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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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마지막이 될수 있는 시어머님의 96번째 생신에

앤드류 엄마 2023. 8. 8. 11:47

시어머님께서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있어
1년도 더 전에 시어머님의 주치의가 
 앞으로 6개월에서 1년쯤 남으셨다고 하셔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엔 시어머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까봐 
사진찍기 싫어하는 큰시누가 남편까지 동참시켜
다 함께 가족 사진도 찍어었다.
 
그러니 이번이 마지막 생신이 될수도 있기에 
  가족들 모두 시어머님 댁으로 가서 
일요일에 함께 예배 보고
시어머님 생신 기념으로 교인들 점심을 대접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7월초에 큰 시누남편이 갑짜기 돌아가셔서 
큰 시누에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작은 시누에게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고,
  남편은 멀기도하고, 갈 시간이 없다고.
 
시어머님께선 겨울동안만 노인들이 거주하는 곳에 계시다 
5월쯤엔 당신 집으로 가시는줄 아셨는데
(시댁이 북쪽끝이라 11월부터 4월까지 겨울이다)  
의사가 시어머님이 당신 집에서 혼자 사시려면
누군가 매일 방문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이웃이 바로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가까운 이웃도 차로 와야 하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웃들에게 부탁할 사항이 아니었다.  
 
시어머님께서도 앞으로는 당신 집에서  
사실수 없으시다는 것을 인지하셨고, 
 집과 농장을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섰다.
워낙 시골이라 땅값이 얼마 안되지만
70,000 평쯤 되니 
집과 농장, 땅 300,000 달러쯤 된다고.  
 
 집을 팔려면 일단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정리해야 하기에
두 시누가 엄마를모시고,
    친정에 간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시어머님 생신 다음날에 시댁에 가서
    월요일에 돌아온다고해  
일요일에 예배마치고 생일 파티겸  
 교인들 (35명쯤 참석)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큰 시누에게 말했더니 
이번 방문은 시어머님 생일과 관계없이 
 집 정리하러 가는거라며 시간없어서 안된다고. 
 
시어머님 생신이 일주일 전후도 아니고 몇일전이었는데다
이번이 마지막 생일이 될수도 있잖냐고 했더니
마지막이라도 상관 없다고. 
세상에...
   자기가 음식을 준비할것도 아니고, 
    내가 다 준비한다고 했는데.
 
그리고 본인 교회친구 셀리가
이번이 앨리스 (내 시어머님)의
   마지막 생일이 될수도 있다며   
  시어머님 교회로 생일 케익을 사 온다는데,
  두 시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남편은 그럴수는 없다고 생각되던지
케익을 우리가 사 겠다고 했는데, 
  셀리가 벌써 주문하고 지불했다고. 
그래 셀리에게 돈을 주겠다고 했으나
셀리가 받을 일이 만무하고.  
 
늙은 엄마에게 무례하고,
   아무런 동정심이 없는 
큰시누의 태도에 화가 나서 말도 하기 싫었는데,
 저녁때가 되어서 큰시누가 생각하기에도 좀 그랬는지
 토요일 저녁에 시어머님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하는것은 괜찮다고 문자를 했다. 
 
내가 당신 두 누이가 얇밉지만, 
(지난번 생일때 내가 교인들 음식 준비했을때도
나는 뭐 가져 올까 하는 말 한마디 없더니 
  디저트도 하나 가져 오지 않았다)
주말마다 둘이서 번갈아 가며 어머님 모시고 교회도 가고,
우리보단 어머님을 많이 돌봐 드리니 
생일 준비와 주말 음식은 내가 다 준비하겠다고 했더니 땡큐하고선 
     누나와 여동생에게 주유비로 얼마를 주겠다고.  
 

 Happy birthday 데코레이션도 사서 케익에 장식했어야 했는데.
모양은 좀 빠지지만 참석자가 적어서 다들 좋아하는 치즈케익을 샀다.
 
다음날인 일요일에 샐리가 시어머님 생일 케익을 사서 교회로 가져오는데다 
사람들이 생일 케익은 자주 먹지만 (단체로 생일 파티를 자주 한다),
 치즈 케익은 다들 좋아하나 먹을 기회가 많지 않기에. 
시어머님을 비롯해 다들 치즈 케익을 반가와 했고, 
밤이 늦었는데도 모두 한조각씩 먹었다.  
 

큰 시누가 초대를 많이 했다는데 하필이면 그날 일들이 많았고, 
참석 하겠다고 연락했던 사람들도,
몇명이나 당일날 갑짜기 일이 생겨 인원이 더 줄었다. 
인원이 많아 밖에서 식사를 해야 할것 같아서 
테이블 보까지 구입해 왔는데
인원이 적어서 주방에서 식사를 했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시면 이곳에 다시 올 일이 없을것 같아서 
이곳에 사시는 분들에게 한국 음식을 경험 시켜 주고 싶어서 
잡채와 부추전과 군만두를 준비했고, 
 
시어머니와 두 시누가 편식이 심한데다
대체적으로 시골사람들이 자랄때
다양한 음식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편이라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좋아하지만
 한두명 사는 집에선 잘 만들지 않는 
파스타+치즈 오븐 구이로 만든 Mostaccioli 와
카프레제 샐러드 (토마토+모짜렐라 치즈+ 바질+발사믹),
  오이무침 대신 오이+Sour 셀러드를 만들었다. 
 
 잡채와 군만두는 좋아했는데, 부추전이 인기가 없었다.  

내 시어머님께 딸보다 더 잘 해주는 차로 5분거리에 사는 Kim
   2살때 한국에서 미국의 이 시골에 사는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김은 오랫만에 만난 시어머니와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주방에서 남편의 이종 사촌과 함께 날 도와주었는데,  
이번에도 그녀와 둘이서 따로 말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관련해서 메니저로 일하다 은퇴하고,
남편을 잃은후 이곳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과 재혼해서
작은 텃밭도 가꾸고, 해마다 조금씩 집 공사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재미있게 잘 살고 있었다. 
 

남편의 이종 사촌누나 페찌와 시어머님의 먼 사촌인 케롤과 레이부부 

페찌(77)는 시댁에서 5시간 반 떨어진 곳에 사는데 

이모 생신도 축하해주고, 집 정리를 도와주기 위해  

금요일에 도착해 시누들과 같은 방에서 자고

시누들이 어머님과 함께 돌아가는 월요일에 돌아갈거라고.  

 

레이는 올초에 스트록을 크게 당해 눈에 띄게 좋지 않았다.

 토요일 아침에 산책길에 케롤네에 들렀더니

그동안 즐기던 오토바이와 보트와 캠핑카를 팔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워낙이 깔끔한 분들이라 10년이상 된 것들인데도 새것같았다.  

   우리는 2년뒤에 소형 캠핑카를 구입할 계획이라  

       케롤네 캠핑카는 RV 크기라 너무 커서 아쉬웠다.  
 
시어머님의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목사님께서 8월 3일이 앨리스 (시어머님) 생일이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교인들이 단체로 생일 노래를 불러주었고,
예배 마치고 한사람씩 시어머님께 축하인사를 해 주었다.  
 

그날 예배 마치고 교인들이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와
함께 식사하는 Potluck 이 있었다.
우린 그날 점심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시어머니와 두 시누, 남편과 나 다섯명이나 참석하면서
음식을 하나도 가져 오지 않아 미안해서 
예배중에 시댁으로 가서 내가 사온 남은
냉동 만두 튀기고, 에피타이저로 사왔는데 사용하지 못했던 
파티용 치즈와 크래커와 잘라서 통에 담아놓았던 남은 수박 반통을 가져 왔다. 
 
내가 남은 음식들 온 사람들에게 주려고 
음식 준비를 많이해서는
마쵸촐리와 잡채, 군만두를 오신 분들에게 다 드렸는데, 
그날 교회에서 점심 먹는줄 알았으면
좀 더 남겨 두었을것을.
 
큰 시누는 내가 음식을 너무 많이했다면

  50인분은 되겠다며 몇번이나 불평을 해서 화가났다.
음식 만드는데 도와준것도 아니고, 재료를 산 것도 아니면서.  

남편이 내가 식사 준비를 한다고 누이들에게 말을 했던지 

큰 시누는 본인 집에서 나는 오리알 18개와

우리가 가고 난 일요일 저녁에 먹을 낚시가서 잡은 생선을 가져왔고,

작은 시누는 달달한 페스트리 한봉 사왔다. 

 

나중에 보니까 군만두에 Korean Dumpling 안내표를 붙여 주었다
엄청난 량의 라자니아
난 그동안 오븐에 구웠는데, 저렇게 슬로쿠커에 하니 
내 라자니아처럼 가장자리가 건조하지도 않고 좋았다. 

교회 주방 봉사팀으로 일하고 있는 샌디와 그녀의 자원봉사 파트너
샌디는 나와 페이스북 친구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과 소식을 받기에 더 반가왔다.
그렉보다 한참 어린 후배지만 통학버스를 함께 타고 다녔다고. 
저 많은 라자니아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라자니아 50인분은 될듯.  
 

큰 시누 르네의 교회친구인 셀리가 시어머님 생신 케익을 준비해 왔다

 

시어머님의 생일 케익을 구입해 온 셀리와 함께 
 
셀리는 두 시누가 사는곳 근처에 살고 있으며 
 시댁에서 1시간 거리에
별장처럼 사용하는 또다른 집이 있었어 
전날 그곳에 와서 잔듸깎고 그집에서 자고, 아침에 왔다고. 
셀리는 정말 스윗했는데,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자매도 없이 남동생들만 있었어 그런지
내 시어머님에게 참 잘했다. 
 
 셀리가 시어머님의 생일 저녁식사에
참석하지 않았기에 물어봤더니 
 르네 (내 큰시누가)가 
가족들끼리 작게 하길 원하는것 같기도하고,
 왕복 200키로나 되어 밤 운전이 부담스러워서
참석치 않았다고.  
 
시댁에 그녀가 잘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전날와서 생일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밤늦도록 이야기도 하고, 시댁에서 자고,
다음날 함께 교회에도 왔어면 좋았을거라 아쉬웠다.

시댁에 방이 5개나 되지만 2개는 창고로 사용되고있다. 

  앤드류와 데이빗이 왔으면 1층 거실에 

       탁자 밀러내고 둘다 침낭에서 자야했다.  
 

 

두 시누와 그렉의 밴드부 선생님이셨던 빌 그리고 그의 부인 데비
 
은퇴하기전에 교회 근처에 사셔서 시어머님과 같은 교회에 다녀셨기에
제자들보다 학부모인 시어머님와 더 친하셔서 
 시아버님 장례식때 트럼펫 연주도 해 주셨다. 
학교에서 은퇴하고 2시간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셨다고.
토요일 저녁 식사에 초대했는데,
일요일에 교회가서 오랫만에 옛 교인들도 만나고 
(시어머님과 같은 교회에 다녀셨다) 
   집으로 인사 오겠다고 한것 같았다. 
교회에서 점심 식사를 할수 있었어 다행이었다. 
 


빌은 취미로 소형 비행기를 운행하다 
비행 기록이 많아서 상업용 비행 자격을 받아
  본인 비행기로 우버처럼 승객을 태워주기도 한다고.  
은퇴후 몇년전에 사냥갔다가 사고로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데, 
차 운전과 비행기 조종은 계속하고 있다고. 
 
데비가 아직 시카고에 못 와봤다고 해
우리집 인근에 소형 비행기 비행장이 있으니 
    놀러 오시라고 초대를 했더니 너무 좋아했다. 

 

전날에 약속이 있었어 저녁 식사에 참석치 못했다며 
다음날 시어머님을 방문한 이웃 부부.
다른 이웃 부부도 방문을 했는데, 
사진은 깜빡 했다. 
 
남편은 시간이 없다며 8시간이나 운전해야 하는
시댁에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댁에 도착해서 물건들 정리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 이야기도 하고, 오길 잘 한것 같아 보였다.
자기가 봐도 자기 누이들이 좀 심해 보였는지  
내게 음식준비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작은 시누도 나와 작별할때 

음식 준비와 음식해줘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아무튼 날짜가 잘 맞아서
교회에서 그날 Potluck 를 한 덕분에
   시어머님 생신을 잘 기념할수 있었어 좋았다.  
아니었슴 다녀와서 게운치 않았을텐데.

 

시어머님에겐 옛 이웃들과 교회 사람들
만나는것이 큰 낙이신데, 
앞으로 몇번이나 그럴 기회가 있을런지?
 
즐겁게 사시면서 건강관리 잘 하셔서   
  97세 생일에도 함께 기념하게 되길 소망해본다. 
 
2023.  8.  8.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