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내말 듣지 않는 아들, 다 내탓이었다

앤드류 엄마 2015. 4. 11. 21:49

 

 

R.O.T.C 훈련중인 앤드류 (대학 ROTC 홈페이지에서)

 

 

미국은 대학 학비가 비싼데 ROTC 를 하면 학비전액 장학금을 받을수있고,

훈련을 통해 준비성과 자신감과 리더쉽을 키워주고,

또 아들은 엔지니어를 전공할 거라

공군이나 해군에 가더라도 기술부문을 담당할 확률이 높기에 

아들에겐 금상첨화라 지원하라고했더니, 

군대에 대한 선입감때문인지 말떨어지자 마자 싫다고했다.

남편은 아들에게 괜찮은것 같다고 지나가는 말처럼 말하곤

아들이 싫다고하니 본인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두번다시 말하지 않았다.

 

난 애가타서 잊을만하면 아들에게 말하곤 했더니

 아들이 마음을 바꿔 ROTC 를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이미 공군은 마감되었고, 육군은 위험부담이 커서 안되니

 해군만 남았는데, 해군은 또 ROTC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이 많지않아

앤드류가 합격한 대학중 해군 ROTC 가 있는곳이 한곳뿐이었고, 탈락했다. 

 

육군과 공군은 대부분의 대학에 ROTC 프로그램이 있고,

대학마다 경쟁률이 각기 다르니  공군을 지원했더라면

한곳이라도 합격했을터라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대학 ROTC 는 장학생 선발에서 탈락했거나, 지원하지 않았던 학생들도  

입학후에 원하면 장학금혜택없이 훈련과 교육을 받을수 있기에

녀석은 입학후 공군 ROTC 에 지원해 훈련을 받고 있다.

또한 다행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일리노이주에선 

주예산으로 앤드류처럼 ROTC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다. (일리노이주 공립학교만).

 

이 학생들은 3학년때 ROTC 를 계속할건지, 그만둘건지 결정하면 되는데

1,2학년때 그만두었을경우 주 예산이었기에 군 복무 의무는 없고,

3학년땐 본부에서 평가후 군 ROTC 장학금으로 대체되며 졸업후 6년간 복무해야한다.

타주의 경우는 1년후에도 계속 ROTC 를 할것 같으면 심사를 거쳐

2학년부터 ROTC 장학금을 받을수 있다. 

 

애초 대학을 지원할때 ROTC 를 지원할 계획이었슴

등록금 상관없이 좋은대학에 지원을 했을텐데

등록금때문에 학비부담 적은 대학 위주로 지원했고, 다 합격했지만

 다른주의 공립대학은 등록금이 워낙비싸 장학금을 받아도

기숙사비 포함하면 년간 30,000 달러쯤 되었다. 

그래도 아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학비를 지불해 주겠다고 했는데 

녀석은 등록금을 이유로 가장 저렴한 학교를 선택했다.

(내 생각엔 친구가 그 학교를 지원했고, 공부많이 하지 않으려고 잔머리굴린듯). 

 

그런데 그 학교에서 아들이 ROTC 훈련을 받고,

낙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해 군복무까지 계획까지 하고있으니 아쉬움이 크다. 

녀석은 학비가 저렴해 년간 7,000 달러 (4년간 28,000 달러) 의 혜택을 받는데 비해

하버드 ROTC 는 년간 50,000 달러 (4년간 200,000 달러)가 넘고,  

괜찮은 사립대학들도 평균 35,000 달러 (4년간 130,000 다러) 이상씩 혜택을 보고 있기에  

녀석이 학비비싸 포기한 미시건텍이나 아이오와 주립대에 가지 않은것이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녀석이 친구따라 대학가선 게임하고 노느라

성적이 나빠 ROTC 와 현재 받고있는 학교 장학금까지 위태롭기에 더더욱

이미 지난 일들이 미련으로 남아 아쉽곤 한다.  

.  

그래 진작에 내말을 들었더라면 더 좋은 대학에서 공부할수 있었는데 했더니  

 남편 왈 당신은 말할때 꼭 우릴 가르치듯하니  

누가 당신 말을 듣겠냐며 오히려 나를 탓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말투보단 말의 내용과 의미에 관심을 가지고

 기분나쁘더라도, 생각해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것 같으면 받아들여야하는데...

 

나또한 좀더 현명했더라면 말할때 

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말투에도 신경을 써고,

말을 듣지 않을때 강요할것이 아니라 납득할수있도록 설득을 시켰어야 했는데...

이또한 어렸을때부터 훈련이 되었어야 했지만.

내 말투로 인해 내가 하는 말은 잔소리가 되었으니...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서야 지난날 내 잘못들을 하나둘 깨닫게 된다.

늦었지만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선 이제라도 나를 바꿀수있도록 노력해야겠다.

 

 

2015.  4.  15. (수)  경란

  • 가을하늘2015.04.15 20:33 신고

    우찌 언니 내랑 생각이 같았는고...
    나도 영이 그런 혜택이 없더라도 학군단 지원서가 왔길래 하는게 좋겠다고
    지원하라고 했더니 영이왈 지는 군대같은것은 적성에 맞지않고 학교생활에서
    별도로 더 훈련도 하고 머리도 짧게 깎고 다녀야하고 여러가지로 저하고는
    안맞다고 안한단다... 학군단도 아무나 못들어가더만.. 3월에신청해서 몇번이나
    시험에 면접에 훈련에 거쳐 최종적으로 8월인가에 최종발표하더마는...
    학군단에 들어가면 영이는 내성적인데다가 리더쉽이라던지 여러가지 사회생활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것같은데 편하게 학교생활을 원하니...
    꼭 군복무만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경험하고나면 앞으로 많은 밑거름이 되어줄것같았는데
    부모맘하고는 다르니 나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홍명이하고도 싸우는걸 보면 원주씨왈 나보고도 꼭 명령하듯이 애들한테 한다면서
    애들하고 잘 친해보라고하는데 어찌 그런것은 똑 같은고...ㅎㅎ

    김시은2015.04.16 03:04 신고
  • 지난일..아쉬운거 생각하면 차고 넘칩니다!!
    결국은 나자신도 부족하고 미숙했던 엄마였다는 자각을 하면서
    요즘 저도 매일 참회하는 마음이 듭니다~ㅠ
    자기 진로나 인생을 본인이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했어야하는데
    스스로 만들어온 까르마에 따라 과보(過寶)를 받는거라고 ㅠㅠ
    자식이 그저 지름길로 살아가길 바라는 욕심에..그것이 부모노릇잘하는걸로
    굳게 믿고 개입하고...상냥하게 친절한것도 독이되더군요
    지금의 우리 자식들이 살아온 환경에 부모의 생각이나 관점이 다 맞기란 어려울듯...
    세상일이 노력하는건 내몫이지만
    결과는 나의 영역이 아닌듯 싶어요...
    현재의 상태로도 감사함을 기억하고 찾아서
    내마음이 평안할수있는 힘을 키워야 할것 같아요~

    답글
    • 앤드류 엄마2015.04.16 21:58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식물처럼 적당한 물과 햇볕만 있어면 되는것이 아니니
      타고난 기질도 중요하고, 그 기질에 맞게 양육을 잘 시켜야 하는데,
      기질에 맞게 양육을 잘 시켜도 문제있는 아이들도 있더군요.
      부모 정말 힘드네요.
      울 학교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스스로 바닥치게 놔두라네요.
      몇년 늦된다고 큰일 나는것은 아니지만 때를 놓치면
      점점 더 힘들어짐을 알기에 답답하네요.
      지켜보면 힘드니 부모인 우리 스스로 수양을 해야 겠습니다.

  • 빈소미현2015.04.17 03:42 신고

    저도 나중에 아이들 대학문제로 고민을 해야할텐데~~~
    저도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며 항상 마음은 스탠바이를 하고 살아야겠어요...

    답글
    • 앤드류 엄마2015.04.18 16:25

      세살 버릇 여든가니,
      어릴때부터 생활습관과 학습습관 잘 키워주는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습니다.
      전 한국에 살때 아이들을 많이 풀어주었는것이 실수였고,
      일관성도 부족했고, 지나고보니 제 잘못이 크네요.

  • mstiger2015.04.17 09:13 신고

    내가 바라던 대로가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것 같은 아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그 엄마의 마음 저도 일찌기 경험해 본 사람인지라
    지금 그 조바심나고 안타까워하는 앤드류맘을 잘 알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지금 앤드류맘 처럼 엄마 탓으로도 생각 해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이젠 아이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지나게 되니
    내가 30대의 사는 모습과 생각을 비교해 보게 됩니다.
    얻은 결론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오직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지요.
    앤드류맘께서 스스로 자책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책한들 이미 지나간 일이 달라질 수 없고,
    앞으로 아들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일을 지켜봐 주고,
    그래서 얻어진 결과도 아들 스스로가 감당하도록 지켜보기만 했지요.
    그런데 그 지켜만 보는 일이 제게는 벌을 받는 느낌의 힘겨운 일이였고
    저 스스로가 담금질 받는 시간이 되면서
    저의 모자한테는 꼭 필요한 시간이였다는 생각을 저는 이제서야 하게 됐습니다.

    부모가 제시한 방법이 적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고,
    다만 자신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엄마가 바라던 대로는 아닐지 몰라도 앞으로 앤드류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희야2015.04.24 19:22 신고

    저도아들만 둘인데 이젠 장성해서 뭐라 특별히 코치하거나 조언할일도 없지만 경란씨얘기에. 백번 공감이가네요..
    눈에 뻔히보이는걸 마다할때는 감정이치솟아 .조절이 안될때도...
    근데 나이먹어보니 옛날어른들의 자식은 마음대로 안된단말..정말 맞는말인듯...합니다
    또 하나는 물론 후천적인 육아나 교육도 중요하지만 저의 상반된 두아들을 보면 타고나야 된다는거에 확신하게되더군요..어릴때부터 해피바이러스만 가진듯한 큰아들 과 모든가르침을 제대로 거부하는 징징이,, 둘째...
    그런 둘째도 대기만성형인지 사춘기를 훨 지나면서는 자신에게 책임감을 갖기시작해서 평범한대학나와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랍니다..참 힘들었습니다..둘째..
    애기때부터 책좋아한 우리장남은 서울대병원의사로 거의매년 시카고 세계학회에 간답니다.. 자랑하고싶네요...미안합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15.04.27 22:28 신고

    자식 농사 정말 어렵죠~~
    사춘기 딸 내미와 참 많이 싸우면 지낸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
    그래도 화이팅~~
    다 잘 될 거에요 ~~~^^

    Meg2015.07.27 22:56 신고
  • 안녕하세요?
    올려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너무 공감 가는 글이구요
    저 역시 지금 아들을 설득 하는 중입니다
    이제 8월 19일이면 대학 2학년 올라 가는데
    여러가지 형편에 rotc 하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도 가기싫고, 겁도 나는지 도통 시큰퉁합니다.
    저만 애가 닳네요.
    저에게 메일 한번 주실수 있으신지요
    Kmj701@gmail.com
    기다리겠습니다

    우석공인중개사2015.12.08 23:24 신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렸는데 글을 읽고 공감하게되고,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저도 이제라도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