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의 여름방학

앤드류 엄마 2010. 1. 8. 02:44

장장 11주나 되나 기나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지난주에 개학을 했다.

우리집도 아이들 개학과 더불어 일상의 나태에서 벗어나 다들 각자 위치로 되돌아가 

바쁜일상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방학동안 쉬었던 남편도, 다시 가을학기부터 두과목을

등록했고, 나도 시간나는대로 영어공부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큰 아이가 6학년되니

5학년때와는 수업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반과 담임이 없고, 첫시간부터 시간표대로

해당교실을 찾아다녀야 했다.  큰아이 시간표가 공부하기 좋게 배정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과학, 사회, 수학, 음악, 자율학습, 영어읽기(독해, 말하기), 영어쓰기(문법), 체육인데,

시간표가 요일별로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 이시간표로 6학년내 하고, 음악은 1/4분기,

 2/4분기는 미술, 3/4분기는 컴퓨터 타자, 4/4분기는 컴퓨터를 한다고)

 

  미국은 여름방학마치고 바로 학년이 바뀌기에 방학숙제가 없으니 대부분 방학내내

놀기만한다고.  그래도 난 한국엄마인데다 방학동안 학습태도가 너무 흩트려지면 개학후

힘들수있기에 집에 있는날 영어와 수학 2장씩 풀고, 한글책 읽기등 숙제를 주고는

숙제마치기전까진 티브와 게임, 바깥놀이를 금지시켰다.

평소에도 불평이 많은녀석인데,  다른아이들 없는 숙제를 엄마가 주자 처음부터 불평

이었지만, 공부와 생활태도는 습관으로 만드는것이 중요하기에, 방학의 의미와 습관이

사람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반복해서 들려주고, 주중에 하루1시간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자유시간이니 방학 실컷 즐기라고 해주었다.

그래도 녀석은 숙제조금하다 엉뚱짓하다 몇시간씩 붙잡고있는날이 많아 성질급한 내가

천하태평녀석땜에 여름방학내내 오르는 화를 참느라 얼마나 마음고생했는지...

그러나 숙제를 빨리하지않아  TV와 게임시간을 놓치고, 친구와놀지도 못하고, 시즌회원인

동네 수영장도 문닫기 1시간전에 가게될때도 생기면서, 숙제마치는 시간들이 조금씩 빨라졌고,

숙제에 대한 불평도 무시했더니 아침먹고나면 숙제하는것으로 바뀌었다.

난 녀석이 숙제를 통해 효율적으로 시간관리하는법을 배우길 바랬고, 빠른시간내 집중해

숙제를 마쳐 집중력을 키우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리고 녀석못지않게 나도 부모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여름방학을 녀석과 밀착해 보내고 나니, 자녀교육은 정말 일관성이 중요한데, 엄마가

자녀외 다른일로 바쁘면 일관성 유지가 쉽지않음을 알게되었다.

지난 2번의 여름방학동안 집안일과 방문한 손님들 때문에 우리아이들에 대해 소홀했음이

후회되었다.  부모교육을 미리받고나서 자녀를 키워야하는데 키우면서 배우게되니

녀석도 나도 힘들었던것 같다.

녀석이 11살이 되었어야 학습태도는 10살전에 잡아야 한다는 전문가 글을 읽고

지난시간들이 얼마나 후회가 되든지... 

 

개학하기전 학교 오리엔테이션때 아는선생님이 앤드류한테 여름방학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물었더니,

녀석이 나 들어라고 예의 불만썩인투로 매일숙제했다고 했다.

방학중간까지 각종 캠프에 캠핑에 잘 놀아놓고서.

그런데 선생님이 참 잘했다면서 자기 아이들도 방학동안 매일 조금씩 책읽기와 수학

문제풀이를 시킨다고 하자, 여름방학동안의 원망이 많이 풀린것 같다. .

 

  녀석은 방학동안 꼭 숙제만 한것처럼 생각하는데, 6,7월동안은 놀은 시간이 더 많았다. 

방학하고 둘째주까진 축구시즌이었고,  세째주는 일주일간 인근 고등학교에서 하는

축구캠프갔고, 그 다음번에 농구캠프, 한주쉬고 배구캠프, 그 다음주는 교회에서

위시콘신에 일주일간 캠프을 갔다왔고, 몇주뒤엔 가족휴가다녀왔고, six flag (놀이공원)

두번, 시카고미술관, 이렇게 많이 놀았는데, 왠 숙제타령인지.

 

아마 이번 방학중 녀석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교회캠프일것 같다.

아이들을 캠프보내고 많은 부모들이 걱정을 했는데, 난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다. 

숙제와 엄마 잔소리에서 해방되었는데다, 친구좋아하는 녀석이 친구들과 24시간동안

함께있으니 신이 났을테니까.

내가 중학교때 처음으로 수학여행갔을때, 밤에 엄마보고싶다고 우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난 학교마치고 집에가면 부모님은 들에 일하러가시고, 집안일만 잔뜩 날 기다리고 있기에

수학여행동안 집안일에서 해방되어 좋았기에, 녀석도 그때 내마음같을것같았다.

(그때 친정엄마랑 전화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가 큰 소리로 웃었다)

녀석한테도 일주일간 숙제없으니 맘껏 휴가를 즐기라는 메일을 보냈다.

다녀와서 솔직하게 말해서 집생각난적있냐고 했더니 몇번있었단다.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내년에도 꼭 가고 싶다고.  어떤아인 게임을 하지못하기에

내년엔 오지 않을거라 했단다.  딸들은 엄마,아빠보고싶다고 했을텐데, 아들들은 게임기가

그리우니 참.

  

  앤드류말을듣고 이웃아이들한테 방학동안 공부좀하는지 물었더니, 공부하는아이들이

없었다.  다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라 좀 놀랬다.

그리고 고등학생은 학기중에 금요일저녁과 주말, 여름방학땐 매일 파트타임까지 한다. 

괜찮게 사는집아이들도.

부모들 왈 시간이 많음 사고치기에, 바쁘게 만들어야하고, 일을 해봐야 돈가치도 알게되고,

또 대학학비도 보태어야한다고.

이웃집아들은 그렇게일하고도 올해 일리노이 주립대 건축계열로 입학했고, 

남편 이종사촌아들은 평소 별로 공부하는것 같지않았는데도 인구 800명되는 시골고등학교에서

미시건주립 의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고해 많이 놀랬다.  

두집다 엄마들이 아들교육에 그리 신경쓰는 사람도 아닌데, 합격소식을 듣고나서

아들이 알아서 잘하니까 신경쓰지 않았을수도 있겠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쥬디가 언제가 나보고 앤드류가 그리 머리좋은 아이가 아닌데 너가 너무 욕심이 큰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 내가 신경쓰는것은 덜렁거려 실수를 자주하는것과 (습관되면 중요한

시험도 실수하게되기에), 모르는것은 알고 넘어가야 하는데, 녀석은 모르면서 아는척하고

넘어가려고 해 고쳐야하는데, 녀석이 노력하는것 같지않아 같은 문제가 반복되니

우리 둘이 불화음이 생기는것이라고.

또한 궁극적으로 내가 우리아들들한테 원하는것은 좋은성적이 우선이 아니라

해야 할일은 미루지말고 먼저하고, 학습도 자기주도적으로 하게되게끔 훈련시켜,

나아가 자기주도적인 삶을 사는 사람, 책임감있는 사람이 되어, 좀더 나은 미래를

갖도록 도와주는 지극히 당연한 부모로서의 할일을 하는것인데,  쥬디눈엔 내가

교육에 극성을 뜨는 엄마로 보였나보다. 

이런훈련들을 아들이 제대로 받아준다면 나중에 늙어서 다 큰 아들 걱정하지 않고 

살수 있을것 같기도하고.  노후에 맨 자식걱정하는 사람보면 얼마나 딱한지.  

   

  큰아이와 달리 운동을 잘하지도 좋아하지않는 작은아인 여름방학내 숙제마치고, 책읽고,

도서관가고, 나랑 자전거타고, 수영장만 왔다갔다 했다.  

운동량이 적어 태권도를 보내고 싶은데, 여긴 가라테구장만 서너군데고 태권도장이 없어,

가라테를 보내야하나 고민이다.

운동을 못하니 피아노라도 가르칠까했는데, 레슨비가 너무비싸 포기했다.

(30분에 25달러란다.  그래 동네 고등학생한테하면 좀 싸겠지 싶어 물었더니 30분에 

12달러달라고 하는데, 남편이 고등학생한테 그렇게 많이주고는 하지말란다.

내 급식소 시급보다 3배가 많다면서- 세금공제후. 내가 그 가치밖에 않되는것은 내탓인데)

미국은 운동을 싫어하면 할수있는것이 많지않는데다, 녀석은 사회성 장애가있고,

레슨비가 비싸니 할수 있는게 별로 없기에, 녀석에게 책읽기외 무엇을 시켜주어야하나

늘 고민이다.

 

  여름방학이 너무길어 아이들이 개학을 기다렸기에 방학 휴유증없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는것 같고, 여름방학 숙제덕분에 숙제속도가 빨라져 우리집

분위기까지 좋아졌다.

특히 데이빗은 방학이나 휴가후 학교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올핸 그렇지않아

위안이 되었다. 

어느새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은 희미해지고 (이런것은 아들도 나와같은 기억력을

가졌으면^^)  아들이 좋아지고있어, 아들한테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Thank you, Andrew! David!

I'm proud of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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