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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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들

몇일사이에 듬직해진 큰 아들

앤드류 엄마 2012. 7. 18. 11:15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친 큰 아들이

지난주 5일간 Taste of Chicago 행사때 쓰레기 치우는 알바를 하느라

집을 떠나 지인의 집에서 5일간 머물며, 34도가 넘는 그 더운날 햇볕아래서

매일 9시간씩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음식쓰레기 치우는 일을 했다.

 

그리고 행사 마지막 날인 일요일밤엔 마무리 정리를 하는라 자정까지 일하고

밤 2시쯤 집으로 돌아와선 또 그날 학교 크로스컨츄리 팀들과 카누Trip 을 가기위해

새벽 4시 20분에 학교에 갔다. 

 

그날 많이 피곤할텐데 잤다간 못일어 난다며 (이동하는 2시간동안 버스에서 자겠다고)

씻고는 캠핑갈 가방 정리하고 티브보며 깨어있다 그대로 학교로 갔다.

아들말따나 몇시간 동안 잠을 잔 난 머리도 띵하고 눈도 아팠는데,

녀석은 나보다 더 말짱하니 기분좋게 인사하고 스쿨버스에 올랐다.  

 

집사님의 남편분(권사님)이 해마다 이 행사장 청소용역을 맡으시기에 미리 부탁을 드렸는데

밤 11시에 일 마치고 기차역까지 걸어가는 것도 위험할것 같고,

또 8시간일하고 피곤할텐데 출.퇴근하는데만 하루 4시간씩나 소요되어, 안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집사님께서 자신의 집에서 지내면서 남편과 또 아빠를 돕고있는 아들과 함께 출.퇴근 하라고

배려를 해주셨다.

 

그러나 녀석이 숫기가 없는데다, 월요일새벽에 캠핑을 가야하니

참 좋은 기회인데 녀석이 거절하겠다 싶었지만, 혹시나 하고

"넌 친구도 많지않고, 이곳에 외가도 없어 고모네외엔 가본집이 많지 않은데  

엄마 친구네집에 형도 있어니, 그집에서 몇일 지내는것이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될수있다며

일요일날 너무 피곤해서 일을 못하겠으면 토요일까지만 해도 된다니 엄마 친구네 집에서

지내며 일을 해보지 않겠냐" 고 했더니 녀석이 바로 가겠다고 했다.

친구들이 이번 여름방학때 일을 많이 하기에 자극을 받았나?

 

처음으로 아들녀석을 지인의 집에 몇일씩 신세를 지게하고,  

또 처음으로 오랜시간동안 일을 하게되었는데,

눈치없는 녀석이 예의없이 행동하지는 않을지? 일은 잘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집사님과 권사님께서 앤드류를 보니 10년전 당신 아들모습을 보는것 같다며 

잘 이해를 잘 해 주셨고, 녀석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고, 또 일을 묵묵히 잘한다고 해

다소 안심이 되었다.

 

원래 근무시간은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8시간이었는데, 총괄하시는 권사님과 함께 출.퇴근을 해야해

1시간 먼저 출근했다. (9시간 시급을 받으니 녀석은 더 좋았겠지만).

집사님댁에서 시카고 행사장까지 1시간정도 소요되기에 5일동안 녀석의 일정이

먹고, 자고, 일하기 였다.

 

저녁늦게까지 일을 하니 현장에서 저녁을 사먹어야 했는데

첫날 사먹고는 둘째날은 비싸다며 사먹지 않고 일마치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햄버그집 들러 사먹었단다.

그리고 셋쨋날부터는 자신이 맡은 구역안에 있는 가게들이 주는 샘플음식을 주어서

덕분에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았다고.

 

일을 마친 녀석의 옷에서 음식 쓰레기냄새가 났고, 얼굴과 팔, 다리는 새카맣게 탔지만 

녀석은 해 냈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 얼굴이 환하니 밝았고,

그동안 집사님 아드님과도 많이 친해진듯 했다.

 

또한 집으로 올때도 피곤할텐데 차에서 자지않고, 

평소 말이 없던 녀석이 50분 내내 신이나서 일터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려 주어서 난 졸음운전도 하지 않고, 모처럼 아들과 심야데이트를 잘했다.

 

5일만에 만났더니 녀석이 그 사이 훌쩍 자라 듬직해진것 같았다.

 

 

2012.  7.  17. (화) 경란

 

추신 :  전가족이 총출동해 앤드류에게 일자리와 잠자리와 식사에 교통을 제공해주시고,

사랑으로 잘 돌봐주신 이 애순집사님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