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숙제를 돕고 있는 데이빗 (통계학 정답 검산)
남편은 인터넷으로 대학원 수업 (2과목) 을 받고 있는데,
2월말부터는 몇주씩 휴일없이 주 7일, 하루 12시간씩, 이번주 몇일동안은 14시간씩
(초과근무 수당받을려고 자원한것임) 일하고 공부하려니,
좋아하는 티브는 고사하고 짬도 없이 바쁘다.
인터넷 수업이라 매주마다 숙제가 있고, 토요일까지 마쳐야하는데
급할땐 주말에 데이빗 일찍깨워 도움을 받기도 한다.
토요일에 과목당 3시간씩 주어지는 시험이 바쁜일정을 피해주어 천만다행이었다.
오늘부로 바쁜일 끝나는데 내일 아침엔 2과목 6시간 시험을 봐야한다고.
오십이 넘은 사람이 숙제와 시험에 쫒기며 심각하게 공부하는것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고,
성적에 희희낙낙하고, 교수의 지도법이 맘에 안든다며 불평을 할땐 좀 우습다.
출석수업이었슴 늙은 학생이 무지 성실하니 업무때문에 숙제가 늦어면 사정을 봐줄텐데
인터넷 수업은 학생이 누군지 모르니 봐주는게 없다.
다음 가을 학기때 1과목만 더 하면 졸업이라 이왕 하는것 박사까지 해보라고 했더니
자기가 사십대 초반이었으면 박사과정을 할텐데, 지금은 너무 늦었단다.
우리집을 방문한 친구 딸이, 한국에선 명퇴대상인데 공부중이니 의아한지
아저씨 왜 공부하냐고 물었다.
그래 은퇴후에 기술컨설팅하려면 대학보단 대학원졸이 낫겠지 했더니
좀 놀래며 은퇴하고도 일할수 있냔다.
나이보단 능력이 중요한데 한국은 나이가 잣대가 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아들들이 자랄때 주말에 수업받으러 다니느라 아들들과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고,
대학에서 엔지니어를 전공했어도 늦게 시작해 본인이 예전부터 하든 일을 계속할거라
잃은 기회와 그 기회의 비용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데
그래도 하지 않은것보단 낫고, 아들들에게 교훈이 될테고
(공부는 평생해야 하지만 학교공부는 때에 맞춰하는것이 좋다고)
아버지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아들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늘 All "A" 를 받아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지난 수요일밤엔 남편이 퇴근할무렵인 11시 30분쯔음부터
태풍급 바람에 천둥, 번개에 푹우가 쏟아지다가
우박까지 동반해 걱정이 되었는데, 자정이 넘어서도 귀가하지 않아
운전중이니 전화도 못하고,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불안했다.
남편은 평소보다 1시간 늦게 밤 12시 30분에 귀가했는데,
남편 차가 들어오는것을 보면서 주님과 남편에게 감사 인사가 저절로 나왔고,
남편에게 현관문을 열어주면서 반가와서 반색하며, 걱정했다고 했더니
본인 담당 발전소 일이 많이 밀려있었어, 파견한곳 일마치고
그곳에 갔다가 늦었다면서, 내가 자고 있을것 같아 전화하지 않았다고.
그날밤 남편이 더 한층 믿음직 스러웠고, 남편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꼈다..
회사에서 그렇게 장시간 일하고, 공부하고, 집안밖 수리며,
생활용품들 수리에 텃밭까지 못하는게 없는 남편을 보면 존경스럽다.
남편이 미울땐 (장시간 티브보고 있을때) 늦도록 일하고 폭풍우를 뚫고 귀가할 동안
불안, 초조하게 기다렸던 그날밤을 기억해야겠다.
2015. 4. 10. (금)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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