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110 만원의 행복과 기가 막힌 인건비

앤드류 엄마 2023. 1. 16. 22:31

드디어 지난 주말에 주방 싱크대위 타일 공사를 했다.

공사비 110 만원, 많은 돈도 아니고,

우리 집에 그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10년이나 걸렸네. 

 

남편에게 고맙다고 인사는 했지만,

남편에게 그 인사를 고스란히 주기가 싫어서 

이 말을 덧붙였다.

 

"10년 전에 내가 말했을 때 했더라면

당신은 페인트 칠할때

저 부분 페인트 칠하지 않아도 되었을 테고,

난 10년 동안 더 즐길 수 있었고,

 당신에게 훨씬 더 고마워했을 거"라고.

 

아들들에게 아빠의 잘못한 것이나 단점을 말하는 것은 

교육상 좋지 않지만, 

아들이 결혼했을 때 아빠처럼 하면 안 되니 

 두 아들들에게도 교육차원에서 똑같은

말을 해 주면서 

제발 네 와이퍼가 뭘 부탁하면 

생각해 보고 합당한 거라 생각하면 

바로 들어주라고. 

 

돈을 버는 목적에 대해 이야기 좀 하자고 해야겠다. 

 

남편은 불필요했던 화장이라고.

전과 후 

(재료값 410달러 + 인건비 500 달러)

Money is Good!

싱크대 상판 교체하는데도 10년은 걸렸는 듯.

 4년 전인가 싱크대 상판을 교체했을 때

100 만원 더 주고

 좀 더 괜찮은 것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남편이 가격 보고 놀랄까 봐 

약간 저렴한 곳에서 했더니 

  몇 년 지나니 벌써 표가 난다. 

 

10년 전에 남편에게 싱크대 벽 쪽

backsplash 하고 싶다고 했더니 

  불필요한 화장이라며 할 마음이 없었다.

그 후 몇 년에 한 번씩 말을 꺼내도

요지 부동이었다.

난 조르는 성격이 아니라 한번 말하고 

몇년뒤에 생각나면 또 말을 꺼내곤 해었다.

 

이웃 이바가 싱크대 상판 공사를 하면서 

우리가 공사한 것과 비슷한 타일로 공사를 했다. 

 

몇 달 전에 건축자재를 파는 곳에 갔을 때 둘러보다 보니 

저 타일을 하나하나 따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가로 세로 12" x 13" 한 장에

타일이 예쁜 디자인으로 배치가 되어있었고,

스티커처럼 보였다.   

 

설명서를 보고, 유튜브를 보니

시공이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아 

 남편에게 내가 하겠다고 했더니,

뭐가 남편을 변하게 했는지, 

타일 자르는 장비도 없으니 B에게 말하라고. 

 

우리 옛 이웃인 B가 

일을 마친후와 주말에 부업으로 

 온갖 집안 공사를 하고 있기에

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남편이 할 수 없는 일은 B에게 일을 준다. 

 * 개인정보 차원에서 이름 미공개.

 

B는 타일이 전문이 아니라

몇 년 전에 우리 집 1층 화장실과

세탁실 타일 공사를 했을 때 

귀퉁이등 마감이 어려운 부분이 많이 서툴렀다.  

나와 남편이 예민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번에도 끝부분들과 난이도 있는 곳은 

     마감이 좋지 않았다.  

 

그때와 14년 전 우리 지하실 공사 때

미국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라 B가 일이 없었을 때

B의 형편이 좋지 않았기에 

시간당 인건비를 물어보지도 않고, 

통상적으로 주는 인건비보다 많이 주었다. 

B는 서버프라임 몰겠지 사태 때 

건설현장에 일이 없었어 집이 은행에 넘어가

이사를 가야 했고,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이자 내 친구 J는 늘 우리 동네와

이웃들을 그리워했다.

 

이젠 건설현장에도 일이 많고,

B도 거의 매일 일 마치고, 또 주말에 

부업으로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그래 우리 집 일도 부탁하고 보름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이젠 B의 형편이 좋아졌으니 

이번엔 일을 마친 후 

B에게 얼마를 주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어제 8시간 일한것 같다며  

 500 달러라고 했다. 

(오늘 2시간 포함해 10시간).

난 순간 좀 당황스러웠다.

어제 실제 일한 시간은 6시간이기에.

 

전날 8시에 오겠다고 했지만

일이 있다며 45분 늦었고, 작업도구가 맞지 않아서 

실제 일은 9시 30분에서야 시작해 

점심때 우리와 함께 점심 먹고 

 오후 4시에 일을 마쳤다. 

B 가 착각했나? 

그런데 친구인데 따지는것 같아서 난 말을 못했다. 

 

  미국의 대부분 직장에선 점심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시켜 주지 않는다.

  

우리 집에 오면서 마실 커피까지 준비해 와

우리집에 오는 게 커피까지 가져오냐며 내일은 커피도 가져오지 말고,

아침도 네가 좋아하는 것 만들어 줄 테니 함께 먹자고 했다.

일할 땐 일하는 집의 물도 마시지 않는 미국인들. 

 

 B는 그의 아내인 J가 세상을 뜬 후

재혼하지 않고, 집에 남은 두 아이들과 살고 있고,

그와 그의 아이들이 김치와 불고기등 한국음식을 좋아하기에

우리집에 그의 가족들 식사초대를 했지만,

몇번 오고는 바쁘다고 오지 않았고,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의 집은 방문해

파이와 쿠키 전달하고 그와 그의 가족들 얼굴보고,

잠깐 안부만 전하며 살았기에 

그가 우리집에 일을 하니 그동안 밀린 이야기하고, 

그가 좋아하는 불고기도 해 줄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 점심도 같이먹고, 그와 가족들에게 저녁을 싸주었다.

내가 제일 인색한 김치와 함께. 

아침도 그가 좋아하는 것으로해서

우리집에서 함께 먹어며

      옛 친구와 함께 해 좋았다.   

 

그런데 그의 착각인지? 실수인지,

잘못된 계산이 날 서운하게 했고,  

이제 그에 대한 내 신뢰와 마음이

  예전과는 같지 않아 더 씁쓸했다.  

 

B가 돌아가고 나서 

씁쓸해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코로나 이후 어떤 사람들은 시간당 100 달러

청구하기도 한다며 괜찮단다. 

 

세상에...  시간당 100달러라고,

기가 막히네. 

대부분 세금 안 내려고 현금을 선호한다. 

그 사람들 돈을 얼마나 버는 건지?

 

 남편과 난 더 적은 시급 받으면서

   세금으로 거의 40%나 주고 있는데...

* 미국은 소득세가 부부합산으로 계산한다고.

 

B는 예전에 가족과 친구들에겐 돈을 받지 않는다며

본인 일 마친 후 작업하느라

한 달 이상 작업한 쥬디 지하실 공사를 무료로 해주기도 했다.

 

우린 그가 어려울 때 그를 돕는 차원에서 공사를 부탁했다.

그때도 그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당시 건설현장에 일이 없었어 일할 사람이 많았기에 

부업으로 하는 인건비가 높지 않았지만 

우린 그때 당시 인건비보다 더 넉넉하게 주었다.

 

10년동안 그가 변한것 같아 좀 씁쓸했다.

 

나도 미국인들처럼 공.사 구분을 좀더 확실하게 하고, 

다음부턴 페이스북에 알려서 

작업능력과 시급확인 후 일을 맡겨야겠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면 타일과 페이트칠 하는 일을 배울텐데.

내 시간날때만 일해도 되고, 돈도 많이 버니 

좋아하는 여행 실컷 다닐수 있었을텐데.

 

큰돈 드는 일도 아닌데,

10년이나 지난뒤에서야

내가 원했던 주방 싱크대벽면 타일을 남편이나 

계산이 정확하지 않았던 B로 인해 

   이래 저래 씁쓸하지만, 

 조금 달라진 주방을 보며 행복하기로!

 

2023.  1.  16. (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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