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2008년 여름이야기

앤드류 엄마 2010. 1. 8. 03:30

이웃들이 하나같이 여지껏살면서 가장 시원했던 여름이라고 했듯이 올여름 시카고지역의 여름은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그래 아이들이 바깥에서 보낸시간들이 많았기에 기나긴 여름방학도 금방 지나간것같다.

남편이 여름학기를 수업을 받게되어 가족여행은 못했지만, 아이들과 또 친구와 자전거를

참 많이도 탔다.  전가족이 함께 자전거로 50킬로미터길을 두번이나 완주했기에 뿌듯했고, 

막내 데이빗이 10살인데 약골이라 사람들이 모두 놀랜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큰아이

에게 다음에 친구들과 장거리 자전거여행도 가고, 한겨레 기자님처럼 자전거로 미국동서를

횡단하는 모험도 해 보라고 권했다.  작은아이가 지루해 할때엔 둘이서 대륙별 국가 이름

맞히기, 수도맞히기, 미국 주이름과 주도맞히기등 게임도 하고, 중간중간 간식먹고, 목적지

에 도착해서는 포상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해마다 조금씩 더 멀리 가보자고 했는데,

내가 먼저 중간에서 기권하게 되지나 않을지?

 

해마다 여름초에 우리교회에서 2박3일로 가족캠핑을 가는데, 그때마다 집안행사가 생겨

올해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캠프첫날 날씨가 나빴는데다 남편과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음날 합류했야했다.  갑짜기 생긴일인데다 교회인명부엔 집전화번호 뿐이어서

연락도 못하고 늦게가 걱정할까봐 죄송했는데, 지극히 한국적인 나만의 기우였다. 

자유로운 미국사람들 특성처럼 모든것이 자율이었다.  교회에선 장소섭외와 특별강연(외부

초청자강사모시고 아침, 점심 두번씩) 준비만 하고, 참가자 인원파악도 하지 않았다. 

아마 어떤가족이 일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었도 담당목사님은 모르실것이다.  

오다가 혹시 사고가 생길수도 있기에 인원파악이라도 해서 늦은사람들한테 연락해주는

한국식의 챙겨주는 인정이 조금 그리웠다.

교회캠핑은 텐트와 캐빈에 띠라 참가비만 다르고, 식사도 식당에서 사먹든지 만들어먹든지

가족들이 알아서 하고, 교회 강연을 제외한 모든 일정은 자율이었다. 

그러니 우리가 갔을때 떠나는 가족도있고, 이틑날 저녁늦게 도착한 가족도 있었다.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사람옆에두고 우리끼리 먹는것은 영 불편한데 (권했는데

상대가 사양하더라도)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주위사람들한테 권하지도 않고 가족들끼리만 먹었다. 

텐트촌이 넓지않은데다 다들 아는 교인들인데 어떻게 그럴수있는지 신기하기까지했다. 

 

미국생활을 오래하지 않았지만 이젠 간편하게 사는 미국식에 익숙해져 식사도 간소하게

첫날 점심은 컵라면과 과일, 저녁은 핫도그와 콩,옥수수를 준비했고, 아침은 교인들과

나눠먹으려고 추가로 몇가지 더 준비했다.  점심은 교회에서 제공해 단체로 먹었다.

아침으로 팬케익에 소세지와 계란을 준비했는데, 아이나 다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으로 도너츠와 커피 또는 팝타이즈

(비스켓속에 잼들은것)를 먹고있었다.  

그래 난 작은것으로 큰 인심을 썼다.  내가 팬케익믹스를 사용하지않고 옛날식으로 만드니까 얼마나 신기해하는지

아이들이 맛있다면서 자기엄마한테 나처럼 좀 만들어봐라고했다. 

저녁에 캠파이어 장작불을 피우자 다들 저녁메뉴가 핫도그인지 남자들이 하나같이 꼬챙이에 핫도그를 끼워 굽고있었다. 

아이들은 메쉬멜로를 굽고.  그 풍경이 얼마나 우습든지... 한국에서 단체로 캠프갔다면 저녁엔 삼겹살과 찌게가 있었을텐데...

그날 저녁 갑짜기 오랫만에 삼겹살이 생각이 간절했다. 

캠프장에 실내체육관이 있어 농구와 배구 그리고 암벽타기를 할수 있었고, 야외는 수련장

처럼 출렁다리건너기, 밧줄타기등 여러가지 시설들이 많았으며, 발야구도 하고, 캠프장내

호수에서 수영도하고, 근처 강에서 카누도 타고, 모닥불을 앞에두고 평소 인사만 하든

교인들과 밤늦게까지 이야기도 나누고, 가족모두 즐거운시간을 보냈기에 내년에도 꼭 참석하자고 했다.  

 

해마다 6월 마지막주부터 7월 두번째주까지 Taste of Chicago 행사가 있는데,

아마 시카고 시에서 개최하는 행사중 가장 큰 행사일것 같다.  50 개가 넘는 음식부스엔 세계 각국 음식이 있고,

하루 몇번씩 무료콘스트가 열리기에, 해마다 몇백만명씩 시민들이 참석하는데,

나도 해마다 참석했다.  주말마다 유명가수들의 무료콘스트가 있는데, 올핸 스티브원드공연

이 있어 작정하고 일찍갔는데도 서서 보아야했다. 그런데 그 긴시간을 줄서서 입장하고

공연기다리며 이시간을 기다렸는데, 막상 콘스트가 시작된지 30분만에 다시 빠져나왔다.  

평소 스티브 원드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인지, 너무 시끄러워서 인지,

열광하는 관중들처럼 스티브원드의 음악에 취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몸도 가눌수 없을정도였기에,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차라리 한적한 무영인사들의 공연을 보는것이 한결나았다. 

그런데 수많은 음식부스가 있는데도 마땅히 먹고 싶은것이 없었다.  어떤사람들은 무엇부터

먹을까 고민한다고했는데, 난 인파에 치여서 어서 빨리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였다.

우리동네 인구가 많지않은데다 다운타운도 없기에 가끔씩 도시의 많은사람들과 분주함이

그리울때가 있었는데,이젠 나도 조용한것에 익숙해져서인지, 군중속에서 길잃은 사람처럼

허둥거리고 있었다.  그 많은 음식부스에서 한국음식이 빠져서 몹시 서운했다.

예전에만 해도 한국식당에서 운영하는 부스가 있었는데, 작년엔 인터네셔널부스에 포함되어 있더니,

올핸 아예 리스트에도 없었다.  매출이 부진했나?

이런 행사는 한끼로 식사하는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맛보는 즐거움을 원하기에 양이 많은

음식보단 량도 작고 간단한 음식을 선호하기에 식당음식보단 닭고치나 호박전, 감자전,

과일빙수같은것을 팔면 힛트칠텐데... 

이런음식들은 내가 우리이웃을 통해 검정된 음식들인데, 매운맛좋아하는 사람들은

닭꼬치 무지무지 좋아한다.  한국식의 메콤달콤새콤한 맛은 미국에 없는 독특한 맛이기에.

팥빙수는 여름초에 시카고 트류뷴에 올 여름에 먹어야할 20가지 특집란에 한인타운의

팥빙수가 선정되었있었다.  미국 아이스콘은 얼음에 단맛나는 식용색소첨가한 것이

전부이고, 팥싫어하는 미국사람들이 많기에 과일빙수팔면 정말 잘 팔릴텐데.

가끔씩 우리동네 페스티벌할때도 먹거리가 너무 단조롭기에 내가 한번 한국음식코너를

열어봐 하는 유혹을 갖게되는데, 이젠 나이탓인지 일벌이기가 싫어 포기하게된다.

혹시 식당업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현재 식당업을 하시고 계시는분이 있다면 참조 되었으면 한다.

내년 Taste of Chicago 에선 이런음식을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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