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세금싼곳을 찾아 아리조나로 이사가는 내이웃친구

앤드류 엄마 2016. 7. 29. 09:33


약 10년전 쥬디의 50살 생일날

        10년전엔 쥬디도 나도 팽팽했네...^^

10년동안 우리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송별회 (이웃들과 교회 목사님네)

송별회 (쥬디가 제일 좋아하는 교회친구들과 함께)

우리집 길건너에 사는 쥬디의 집이 팔렸다는 안내판



오늘 아침 쥬디와 작별 인사를 했다.


난 아직도 쥬디가 아리조나로 이사가는것이 믿기지 않는데

쥬디는 눈물을 글썽이며 떠났다.


쥬디의 남편 빌은 몇십년을 

빵공장 제조라인 메니저로 근무하다

회사 부도로 56살에 직장을 잃었다.


의료보험과 생계를 위해선 

풀타임(정규직) 일을 해야하는데  

 고학력 전문 메니저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  

본인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구할수가 없었다.


그래 일이 고된데 비해 시급이 낮은   

물류창고에 취직을 했는데

일이 너무 힘들어서 매일같이 진통제를 복용해야했고,

이곳의 비싼 부동산 세금때문에

   쥬디네는 생활은 늘 빠듯했다.   


그러던차에 콜로라도 덴버근처에서

남편과 함께 물류업을 하고 있는

여동생이 자기회사로 오라고 해 

그곳으로 이사갈 준비를 했는데

콜로라도에 가서 알아보니

집값이 너무 비싸 가지 못했다.

* 이곳 집을 팔면 그곳에서 방 2칸짜리

겨우 구입할수 있겠더라고.


그래 이사가지 않은줄 알았더니

어느날 갑짜기 아리조나가

 집값과 세금이 싸더라며

집 알아보러 가더니 집을 계약했다고 문자가 왔다.

(추운날씨보다 더운날씨를 더 좋아하는 

둘째딸 케리가 남편과 아리조나로 근무지를 옮겨서 

오겠다고 했다고. 그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미국은 지방 자치제라 주마다 재산세와 소득세가 다르다.

예전엔 일반 회사도 퇴직하면 연금이 있었어

직장 생활 오래한 사람들은 

노후에 돈걱정 없이 편안하게 잘 살았는데

금융위기이후 많은 사기업들이 퇴직 연금을 폐지해

예전처럼 넉넉하지 못하다.


그래 많은 사람들이 은퇴후 집을 줄여 이사를 가곤 하는데

(집값이 비싸면 재산세도 많이 나오기에)

이사가는곳을 보면 집값과 세금이 싼곳으로 가거나

북쪽 추운곳에 사는 사람들은

날씨가 따뜻한 곳으로 이사 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일리노이주도 재산세가 높은 편인데,  

학군이 좋은 우리동네는 더 높아서

2억 5천만원짜리 집, 1년 세금이 7백만원꼴이다.

3억 5천짜리는 넘는 집들은 1년 세금이 천만원이 넘는다.

* 뉴저지나 뉴욕시, 샌프란시스코는 집값이 비싸 우리동네와 비슷한 집들이

가격도 두배고 세금도 두배니 우린 엄쌀같겠지만.


아무튼 은퇴한후 이사하려면 몇년전부터 현지조사도 하고 

예비 후보지에서 몇달씩 살아보고 결정해야하는데.

쥬디와 빌은 급하게 결정했고,

아무래도 잘못된 결정인것 같아 

친구와 헤어지는것도 서운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쥬디 걱정에 더 마음이 무겁다.


쥬디와 빌은 둘다 시카고 부근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근처에서 살았고,

가족들도, 친구들도 다 이곳에 사는데

 여기서 2,400 키로나 떨어진 낯선곳에서 잘 적응할런지?

나이들수록 가족과 친구가 더 필요하고

나이들수록 새로운 사람 사귀기는 더 힘든데 ...

그런데다 우리교회처럼 좋은 교회 만나는것도 쉽지 않을텐데...


나또한 쥬디가 길건너에 사니

미리 약속하지 않아도

수시로 만나 잠깐씩 이야기도하고,

잠오지 않으면 밤늦게 문자보내 

둘이서 밤길을 걷곤했는데... 


이제 내가 쥬디 만나러 비행기타고 가거나

쥬디가 이곳에 오지 않는 이상 

 쥬디를 볼수 없다는것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쥬디는 새삼스레 너같은 친구가 없었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몇번이나 고마왔다고했다. 


우리가 여행간 동안 쥬디가 우리집에서 지냈는데

빈집에서 많이 울었다고.


 쥬디가 좋아하는 불고기와 김치라도 실컷 먹여보내고 싶어서  

어제 마지막날 점심과 저녁에 연달아 주었다.    

밤새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늦은 저녁먹으면서 흑맥주 한잔 했더니 졸린단다.

대신 새벽 일찍 일어나 함께 자전거를 탔다.

 마지막날 쥬디와 함께 지낼수 있었어 위안이 되네.

날이 갈수록 쥬디의 빈자리가 클것 같다.   


쥬디와 빌에게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좋은 이웃 만나게 되길!





2016.  7.  28.  (목)  경란


 

꼭 놀러 오라는데 몇번이나 가게될런지?


추신 :  블로그 답글들은 나중에나 또는 내일쯤 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