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어머니날 내가 원했던 선물과 받은 선물들

앤드류 엄마 2023. 5. 15. 13:03

어머니 날,

해마다 어머니 날엔 아이들이 아침을 준비해 주었지만,

난 간헐적 단식 중이라 아침을 사양했다.

 

오늘 같은날 레스토랑이 붐비기도 하지만,

근처에 좋아하는 레스토랑도 없고 해 

전날 갈비를 재웠다.

 

어제저녁에 아들들에게 

어머니 날, 내 선물로 

앤드류가 그릴에 갈비를 구워서 점심을 함께 먹고,

내가 선택한 영화를 함께 보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둘 다 좋다고 했다.  

 

남편은 출장 중 

고기 굽기 시작하니 비가 내렸다. 

   다행히 이슬비라 밖에서 다 구울 수 있었다. 

앤드류가 태우지도 않고 넘 잘 구웠다. 

내가 선택한 영화 "Happy Cleaners"

며칠 전에 운동하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우연히 봤는데, 

우리 아들들이 나와 한국 가족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함께 보고 싶었다.

평소에 이 영화 함께 보자고 부탁했으면 시간을 내어주지 않았을 텐데,

어머니날 선물로 부탁했더니 들어주었다.

 

한국에서 이민 온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로, 

50대 초쯤 되시는 부모님은 식당을 하다 크게 망한 뒤

10년째 드라이클리닝 비즈니스를 하는데,

가게가 잘 되지 않아 간호사인 딸(현이)이 집 렌트비를 내어주곤 한다. 

아들(케빈)은 대학을 다니다 그만두고,

푸드트럭에서 일을 하는데,

부모는 대학을 그만둔 아들에게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살기가 어렵다면서 

졸업해야 한다고 하니 아들과 갈등이 생기고,

아들은 그곳 (뉴욕의 플러싱)을 벗어나기 위해 L.A로 가서

 푸드 트럭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다. 

또 딸은 부모님과 여동생을 돌보느라 

대학을 휴학하고서 일을 두 곳에서 하고 있는

남자 친구와 5년째 교제 중인데,  

엄마는 딸에게 남자 잘못만나면

자기처럼 살게 되니 그러면 안된다며

고생길이 훤하다는 이유로

딸의 교제에 반대를 해 딸과 다투고,

(그때 남편이 부인의 말을 듣고 있었기에 그가 애처로왔다) 

딸도 남자친구도 갈등을 겪는다. 

 

와중에 세탁소 빌딩 주인이 연로해 아들에게 건물을 물려줘,

새로 주인이 된 아들이

세탁소 임대계약을 재계약하지 않아 세탁소는 폐업하고, 

두 부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다.

케빈의 할머니는 75세의 연세에 

고생하는 아들부부를 보고선 마음이 아파 

슈퍼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을 하시고

번 돈을 케빈에게 자기가 주었다고 말하지 말고,

네 돈이라고 하고선 네 아버지에게 주라고 하며 돈을 주셨다.

캐빈은 그 돈을 아버지에게 주면서

할머니가 일해서 번돈을 주신 것이라면서

어떻게 75세나 된 연세 드신 분이 일을 하게 하냐며

더 잘할 수 없냐며,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이 이민 왔지만 이렇게 안 산다며

아버지께 화를 내면서 말을 해 아버진 

아들의 뺨을 때리고 만다.

아버지는 그런 본인에게 화가 나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했는데,

   아들이 그렇게 말하니 참지 못했는듯. 

 

아들은 집을 나가고,

아버지가 며칠뒤에 아들이 일하고 있는 

푸드트럭에 찾아가 아들에게 사과를 하고, 

엄마가 널 많이 보고싶어 하니 전화라도하라고 하고선

아들에게 얼마의 돈을 준다. 

 

케빈은 다시 집으로 들어오고,

그는 누나에게 가족이 뭔지?

가족이 축복일까 저주일까? 묻자

    누나는 양쪽 다 조금씩이라고.

우리(너와 나)는 Korean - American을 잇는 

- 다리 같은 존재라고.

엄마, 아빠는 이해를 못하실거라면서 

현이는 "내가 잘되고, 너가 잘되면,부모님도 잘 되신다고". 

 

엄마는 일하던 도중에 갑자기 심장발작 같은 

이상을 경험하게 되고,  

딸에게 5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선

가족들밖에 생각나지 않더라면서

죽을 때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해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딸에게 넌 뭐든 다 알아서 잘하니 아무 걱정이 없다며,

넌 자랑스러운 딸이고, 든든한 딸이라며 

네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와 딸은 화해를 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니

대신 네가 하는 일 열심히 하고,

L.A 가고 싶으면 가라고 하면서 

 가게 되거든 간다고 말은 꼭 해 달라고. 

 

아들은 엄마에게 용돈을 주면서 

생활비로 사용하지 말고,

엄마가 좋아하는 것 하라고. 

현이는 남자친구와 화해를 하고,

엄마는 딸의 남자친구를 저녁에 초대한다.

 

영화지만 실제 같았다.

주인공인 부인역할의 배우가 자긴 연기를 

40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대본을 보니 평소 나처럼 하면 되네 했단다.

 

미국에서 어렵게 사시는 한인 가정을 보는듯했다. 

영화일 뿐이지만 영화 속의 가족들 같은 사람들이

현실 사회에서도 많기에 착한 딸과 아들이 안쓰러웠다. 

고함치는 엄마를 보니 내가 민망했다.  나도 그러기에. 

 

아들들에게 한국사람들에게 사랑은

  음식이고 돈이라 했더니 웃었다. 

* 돈이 없는 사람에겐 돈이 제일 필요하기에.

 

아들이 잠시 부모님의 세탁소일을 도와주었을때

손님 번호 순서대로 세탁한 옷을 걸어둔것을 

자기생각엔 손님들 이름 알파벳으로 하면 

옷을 더 쉽게 찾을수 있을거라며 

세탁소 보일러가 고장나 일을 못하게 되었을때

혼자 가게에 남아 알파벳 순서로 옷정리를 다 했는데,

부모님은 본인들이 10년동안이나 이 일을 한 

전문가들인데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아들을 꾸중했다. 

아들 생각처럼 알파벳 순서로 하면 

처음에 몇일 적응하느라 불편하겠지만,

종내엔 한결 편한데, 

예전 방식을 고집하며 아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에 대해 고마와 하지 않고 화를 내어

아들을 또 화내게 만들었다.

미국 부모님이었으면 아들에게 생각해주었어 고맙다고

 땡큐부터 하고,

자신들이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아들과 대화를 했을텐데...

 

이민자 가정에서 부모님이 한국식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과의 

 사고 방식의 차이로 충돌이 생기곤 한다.  

 

앤드류와 데이비드에게 너흰 가족은이 축복이라 생각하니

아님 저주라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축복이란다.

아이코 다행이네. 

내가 내 아들 나이일 때 누가 물었으면

저주는 아니지만 축복도 아니라고 했을 텐데. 

앤드류가 영화가 좋았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 받았네.

출장 간 남편은 가기 전에 어머니날 선물로

내가 좋아하는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넣어두었고, 

전날 한국 갈 선물들 쇼핑하러 갔다 미리 노란 장미를 한 다발 구입했는데,

앤드류가 오늘 아침에 빨간 장미와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왔다.

그 선물이 다인 줄 알았는데, 카드에 $200 달러나 동봉되어 있었다.

세상에 앤드류가 손이 많이 커졌다. 

데이비드는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길래

별로 외식하고 싶지 않으니 엄마가 한국도 가니

형처럼 현금으로 하지 했더니,

  $100 달러 주면 되냐고 해 땡큐 했다.

 

나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 경조사 챙기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려면 내 돈이 필요한데

괜히 쓸데없는 선물들 사 줄까봐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사람들은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다고 하지만,

난 내 가족들에게 한해서 특별히 내 사랑을 팔거니 

그대들은 내 사랑을 돈으로 살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얼마나 간편하고 좋으냐는 말도 덧붙여서.ㅎㅎ

 

정말? 

난 카드 선택할 때 받는 사람들과 동떨어진 것은 피하는 편이라,

시어머님께 보내는 Mother's Day 카드 고를 때

다 좋은 말뿐들이라 쉽지가 않다. 

앤드류가 그릴에서 갈비와 소시지를 구워주고,

데이비드는 오이껍질 벗기기와 아스파라거스를 담당하고, 

테이블 세팅을 담당해 줘 일이 한결 편했다.

어머니 날이라고 내가 꼼짝도 하지 않기보단 

함께 해서 좋았다. 

 

앞으로도 오늘 같았으면.

 

2023.  5.  14.  (일)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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