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성격도 취향도 반대인 우리부부

앤드류 엄마 2021. 5. 15. 12:21

이곳에선 화초를 잘 키우는 사람을 Green Thumb 이라 부르고,

그 화초를 잘 죽이는 사람을 Brown Thumb 이라 하는데,

남편은 Green Thrumb 이고,

 난 Brown Thumb 이다.  

그렇지만 난 사람을 잘 사귀는데 비해

 남편은 사람과의 사귐이 서툰편이다.

둘이 반반이었슴 좋으련만.

 

휴가도 난 이곳저곳 다니며

새로운것을 보고, 경험하고,

여행지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내 인생의 다양한 스토리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남편은 해변이나 조용한 곳에서 휴식하는것을 좋아하기에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는 아들과 함께 가고

가족 휴가는 산으로 캠핑을 간다. 

 

난 프랑스 파리를 갔을때 

파리 유명한곳들을 두루 다 다니며

 파리를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는데, 

남편은 파리가게되면 

와인 한병사서 벤취에 앉아 와인마시며 

파리의 분위기를 즐길것이라고.

 

결혼전에 내가 여행을 좋아한다 했을때

본인도 여행을 좋아한다며 

혼자서 유럽 여행도 했다고 해

 나랑 같은 과인줄로 착각을했다.

 

책도 나는 소설과 수필, 자서전이나 전기를 주로 읽는데,

남편은 성경과 과학, 또 건강에 관련 정보지 주로읽는다.

남편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지 않았다고 하길래

어떻게 그 책도 읽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업무용으로 읽어야 하는것도 많은데

왜, 좋아하지도 않는것들을 읽어야하느냐고.

 

대학 영어수업에 교재로 채택되어 어쩔수 없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는

여자들을 이해할수없다며

담당교수와 제인 오스틴을 불평했다.

  난 그 영화가 재미있어 두번씩이나 봤는데.

 

아무튼 영화도 

나는 로맨틱 코메디나 휴먼드라마를 좋아하고,

남편은 스타워즈, 스타트랙등 공상영화나 

다이하드등의 범죄, 첩보물을 좋아해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혼자 또는 아들과 함께보고

가족들이 영화볼때 

남편과 아들들의 취향을 고려해

내가 보고싶은 영화대신 

무난한 영화를 선택하곤 한다. 

최근에 미나리를 함께 보았는데,

내가 선택하는 영화는 주로 지루하다고. 

 

음악도 난 클래식,

남편은 Mannheim Steamroller 등 뉴에이지 음악이나

Kenny G, Jimmy Buffett 등을 좋아한다.   

그래도 The Carpenters 는 남편덕분에 알게되었고,

그들 노래들은 좋았다.  

남편도 클래식을 좀 좋아하게 되었면 ...

 

정치성향도 난 진보, 남편은 보수인데,

남편이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라 다행이고,

또 나와 남편이 무조건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게 아니라 

안건에 따라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총기와 낙태, 동성애에 대해선

남편이 지독히 보수적이라

이 주제로 이야기했다간 충돌로 끝나

남편의 사고가 조금만 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남편이 O 형이라

지난일에 연연하지 않기에 

 말다툼을 해도 오래가지 않아 다행이다. 

 

사람들은 이성과 사귈때

반대인 사람들에게 더 끌린다고 하는데, 

난 그가 결혼전엔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고,

성실했고, 반듯했고, 좋은사람이라 좋았다.   

  그래 결혼하기 전에 나와 남편이 이렇게 다른줄을 몰랐다.

남편도 내가 이런줄 몰랐겠지만.^^

결혼전엔 사람들과 곧잘 이야기도 잘하고했는데,

 그땐 나한테 잘 보이려고(^^)

딴엔 노력한것이었다. 

 

폭삭 속아수다는 아니지만,

성격도 다르고, 취미와 취향이 다르다보니

공통분모가 많지 않고,

서로의 주장이 강하고, 반대성향에다 

둘다 화날땐 급하니까 

   남편과 대화시 부딪히니 필요한 말만 하게되는듯. 

 

소설을 좀 읽어면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에대한 좀 더 이해하게 될테고,

 나와 책에 대해 이야기도 할수 있을텐데...

 

그래도 10년까지만 해도 찬성하지 않았던

그 사람많은 크루즈여행도 가자고하고,  

남편과 나 둘다 크리스천 그룹인 Hillsong 을 좋아하는데,

사람모이는 콘서트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Hillsong 이 시카고 오면 콘서트표 알아보라고도 하고, 

사람들과의 잘 사귀지 못하는 남편이

이웃 아저씨들과 이야기도 잘하고,

그들이 집밖에 있을땐 먼저 찾아가기도 하고,

남자들이 갱년기를 지나면 말이 많아진다더니

예전보단 말을 조금씩 더 하고 있고,

관심에 없었던 내 블로그도 (구글영어로)

뭘 이렇게나 길게 적었냐고 불평은 하지만

읽어보라고 하니 읽기도하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듯. 

 

부부가 함께 콘서트와 공연보러가는 친구들 부러웠는데,

조금씩 발전하면 우리부부도 가끔씩 함께 갈수 있을런지?

남편은 내가 원하는대로 살되,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것을 함께 하자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 남편과의 동행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혼자서나 아들과 다니곤했다.

 

 사랑하면 자기가 싫어하는것도

상대방을 위해 해줄수 있겠 않느냐고 따질수도 있겠지만,

(난 어렸을때부터 따지는것을 못했고, 싫어했다)

상대가 싫어하는것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강요하기보단

강요하지 않는것또한 상대에대한 존중이고 배려라 생각한다.

남편도 내가 싫어하는것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부부의 인연은 운명이라니    

 남편과 내가 만나 결혼한것도 운명이고,

 

 살면서 맞지 않아 마찰은 있어지만,

우리둘다 서로의 자유를 구속한적은 없었고,

 서로에게 큰 아픔이나 상처를 준적이 없었으니 감사하고, 

이젠 우리 둘다 늙어가고 있어

앞으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줄어질지 알수없으니

앞으로 남은 인생은

마지막 작별시에 서로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잘하고,

당신 만나 행복했고,

고맙다고 말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성격과 취향이 반대인 사람과

결혼하고 살아보니 반대인 사람보다는

서로 성격과 취미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는것이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해서도 나을듯같다.

*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편에.

 

 

 

지난 겨울 집안에서 채소를키운 남편 

(햇볕과 형광등 불빛으로) 

 

남편이 씨앗으로 키운 모종들

밤에 기온이 내려가 밤이면 집안으로 피신시켰다.

밭에 심은 토마토 모종까지 저녁이면 주방 바닥이 모종 가득했다.



 

 

모종 키울때처럼 가족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주었으면 1등남편에 1등 아빠일듯.^^

 

아차, 내가 1등 남편을 원하면

나도 1등 아내가 되어주어야 하는데,

난 1등 아내가 될 자신이 없으니 

우리 부부 둘다 2등 남편, 2등 아내로

     맘도 몸도 편하게 사는게 나을것같다.ㅎㅎ

 

2021.  5.  15. (토)  경란

  • Silky2021.05.16 04:35 신고
    그래도 경란씨는 벌써 "1등 남편, 1등 아내"를 포기 하시고,
    맘 편한 2등부부로 만족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셨네요.
    우린 낼~ 모레^^면 금혼(Golden anniversary)을 맞이 하는데도
    서로간의 독불장군식 고집퉁이라
    아직도 현명치 못한 다툼이 계속되네요. ㅉㅉㅉ..
    제 개인적 노력으로 좀 줄기는 했지만~~~ ㅎ

    세상에나 저렇게 완벽하시게 밭을 가꾸시네요?
    저런 정성은 어디서 나오시는 지 참 가정적이시고
    대단하십니다. A+입니다.
    영화나 음악은 저는 경란씨 남편과 아주 비슷하고
    책과 정치는 경란씨와 제가 아주 비슷하네요.
    그렇게 다 다른 분들이 모여살아서
    개성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조금만 오픈해서 먼저 들을 자세를 갖추면
    서로 대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교회의 설교가 바로 그 부분이었네요.
    겸손으로 듣기로 자세를 낯추면 다 행복할 수 있고
    가정의 평화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네요.

    신나는 주말 잘 보내시고,
    저렇게 멋진 야채로 모두 건강하고
    씩씩한 가정으로 지켜줄겁니다. [비밀댓글]

    Sabrina2021.05.16 16:19 신고
  • 읽으면서 어쩌면 저희랑 비슷한지요. ㅎㅎㅎ
    그린썸은 알았는데 브라운썸이라고 하는 군요.
    제가 바로 그렇거든요. ㅎㅎㅎ
    책도 그렇고.
    인간관계만 살짝 다르네요.
    제가 요즘은 오히려 인간관계가 두려워지고 남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고
    그러네요.
    나이들면서 서로 미안해하고 감사해 하면서 측은지심도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 남편에게요.
    서로 그런 마음이면 좋을 것 같은데....
    저희 신랑은 강한 사람인데 나이들면 남자한테 여성 호르몬이 나와서
    드라마 보면서 울기도 한다는데 전 언제 남편한테서 여성호르몬이 나오려나
    기다리고 있답니다 ㅎㅎㅎ
    하은엄마

    은령2021.05.16 12:10 신고
  • 저도 키우면 다 죽어요.
    정성을 들이는데도 그러네요.
    그런데 딱 한번 물에 놓고 키우는 식물을 언니가 줘서 신경도 안 써주고 늘 출장가고 그랬는데도 정말 잘 컸어요. 생각해 보니 그 때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마법의 기간이기도 했네요.
    그랙님의 고도의 전략으로 경란님을 꼬셨군요. ㅎㅎㅎ 한국까지 와서 그리 정성을 들이셨으니.
    백세시대라니 건강만 하시면 두 분이서 천천히 원하시는 거 다 하실듯요.
    제 남편도 말이 없는데, 제 친구 남편이 달변가에요. 만날때 남편이 말을 안해서 무례하다 생각할까 걱정이 되어 미리 양해를 구했는데, 제 친구 남편이 걱정말라고 하더군요. 만나자마자, 친구 남편이 제 남편이 좋아하는 축구 얘기와 가게 운영 얘기를 하니 둘이 술술 대화를 신나게 나누더군요. 나중에 남편도 깜짝 놀랐어요.

  • 그레이스2021.05.17 02:56 신고

    우리집도 남편과 나는 성격도 취미도 완전히 반대예요
    성격은 말할 것도 없고(남편이 급한 성격에 자주 폭발해서 그 걸 참고 넘기느라 도를 닦습니다)
    취미도 남편은 식물을 가꾸고 동물을 키우는 전원생활에 맞는 타입이고
    나는 도시형 취미생활을 즐기는 편이고요
    그러면서도 잘 맞추어 사는 이유는,
    서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서로 다른 점에 간섭 안하는 것과
    상대의 잘못을 어느 정도까지는 말 안하고 넘기는 게
    불화를 안 만드는 비결인 것 같아요
    지난번 포스팅에
    에어컨을 켜놓고 가스렌지에 음식을 끓이는 것을 보고 경란씨 남편이 지적한다고 했는데
    우리집은 그런 실수는 피차 자주 하거던요

  • 가을하늘2021.05.18 03:47 신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우찌 맞을수가 있나요..
    서로 맞추면서 싫어하는것은 안하고 맞출려고
    하지요.... 같른 형제도 안맞고 내 자식도 안맞는데...
    한사람이 희생하면서 살지요...
    이제 원하는것 없이 서로 맞추면서 살아요..
    그래도 안맞는 남편이 그래도 내편이라는것을..

    sugee2021.05.19 06:56 신고
  • ㅎㅎ
    재밌어요.우리 남편을 보는듯해요.
    그래도 앤드류아빠는 연애할 땐 잘보이려고
    노력이라도 하셨네요.
    우린 아예 그런 일도 없었지요.
    그때 알아봤어야했는데...
    사람 만나는 일을 가장 힘들고 피곤해해요.
    혼자 있는걸 좋아하지요.
    왜 결혼했나 모르겠어요.ㅎㅎ

  • 여름하늘2021.05.19 08:56 신고

    이번 글은 아주 흥미롭게 잘 읽었어요
    흥미롭다는것은 나도 공감 한다는 뜻입니다.
    남편이 내 블로그를 슬쩍슬쩍 보기 때문에
    남편이야기는주로 자랑거리(?)만 늘어놓았지만
    정말 한집에서 서로 맞춰가며 평생을 해로 한다는것은
    정말 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직 하면 전생에 원수가 부부로 만난다고 하겠어요
    2등 남편에 2등 아내
    정말 그말이 맞는 말입니다

  • 김시은2021.05.20 02:09 신고
    ㅎㅎ 남편분 채소 키우시는 모습에 정성이 보입니다
    말씀처럼 결혼할때 들인 정성을 쬐끔이라도 ?
    취향이 다름은 어쩔수 없는 영역일것 같아요
    경란씨도 남편 입장에선 본인과 다른점을 느낄테니까요 ㅎ
    그래도 저희 남편은 차츰 차츰 저하고 잘 맞는게 많아진것 같네요
    어느정도는 서로 많이 맞추려고 노력해온 세월이 쌓인건지
    일단은 상대를 존중해주다보니 더 좋은쪽으로 합일점을 찾게된듯~
    나이들게 되니 서로 편안해지는 쪽으로~~
    어쩌다 사소하게 오랜 습성때문에 부딪히긴하는데
    이번 여행때도 다 좋았는데 남편이 택시를 안타고 버스를 타자고 해서
    (올레코스 시작점에 주차해두어서 다 걷고난후에 되돌아갈때)
    기분상한일이 한번 있었네요 ㅎㅎㅎ [비밀댓글]알로하2021.05.25 11:00 신고저희 부부도 취향이나 성격이 많이 달라요
    결혼 초에는 다툼도 많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닮아가는 부분도 있고 이해심 이랄까 그런것도 조금은 생기는듯 하고 이제는 상대방의 늙어감이 보이니 측은지심도 생기는듯해요
    품안의 자식이라고 떠나보내고 나면 결국 부부만 남게되니 서로 의지하고 위해주며 사이 좋게 지내야지요
    남자들도 나이들면 여성호르몬이 생긴다더니 그리 과묵했던 남편분께서 말씀도 많아지셨군요
    여러가지로 앤드류 어머님이 꿈꾸던 남편상으로 탈바꿈 하실것 같은데요
    기대하셔도 좋을듯~~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