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우리가 잘못알고있는 미국의 가족관계

앤드류 엄마 2010. 1. 8. 03:36

 여름방학을 맞아 중단했던 화요일 여성 성경교실이 다시 시작되었다.

먼저 각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소개했는데, Tee 의 남편회사가 갑짜기 정리되어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은퇴를 했는데, 결혼후 처음으로 남편과 온전히 둘이서

여름을 보냈다며 너무 행복했단다.  남편 Tom 이 자기의 가장친한친구라며.

남편과 고등학교때 만나 결혼생활 40년을 포함 근 50년세월을 함께 했으면서

아직도 연애하듯 살고있다.

  

성경교실에서 가장 연장자인(70대) Eleanor 는 몇년전 남편을 여의고 혼자사시는데,

혼자되시고나서 결혼한 막내아들이 가끔씩 엄마를 모시고 둘이서 여행을 가는데,

(주로 크루즈여행) 지난 여름엔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왔다고해 또 한번 우리를 부럽게

했다.  사실 미국에서도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다들 자기남편에게도 엄마가 있다는

생각보단 자기 아들이 Eleanor 아들을 닮았으면 이런 동상이몽이었겠지만.

성경을 가져가 시간있을때마다 주로 성경을 읽었지만, 아들과 함께 있었던 좋았다고.

 

또한 우리 영어반에서 가장 연장자이신(70살) 루시는 운전을 못하기에, 아들이 주 3회씩

매일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2시간 수업하는동안 기다렸다 다시 모시고간다.

근데 놀라운것은 그 겸손하고 수수하게 보이는 그 아들이 경제학 박사란다.

중국과 관련 일을하는데 재택근무를 하기에 어머니를 모시고 다닐수 있다고.

할머니가 연세탓에 같은 반에서 벌써 몇년째 공부하고 있는데도 웃으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는 아들을 둔 루시할머니가 부러웠다.

 

내친구 쥬디의 친정엄마는 50분 거리에 사는데, 쥬디의 다른 형제자매들도 다들 1시간

이내에 살고 있기에, 딸 3명이 각자 다른요일을 정해 일주일에 한번씩 엄마를 방문한다.

쥬디엄마가 자식들이 한꺼번에 같이 오게되면 자긴 하루밖에 볼수없으니,

각각 따로 방문하라고 했다고.  형제가 많으니 집안의 결혼식이나 고등학교 졸업파티등

가족행사가 많기에 가족들 모임은 그때와 크리스마스때하고.

매주 화요일은 쥬디 언니가 엄마모시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목요일은 여동생,

쥬디는 화, 목요일을 피해 시간날때마다 방문한다. 

쥬디남편또한 쥬디못지않은 효자다.

쥬디남편 빌의 아버지는 석유회사 중서부 유통 총책임자였지만, 지독한 구두쇠였다고.

그런데 아버지가 갑짜기 뇌졸중으로 사망하자, 유산을 물려받은 빌의 엄마는 갑짜기

자기세상을 만난듯 돈을 엉청망청쓰다가 와중에 주식에 넣었던 돈을 주식파동으로

몽땅잃었다고.  차가 없기에 가족의 도움없이 혼자 살기 힘든 엄마를 빌이 우리동네

근처에있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거주하는 모빌하우스로 모셔 왔다고.

그때부터 빌이 매주 화요일마다 (빌은 일요일 일하고 화요일에 대신 쉰다)  

아침 8시부터 2시까지 엄마의 운전수겸 포트가 되어준다.

우리같음 그 많은 유산 하나 물려주지않고 탕진한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 찾아가지도

않을 자식들이 많았을텐데. 

 

옆집에 사는 Beverly 는 60 대말인데 (친정엄마와 동갑이시다) 몇년전 혼자사시는 친정

엄마가 큰아들을 암으로 잃고 충격을 받자 그이후로 Beverly 가 친정엄마를 모시고

살았다.  그전에도 친정엄마집이 근처인데 식사준비와 시장은 Beverly 가 해 주었다.

그런데 94살이신 Mrs.Mussario 가 몇달전 낙마하시고나서 거동이 불편한데다 치매끼가

있어 병원에 계시다가 양로원으로 옮겨셨는데, 매일 점심때쯤 방문해 점심식사도와주고

(원래 도우미가 다 알아서한다) 바깥나들이 시켜 주신다.

Beverly 부부뿐만 아니라 근처에 사는 손자들과 그 가족들도 수시도 방문하고,

Beverly 부부가 여행을 가거나 아리조나 집에 잠깐씩 지내다 오게되면 큰손자가

매일 할머니를 방문한다.

Mrs.Mussario 가 옆집으로 오신뒤 가끔씩 방문했더니, 친구들이 하나둘씩 다 떠났다며,

내가 가장 친한 친구라며 나의 방문을 엄청 반기시는데(치매끼가 약간 있는데도 아직

내이름을 기억하고 계신다)  학교다니고부턴 시간이 더 부족해 자주 방문하지 못하기에

찾아뵙고 작별할때 마음이 무겁다.

지난 9월 9일 94살 생신때 할머니아래 4대째 전가족이 모여 축하해주며 100살 생신때까지

사시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너무 보기좋았다.

 

그리고 아이들 축구응원가서 보면 손자의 동네 운동경기를 응원하러 플로리다에서

오셨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 많은 양가조부모님들이 손자,손녀경기를 응원해주러

오신다.  가까이 사시면 매 경기마다 오시고.  

고등학교행사에 단역으로 출연해도 전친척들에게 동원령내린것처럼 몰려와서는

축하해주고, 매일 저녁행사때마다 참석해 격려해 주는 부모. (입장료도 $7라 하는데)

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린손자, 손녀들데리고 다니고 영화관으로 식당으로 나들이를

즐기시며, 딸과 며느리부부에게 휴가도 주고, 그런 시간들이있었기에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할머니랑 영화보러도 같이 가는것 같다.

저녁엔 가족과 시간을 함께 하기위해 출근하기전에 운동하려 새벽에 집을 나가는 아빠,

자녀들과 시간보내려고, 아이들 동네축구 코치로, 교회와 학교로 자원봉사를 하는

엄마, 아빠들 비롯해,

고등학생인 쥬디의 딸과 아들들은 어린 조카가 오면 하루종일 놀아주고,

제니가 병원에 입원하게되면 미혼인 밥의 조카가 시간될때마다 어린사촌들을 돌봐주고,

삼촌이 암에 걸렸다며 울먹이면서 기도를 부탁하는 스테파니,


강연으로 출장이 잦은 유명작가가 아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아 (출장후 아들에게 아빤 네가

무지 보고싶었는데, 너도 아빠보고싶었지 했을때 아버지가 자주 부재중이었기에

"아니"라고 했단다)  아들과함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일정을 줄였다 이야기하며,

90년대 최고인기 가수였던 Garth Brooks (음반판매 1억 천6백만장)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위해 인기절정일때 잠정은퇴를하고 아이들 동네축구코치로 자원봉사를하고,    

남편을 존경할수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며, 매일아침 화장실 유리거울에

남편에게 감사메모를 띄우는 쥬디를 보면서 진정한 가족의 사랑이 어떤 것이지를

배운다.  쥬디가 성경에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야한다고

했다며, 자기가 그것을 실천한후 남편 또한 많이 변했다며 나보고도 자기처럼 사랑의

메모를 시작해보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어떤광고에서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했지만,

평소와 다른모습을 보이려니 엄청 쑥쓰러운데다 영어까지 걸림돌이라 고민만하고있다.

 

높은 이혼율과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기에 가족의 의미가 한국보다 더 약할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주위미국사람들의 모습에서 난 참된 가족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린자녀에겐 친구같은 부모, 나이든 부모에겐 또 부모같은 자녀들의 사랑과

한국보다 더 친척들과 가까운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아이들이나 연세드신 부모들이 원하는것은 함께하는 시간이지 물질이 아니다.

남편이 두아들과 함께 각종 과학실험을 하고, 차고에서 물건을 고치면서 아들에게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행복을 느낀다.   

참고로 대부분 미국사람들은 퇴근후(4시 30분) 집으로 직행해서 집안일을 하며,

회식이나 모임같은것이 거의 없는편이다. 

그래서 미국은 심심한 천국이고,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란다.

 

예전 한국신문에서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라며 퇴직한 남자들의 호칭이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를 기준으로 영식님, 한식씨, 두식군, 세식 뭐라 칭한다는 기사를 읽고 한참동안

씁쓸했다.  제발 가정으로 일찍 돌아가서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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