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정말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일들도 생기니
운명은 없다라고 단정할순 없지만, 그래도 난 타고난 운명보단 시간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좋은 습관과 함께 부단히 노력하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
몇십년을 따로 산 남.녀가 만나 결혼했으니 특별하지 않은 결혼이 어디 있겠냐만
세속적인 관념에서 난 미국남자와 결혼했으니 남들보다 쬐금 더 특별한 결혼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다
난 학교다닐때 영어를 제일 못했는데, 미국남자와 결혼해 살고있으니 묘한 운명인것같다.
난 학교다닐때 영어를 참 못했는데, 변명같지만 잘할수가 없었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이사장님이 학교를 영리목적으로 설립해 엉터리 선생님들이 많았다.
영어를 처음 접했던 중학교 1학년때 영어 선생님도 그런분중 한분으로
선생님은 발음기호 읽는법도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고,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 주시지 않고
진도만 나갔기에 수업시간에 난 도대체 무슨 말씀인지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
공부를 좀 하는 읍내아이들은 과외에서 이미 배워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다 중학교교육을 받지 않으신 우리 부모님은 (할아버지께서 장남이신 아버지가
공부를 많이하면 도시로 갈까봐 초등학교만 보내시고 동네 한학자에게 한학을 배우게 하셨다)
공부는 교과서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니, 난 부교재를 물론이요 사전이나
단어장도 없이 교과서만으로 공부하려니 뜻도 모르겠고, 문법은 더더욱 알수없었기에
중학교 내내 영어때문에 고전했다.
중.고교시절 내내 학교마치면 집안일을 해야 했기에 도서관에 가본적이 없었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대학못가는 친한친구가 상과에 진학한다길래
나또한 우리집의 왕이시자 남존여비론자이신 할아버지께서 절대 대학을 보내 주지 않으실거라,
상과에서 뭘배우는지도 모르고, 친구따라 상과에 갔는데,
천만다행으로 상과에선 영어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취업할때 학교추천받아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시험보러 갔더니
영어필기시험이 포함되어 첫 취업에 미역국을 먹었다.
창원에 있는 한국중공업은 다행히 학교추천과 타자시험 그리고 면접만으로 채용해 합격할수 있었다.
그 회사는 집에서도 가까왔고, 현대중공업보다 뒤에 건설되어 회사환경과 시설등도 좋았고,
당시엔 복지와급여도 비슷했기에 나에겐 전화위복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13년동안 직장생활하면서 친자매처럼 지냈고,
내가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 하게된 계기를 준 혜란언니를 만났다.
그언니는 영어를 잘해 외국인 사무실 비서로 특채되어 입사후 내내 외국인 비서로 근무했는데
언니네 사무실이 우리사무실 바로 옆에 있었어 매일같이 방문했는데,
외국인과 영어로 말하는 언니를 보니 참으로 신기했고,
그 사무실의 외국인들이 나한테도 인사를하고 하니 영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 언니가 준 성문기본 영어책으로 난 I, My, Me 부터 영어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그 책은 기본부터 쉽게 설명이 잘되어 있있어 학교다닐때 알수없었던 문법들을
그때서야 알게되었고, 혼자 공부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었기에
나도 학교다닐때 이런책 있었으면 영어를 잘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파업와 관련되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기전까진 사장님과 관계가 좋았기에
사장님께 건의드려 여사원들과 함께 해외연수차 도쿄로 첫 해외나들이를 하게 되었고,
일본에서 난 내가 우물안의 개구리였음을 깨닫았다.
그래 세상구경을 더 많이 하고 싶었어 여름휴가때 동남아로 페케지 투어를 갔었는데
페케지 투어에 실망해 다음부턴 자유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자유여행을 하려면 영어를 더 잘해야 하기에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더 열심히하게 되었다.
선배언니 사무실에서 외국인들을 자주 만났기에 외국인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었고,
귀동냥이나마 영어를 자주 들었고, 엉터리 영어를 그들과 한마디씩 하고,
또 영어학원에서 배운것을 실습할 기회도 많았기에, Mr. Woodcock 씨 비서일도
무난하게 할수 있었고, 그분과 개인적으로 친분도 쌓을수있었던것같다.
아무 생각도 없이 주말에 외국인 통역도와주러갔다가 남편을 만나고 결혼까지 하게되었는데
내 결혼소식을 듣은 직장 동료들은 내가 시골출신인데다 여사원회와 노조간부일을했지만
많이 보수적인 면도 있었기에 내가 미국남자와 결혼하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고들 한다.
나도 내가 미국남자와 결혼하게 될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점쟁이와 철학관 역술인의 말처럼 내가 팔자가 센건지 모르겠지만
내 특별한 결혼이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내가 만든 인생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내가 학교다닐때 영어를 쬐금만 잘했더라면 현대중공업에 합격되어
남편을 만나지 못했을수도 있으니 운명이었나 싶기도 하다.
남편만나 크리스찬이 되었으니 주님 자녀로서 주님의 뜻이라 해야하는데...
2013. 2. 21. (목) 경란
사람들과의 인연이 남편과의 결혼을 가능하게 만들어준것인데
이 인연을 주님께서 예배해주신것인지, 내 운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잘 봐주셔서 학교추천을 몇번씩 해주신 고 3 담임이신 김철식 선생님과
나를 잘봐준 면접관과 김혜란언니, 안천학 사장님, Mr. Woodcook 씨와
그렉과 결혼하라고 조언해주신 김병국 부장님아니 사장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
운명이라는 말과 숙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앤드류 엄마2013.02.21 22:23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과 같고,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과 같다고 하네요..ㅎ
앞에서는 날아오는 돌은 50% 즉 잘하면 피할 수 있고.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그냥 재수 좋으면 안 맞고
왠만하면 맞는다는것이지요....
이렇듯 운명은 경란씨 말씀대로 내 노력여하에 따라서...
참 인생이 내 생각대로.......내 뜻대로 이루어진다면.ㅎ
내가 전혀 상관없고 관심없는것에 내 인생을 걸고.....평생을 밥을 먹고..
전문적인 것에.........전혀 손을 대지도 않지요.ㅎ- 전 눈치가 아주 빨라 잘 피하고
사물을 보는 눈이 그런대로 괜찮으니
숙명은 아니고 운명인가?
근데 제 결혼이 앞에서 날아오는 돌이 아니고
흥부네 제비가 날아가다 떨어뜨려준 박씨로 생각할께요.
전쟁중에 입대하지 않았으면 사망하지 않았을텐데
입대해서 총상으로 사망한 경우일때
운명론자들은 전쟁중에 입대한 그것도 운명이라고 하고,
입대하지 않았어도 사고사 입었을거라고들 하죠.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생각하는대로 살면되겠죠.
- 전 눈치가 아주 빨라 잘 피하고
-
경란씨의 인생 그래프에서 직장생활과 영어가 최고의 기회와 전환점이네요~!!!!
행복지수와 깨달음의 밀도로 볼때 답답하게 억눌렸던자라온 환경이 오히려 더 큰세상과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이끌었을 동력이 된듯......
그어떠한 삶도 스스로 마음깊은곳에 진정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경란씨처럼..
아주 잘했습니다~영어를~*^^*앤드류 엄마2013.02.21 22:34저희 부모님은 때늦게 저를 대학에 보내지 않은것을 엄청 후회하셨는데,
(그 첫번째 이유가 대학보냈다면 그렉과 결혼하지 않았을거고,
두번째는 제가 뭔가가 되었을거라는 착각에서 -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말했더니 울 엄마한테
절 대학보내지 않아서 고맙다고 전해달라더군요), 전 대학갔어면 운동권에 들어가 투사가 되었을것같고,
지금처럼 사고도 유연하지 못했을것 같고, 무엇보다 회사에서 좋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
그분들에게 많은것을 배웠고, 그곳에서 남편을 만났고, 또 이곳에서 살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배웠으니
대학못간것에 대한 후회보단 자라면서 부모의 관심이나 보호를 받지 못한점들이 제마음을 허하게 하는것같습니다.
예전에 엄청 열정적으로 살았는데, 그때를 뒤돌아 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싶기도 하고,
요즘의 제가 한심스럽기도 하고, 시간이 많으니 잡생각도 많이 하게되네요.
아무리 공부해도 영어가 극복이 안되고 나아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 그러한듯.
그래도 항상 깨어있으려고 노력은 하고, 자극과 변화를 즐기는 편이니 영 맛이 가진않았나봅니다. -
ㅎㅎㅎ 전 운명과 노력이 적절히 섞인 인생을 좋아하는데
그렉과 결혼한 경란씨의 경우도 그렇고
아주 운명을 없다고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운명에만 인생을 맡긴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렉이 경란씨 대학 안보내줘서 장모님께 고맙다고 했다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요즘 너무 추워서 운동도 못하고 윈칠이 영하 이십도가 넘었어요
언제나 이곳은 이월삼월이 더 춥긴했는데, 이곳 사람들은 제대로 된 겨울이라며
좋아들하더라구요앤드류 엄마2013.02.22 11:14그렇죠, 운명과 노력이 적절히 섞여야지,
운만 믿다가 폐가 망신할수도.
운명론자는 그것이 그 사람의 운명이라고 하겠죠.ㅎㅎ
여기도 이번주엔 계속 춥네요.
어제 밤부터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전화 드렸더니 부재중이시더군요.
큰따님 주소 부탁드립니다. -
성문기본영어 라고... 참 오랜만에 들어보니 반갑기도 하고..
책이 반갑다기보다는 그 책을 끼고 다니던 그시절이 그리워지는맘이 드네요.
앤드류맘님이 영어를 그렇게 하여 배우게 되었고
학창시절때가 아닌 뒤늦게 배웠기에 앤드류파파를 만나게 되셨으니
영어가 이끌어 준 인연이군요 ㅎ
그런데 만일 그때 현대중공업에 입사 해서 울산 방어진에 살게 되었다면
어쩌면 저랑 만나게 되었을지도...ㅎ-
앤드류 엄마2013.02.22 11:23
여름하늘님도 학교다닐때 그 책으로 공부하셨군요.
전 학교다닐때 학습준비물 사러 문방구나 갔었지
서점이나 도서관을 본적이 없었어 그런책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책살것도 아닌데 서점가서 책 둘러볼만큼 배짱이 없었고,
학교마치면 집으로 직행해야 했기에 읍내 도서관갈 시간이 없었죠.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용이 아니라 장학사 시찰용이었던것 같고.
다음에 미국오실 계획있으시면 영어공부 다시해보시죠?
현대 중공업에 입사했더라면 남편을 못만났을테니
제가 어떤 남자와 결혼했을지 상상이 되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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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인연이라고 하지요.
인연이 만나 질려고 현대 중공업대신 한국중공업으로 직장을 갖게 되었지요.
그리고 노력하고 공부했기 때문에 영어를 남보다 잘해 앤드류 아빠도 만나게 되고요.
팔자는 또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요.
원하던 인연을 만나 같이 노력하고 열심히 살면서 좋은 팔자를 만드는 주위의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부모님이 대학 보내주시지 않았어도
남편과 만나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했으니 좋은 일입니다
열성적이고 긍정적인 앤드류엄마 앞에 많은 가능성이 보이네요.-
앤드류 엄마2013.02.25 09:59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행하기위해서 한 영어공부가 미국남자와 결혼해
미국에 살게 될줄은 몰랐네요.
칠십에도 꿈을 이루기위해 도전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저도 용기를 가져야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또 어떤 길을 가게 될런지
지나는 차창밖 풍경을 즐기며 흥미있고 순탄한 여행이 되길 희망해봅니다.살다가 이런 몸살은 처음인듯하다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다더니 꼭 그꼴이다
나이가 들었나 보다 이런 고통이 내게도 오는 걸 보니.
신랑은 수영을 처음 시작하면 한번씩 오는 몸쌀이라고도 허나
이 상태가 영원하다면 어찌 살거나 싶다.
해도 신랑이 설겆이도 해주고 생전처음이라며 밥도 해주고 늦은 밤 문열은 약국 찾아 약도 사주고 허니
그 정성이 고마워 빨리 털고 일어 나야지 싶은 맘 가득하다.
내몸이 아프고 만사가 귀찮아 질때 그래도 우스개 소리도 해주고 걱정해주는 신랑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
이 신랑 없음 얼마나 세상살기가 막막할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하루일세-
앤드류 엄마2013.02.26 11:38지난주에 바쁘더니 몸살이 왔나 보다.
아이 엄만 아프면 도와줄 사람이 없어니 외롭고 서러우니 아프면 안되는데
넌 자상한 남편을 만나 호강을 하네.
독감이 빨리 낫길 바라며,
어쨌던지 건강 잘챙겨서 좋은 남편과 오래오래 해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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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맘 블로그 애독자입니다.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내시고 씩씩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현재까지의 삶이 하나님께서 미리 예정하신 삶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블로그 읽고 많은 감동도 받고 은혜도 받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행복하시고 늘 주안에서 편안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앤드류 엄마2013.02.26 11:42애독씩이나 하신다니 부끄럽습니다.
귀한 시간내어 제 블로그 찾아주시고 또 이렇게 댓글까지 올려 주시니 감사하고
제 글에서 감동과 은혜를 받으셨다니 영광입니다.
앞으로 좋은 글 올리도록 노력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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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 축하드립니다.
남편께서 와이프 잘 만나셔서
멋진 애들 낳아서 잘 살아기시는
참 무난하신 아저씨고,
와이프는 동네반장감으로
국제적인 공익광고의 선두자시니
참 멋진 조합입니다
하나하나 하나님께서 다 만들어 가신것 같아요 [비밀댓글]-
앤드류 엄마2017.07.12 15:41남편이나 저나 시골에서 무뚝뚝한 가정에서 자라
특별히 내 세울것도 없고, 둘다 경상도 아저씨, 아짐매과니
성질도 부리고, 목청도 높이기도 하지만,
둘다 서로를 잘 만났죠.
전 덕분에 주님도 만나고.
아이들 일로 주로 부부싸움을 했었는데,
이젠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령씨와 남친이 보시면
무슨 저런 재미없는 부부도 있나 하실겁니다.
재미없는것에 익숙해져 무료하지 않거든요.ㅎㅎ [비밀댓글]앤드류 엄마님은 고등학교 생활을 어찌 하셨길래 담임샘이 추천을 여러번 해주셨을까요?그때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학생이셨을까요? 뭔가 눈에 띄니 추천서를 계속 써주셨을거 같은데 궁금합니다~^^ - papaya2021.12.04 09: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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