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들 학교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잠시 쉬다
세남자 점심도시락 준비하느라 어지럽혀진 것을 치우는데
데이빗 점심도시락가방에 있어야 할 샌드위치가 주방 카운터에 있었다.
아이쿠 또 깜빡했네.
오늘 아침에 벌써 녀석의 점심 도시락가방에 요쿠르트 숟가락 넣는것을 깜빡해
부랴부랴 70메타 떨어진 스쿨버스타는곳까지 갖다주고 왔는데 ...
한번은 앤드류 점심 샌드위치에 깜빡하고 치즈만 달랑 넣었던 적도있다.
예전에도 건망증이 있었지만, 최근들어 그 빈도가 점점 잦아져
나도 수애병(젊은 사람이 앓는 알츠하이머)인가 은근히 걱정되어, 긴장이 된다.
그제께 왠종일 우리침실에 창문이 활짝 열려져 있었는데,
그날 남편은 퇴근후 방풍용 창문틈새메우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창문으로 교환만 하고 근 6개월째 뒷마무리를 하지 않고있다, 일기예보듣고 뒤늦게 바빴다),
그래 남편이 그랬나 싶어 남편에게 창문열어 놓았다며 화를 내었더니,
남편이 자긴 퇴근후 2층에도 한번 올라가지 않았다며 아이들보고 누가 그랬냐며 화를 내었다.
하긴 꼼꼼한 남편이 그럴일이 없고, 아이들도 그럴일이 없었기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아침에 햇살이 좋아 블라인드 올리고 무의식중에 창문을 열었던것 같다.
어찌나 무안하고 미안하든지 슬거머니 꼬리를 내렸다
그날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왠종일 창문이
활짝열려있었어 오랫동안 방이 썰렁했다. 내가 미쳐.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세탁물도 넣지 않고 세탁기를 돌리지나 않나? (난 세탁시 세제
먼저 넣고, 물을 채워 세제 희석한뒤에 세탁물을 넣는다. 고농축 액체세제니 그러지않아도
되는데, 잘하려고 한것이 그 모양이다. 세탁 다하고도 한번 더 헹굼까지하였건만).
또 지하실에 뭐 가지러갔다가 가지러 간것이 생각나지 않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앤드류의 기말고사가 있던 하루전날
스쿨버스가 지나갔는데 아이가 오지않아 혹시 또 출입금지된 이웃친구네 갔다 연락해보니
그집에 없었고, 스쿨버스도 타지 않았단다.
학교에 확인해보아야 하나 어쩌나 하다 방과후 프로그램이 끝나는 5시까지 기다렸더니
큰아이가 학교로 데리러 와 달라고 전화를 했다.
집으로 오는길에 녀석에게 오늘 왜 늦었냐고 물었더니
화학 기말고사 총정리있다고 어제 말하지 않았느냔다.
그래 요즘 엄마가 깜빡깜빡하니 아침에 한번더 말해주어야지 했더니,
사실은 자기도 오늘 깜빡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말해주었다나.
이런것은 모전자전하면 안되는데...
지난 3년 5개월간 내가 학교다닐때도 건망증탓인지 아님 나이탓인지
금방 배운것도 금방 잊어먹기 일수라, 암기가 필요한 과목은 하루에 몇번씩
시간날때마다 외워, 머리가 아니라 눈과 입으로 기억시킬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시험끝나는 즉시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어느날 컴퓨터로 숙제를 하던 녀석이 내게 어떤 컴퓨터 프로그램에대해 물었다
그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녀석이 엄마 학교에서 배웠잖아요 한다.
그래 나이들어 공부하니 금방잊어버려 몇일전에 배운것도 기억못하는데,
3년전에 배운것을 어찌 알겠느냐, 그러나 30년전에 배운것은 기억하니
너 나이에 부지런히 외우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했더니 아이가 머쓱해했다.
지난달엔가 종영된 드라마 (수애 주연의 치매에 걸린 미혼여성의 사랑이야기 -
이 드라마로 인해 젊은 치매환자를 수애병이라 부른단다) 때문이 아니라,
몇개월전에 오십대 말인 미국의 여자농구 국가대표 코치가 치매에 걸렸기에,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젊어서의 잦은 건망증이 치매와 상관이 있는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치매환자처럼 옛날일은 기억이 잘 나는데, 몇일전일은 기억나지 않고,
건망증으로 인해 황당한 경험을 하게되기도 하고, 실수할수 있으니
앞으로 정신을 더 바짝 차려서 이 건망증도 다이어트를 시키든지 해야겠다.
2012. 1. 14 (토)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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