 않으니 괜찮지 않냐고. 

남편이 시댁 식구들보단 편식이 덜 심한 편이다.

 

그래도 음식 종류도 많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행복하기도 하고, 

또 다른사람들과 함께 식사할때 선택의 폭이 넓으면 좋으니 

 데이빗에게 새로운 음식들을 소개해 주어야 겠다. 

 

2023.  4.  8. (토)  김경란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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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데이빗이 좋아할만한 음식 아시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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