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생각 나누기

세월호 유가족의 육성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을 읽고

앤드류 엄마 2015. 4. 4. 07:53

 

이 책은 세월호 희생자 304명중 13명의 안산 단원고 학생들 

부모들의 인터뷰를 엮은 기록들이다

 

 

미국 여행길에 우리집에 들렀던 친구딸이 한국에서 여행준비하면서

필요한것이나 원하는것 있슴 갔다 주겠다며  묻길래

네가 읽었던 책중에 괜찮은것 있슴 가져오라고 했더니

이책과 함께 신간 베스트셀러 몇권을 가져왔다.

 

자긴 비행기타고 오면서 다 읽었는데 엄청 울었다길래

 선물사온 친구딸에게 

왜 이런 가슴아픈 책을 사왔냐며 면박을 주었다.

 

   난 사고소식과 함께 선장과 승무원들이 제일먼저 탈출했다는 기사를읽고는

정말 챙피스러웠는데,

몇일뒤 한명도 구조를 하지 못했다는 기가막힌 소식을 접하고는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을수있는지,

한국사람으로서 너무너무 챙피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애절하고  가슴아픈 사연들이

날 아프게 하고 우울하게해 

부끄럽지만 그이후로 세월호관련 소식들을 애써 외면하곤했다.

 

그래도 눈과귀가 있으니 사고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니까   

먼저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 그리고 늑장구조로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구조대에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조사해야할 정부까지 

정확한 진상조사와 제대로 된 책임자들 처벌도 없이, 흐지부지 시간을 끌다  

자신의 무능력으로 인해 한국경제가 어려워지고, 여론이 좋지않자, 

언론플레이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로 인해 한국경제가 나빠진것처럼 여론을 조성해

무지한 사람들이 피해자인 유가족들을 가해자처럼 원망하며 그분들 가슴에 못을 박아  

황당하게 자식을 잃은 그분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분할지 알기에 더 가슴아팠다.  

이곳 미국에서 세월호 뉴스를 전하는 기자도 

한국의 모순적 형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 이책 읽으면 또 마음이 아플것 같아서

읽지않고 있다 한글에 끌려 책장을 펴게되었다.

그리곤 세월호 사고로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엄마와 아버지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에 빠졌다.

 

  수학여행 가기 싫다고 했던 아들을

친구들과의 마지막 수학여행이라며 억지로 등떨밀어 보낸 부모,

배에 물이 들어온다며 구해달라고 전화한 딸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 했던 부모와 

반장선거 나가겠다고 했을때 말리지 않았던 것을,

(반장이라 반친구들 챙기느라 본인은 나오지못했다고)  

사춘기 아들에게 맨날 잔소리만하고 가깝게 지내지 못한것이

가장  후회스러운 부모들과

 

 집나간 아내를 대신해 딸을 4살때부터 혼자 키운 그딸을 잃은 아버지,

말기암이라 엄마없이 클 딸을 걱정했는데 딸을 먼저보낸 엄마,

엄마, 아빠의 좋은 점만 물려받아 더할나위 없었던 딸을 잃은 부모,

다정다감했던 아들을 잃은 부모들의 애절함이 있었다.

 

 처음 희생자가 나왔을때

자신의 아이들이 살아서 구조받게 될거란 믿음으로

그 희생자 부모를 동정했는데 

나중엔 팽목항에 혼자 남게 될까 불안해하고 걱정하게 되고,

 늦게 발견되어 안면 훼손이 심했던 아이들을 찾았을땐

 가슴아프니 보지말라는 만류에도 

 마지막이니 그모습을 확인한 부모는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계속 떠올라 괴롭고,

보지 않은 부모는 또 마지막 모습을 안본것이 후회되고,

희생자들 부모는 이래도 힘들고, 저래도 힘들었다.

 

 

사고직후 뉴스에선 

잠수부가 몇백명, 배가 몇대, 헬리콥터가 몇대가 구조활동 중이라고 했는데

부모들이 배을 빌려 현장에 가보니 구조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고.

그전까지 뉴스에 나오는것은 모두 사실인줄 알았고,

기자들은 직접 발로 뛰고 현장을 확인해 기사를 쓰는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정부의 언론 플레이로  

 유가족들의 특별법 서명운동을 자식팔아 보상금 더 받으려는 행위로 오인하고

(사실 특별법 서명은 그분들의 일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니 전국 학부모단체에서 주도했어야했다),  

세월호를 교통사고와 비교하며, 

그들 때문에 한국경제가 나빠졌다며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도 주민들과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

삼품백화점과 대구 지하철 사고 유가족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되었다고.

 

사고 전까진 다른사람의 아픔을 껴안는다는것은 전혀 생각을 못했고,

사고가 나도 나와는 거리가 먼 남의 이야기였는데, 

사고로 가족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이웃사회와 몰랐던 사람들까지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되었다고.  

 

정부가 사고후 신속하게 사고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사고 방지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했더라면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금처럼 배신과 분노, 절망, 모욕은 느끼지 않았을거고,

한국 사회도 훨씬 더 깨끗해지고, 더 안전해 질거고,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유가족들 가슴에 못을 박지 않았을것이고,

자신의 숨겨진 모습 (여성인데도 따뜻한 가슴은 없고 차가운 머리만 있어

공감능력과 감성지수가 현저히 떨어지는듯) 을 국민들에게 들키지 않았을거다.

 

 진도에서 분명히 언제든지 만나주겠다고 하고선 국회등원길에 유가족들에게 

눈길한번주지 않았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한사람만이라도 손한번 잡아주고, 안아주었더라면

원망과 불신이 봄눈녹듯 다 녹았을텐데.

* 지도자는 국민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 아픈사람들 보듬어주고 등두려주는

따뜻한 마음또한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몇일뒤면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그런데 1년이 되도록 제대로된 진상조사도 없이

또다시 보상금으로 사고을 해결하려해 엄마들이 삭발을 하니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들 잊지 않고,

 "오늘을 붙들어라, 되도록 내일로 미루지말라" 란 말씀 세기겠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며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 위원회 작가 기록단 에 감사드린다.

 

2015.  4.  4. (토)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