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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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캠핑

5번째 찾은 스모키 마운틴, 힘들었고, 비도 왔지만 그래도 좋았던 것은

앤드류 엄마 2024. 5. 29. 08:07

월요일 메모리얼 데이 휴일을 맞아 

올해도 가족 캠핑으로 스모키 마운틴을 다녀왔다.

집에서 스모키까지 623 miles (996.8 km)로

근 10시간 소요되지만,

산이 없는 미 중서부 시카고 랜드에서 

스모키가 아마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이라

시간도 없고,

 울창한 산림이 좋아서  

 몇 년째 계속 스모키로 가게 된다. 

 

중서부는 3월 말부터 5월까지 비가 잦아서 

스모키에 갈 때마다 비를 만나곤 했기에 

일기가 가장 우려스러웠다. 

 

 10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해주기에 

확인했더니 

우리가 도착하기 며칠 전부터 

  6일 동안 매일같이 비소식이었다.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천둥번개를 동반해서 

간헐적으로 쏟아지곤 하기에

재수 없으면 지난해처럼 

 산에서 비를 만나거나 

다른 해처럼 비를 맞고 텐트를 걷어야 해서 

 생각날 때마다 기도를 했다. 

 

일기변동이 심해 비 올 확률이 조금씩 줄었는데,

우리가 도착하는 금요일에도

비올 확률이 40% 였다. 

 

 

비가 온 뒤 초록이 더 싱그러웠다.

 

연휴를 맞아 도로 정체가 심해서 

 금요일 밤늦게 캠핑장에 도착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주님 감사합니다가 저절로 나왔다. 

그날 오전에 비가 내렸다고.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도 비가 계속 내렸으면 

캠핑장에 들어가지 않고,

근처 숙소에서 숙박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착한 첫날밤에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오락가락해 

 자면서 아침에도 비가 오면 어쩌나 했다. 

 

새벽에 새들의 떼창에 잠이 깼다. 

비가 오지 않아 또다시 땡큐 God 하고는

피곤해서 다시 잠이 들었다가 7시에 일어났다.

(그곳이 일리노이주보다 한시간 빠르다)

남편은 장거리 운전에 피곤했는지

일어나지 않아서 

혼자 일어나 캠핑장을 한 바퀴 했다. 

 

남편이 늦게 일어나

늦은 아침을 준비해서 먹고 치우고 나니 

 주변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비줄기가 굵어지고, 

 이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침 먹고, 치운후라 또 땡큐 God! 하고는

텐트안으로 피신했다. 

부지런해서 아침 일찍 서둘렀던 사람들은

산에서 비를 맞았을 듯.

 

보슬비였음 우산을 쓰거나 판초 입고

캠핑장 주변을 걸었을 텐데,

비가 엄청 내려서 텐트안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는데, 

 2시간이나 내렸다. 

 책과 노트와 우산과 판초를 차 안에 두고와

시간이 아까왔다. 

 

비가 그쳤을 때 시간이 어중간해서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는

왕복 7.2 킬로미터 되는 

Gabes Mountain Trail to Hen Wallow Falls을 다녀왔다. 

   

    비가 그친 뒤라 습도가 좀 높았는데다 

   라면을 조금 많이 먹어서인지 속이 좋지 않아

 7.2 키로인데 꽤 고전을 했다. 

* 남편과 데이비드를 생각해 4개를 끓였는데,

 남편이 적게 먹어서 남았다. 

 남은 음식, 버리는 것이 일이라

 그것을 내가 먹었던 것이 실수였다.

  쓰레기통에 버릴것을. 

    

비가 계속 와서인지 계곡과 폭포에 물이 많았다

폭포 주변에 가니 벌써 온도가 떨어졌다 

 Gabes Mountain Trail to Hen Wallow Falls 

 

물이 얼음 녹은 물처럼 차가웠고,

폭포주변 기온이 얼음골처럼 차가왔는데, 

웃통을 벗고 물과 노는 젊은 청춘들의

건강함이 보기 좋았다. 

 

데이비드는 추위를 많이 타니

한여름에도 더위를 많이 느끼지 않아 웃통 벗는 일이 없다. 

 

다음날은 캠프 인근에서 가장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에 갈 예정이라 

토요일 저녁에 공원관리소에서 안내한 일요일 일기예보를 확인했더니 

(캠핑장과 산엔 전화도 인터넷이 되지 않기에

공원관리소에서 매일 안내하는 날씨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오전 11시 전에 소나기가 올 찬스가 있고,

또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천둥번개와 소나기가 내릴 찬스가 있고,

2시 이후에도 소나기와 천둥번개가 예상된다고. 

말장난도 아니고 무슨 일기예보가 이런 지.

  하루종일 소나기와 천둥번개가 예상된다는 예보였다.

 

그날밤에 기도를 하고 자는데 빗소리 바람소리가 오락가락해 

다음날 걱정이 되었다. 

 

새소리와 텐트 안으로 비추는 빛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비가 오지 않아서 땡큐 God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혹시 날씨가 급변해서 비가 내릴 수 있으니  

아침으로 커피에 소시지 남은 것 데워서 먹고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와 과일을 준비해서 

일찍 출발했다. 

 

Mount Cammerer Via Low Gap Trail 정상 부근 

캠핑장에서 왕복 11.1마일 (17.76. 키로메타) 

왕복 7시간 소요.

정말 오랜만에 닥터인 전망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3시간 이상 고생해서 올라간 보람이 있었다.  

* 계속되는 비로 정상 부근의 등산로에

    진흙구덩이가 몇 군데 있었어 불편했다  

 

이곳 안내서에 많이 힘든 코스라 해서 다소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험한 코스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처음 3마일 (4.8킬로미터) 은

   오르막 경사가 심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 4.8 킬로미터가 엄청 멀리 느껴졌다. 

  코너 돌아가면 끝인 줄 알았는데, 

    코너를 돌아도 돌아도 끝이 아니었다. 

 

평지에서만 걸어니 체력이 많이 약해졌는 듯. 

점심 먹고 학교에서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는데,

땀이 나면 안 되니 10분 이상을 못하고

   복도에서 걷곤 해 오르막을 조금만 걸어면 헥헥했다. 

난 오르막이 쥐약인데,

남편은 내리막에 발이 아파 힘들어했다.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 

예전에 산불지기가 산불 나는지 지켜보는 타워 

정상 부근에 핀 저 꽃들을 보니 철쭉이 생각났다

등산로 주변에 난 저 작은 하얀 꽃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바람에 큰 나무가 쓰러져 등산로를 막았다.

내 다리가 짧은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무를 넘어갈 때 쉽지 않았다. 

초기 3마일 중 2마일(3.2킬로미터) 이상은 나무뿌리와 돌이 많아서 

계속 바닥을 보고 걸어야 했다 

돌도 없고, 나무뿌리도 없고, 경사도 없이

바닥이 잘 정리된 등산로를 걸어니, 걸을 때 바닥을 보지 않아도 되니

나무와 숲도 볼 수 있고, 얼마나 편하던지  

 

물가에 가니 땀이 마르고 온몸이 서늘해졌다.

슬리퍼라도 가져갔으면 내려오다 저곳에서 씻고 왔을 텐데

준비가 되지 않아서 손, 팔 씻고, 손수건으로 목과 얼굴을 닦았더니 훨씬 나았다. 

 

산행을 마치고 텐트로 돌아와서   

땀도 흘렸고, 이틀 동안 샤워도 못해 

계곡에 입수를 하려고 계곡으로 갔다 

물이 발목에도 오지 않는 저곳을 처음 만났다.  

손. 발이라도 먼저 씻고, 

물이 많은 계곡으로 가려고 했는데,

물이 빙하녹은 물처럼 차가와서 

발을 물에 10초도 담그고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 깊은 계곡물 대신 저곳에서 씻었다.  

깊은 계곡 물에 들어갔다간 심장마비 걸릴 듯. 

 

물에 수건을 적셔 닦으면서 

어릴 때 우물물로 등목 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 우물물이 엄청 차가웠는데, 

계곡 물에 적신 수건이 그 차가왔던 우물물만큼 차가웠다. 

 

저녁을 먹고 치우려고 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로 변해서는 

그날도 2시간쯤 쏟아붓고선 그쳤다.

 

우리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

올라간 사람들은 

 아무리 등산을 잘해도 

그때쯤 정상이나 정상에서 내려올 때라 

걱정이 되었다.

늦게 산에 갔던 사람들이 무사했기를. 

 

그리고 다시 그날 밤 9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비가 밤새도록 내렸다. 

혹시 텐트 주변 나무가 벼락을 맞을까 봐 걱정이 되기도.

밤새 텐트밖의 요란한 전쟁을  

잠결에 들어면서 잤다.

그런데도 불안하거나 겁이 나진 않았다. 

예전에 캠핑했을때 익히 경험했기에.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여전히 소나기 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인터넷이 안되니 데이비드도 나도 남편도 책을 읽었다.ㅎㅎ

 

비가 그쳤을 때 텐트밖을 나왔더니

그 빗속에 텐트를 철거해서 집으로 떠났고 없었다.  

비에 젖은 텐트를 철거 중인 남편과 아들

연휴 마지막날이라 시간이 갈수록 교통체증이 심해지니 

빨리 출발해야 하기에 

비가 조금 약해 졌을때 남편이 출발할 준비를 했다. 

우리 집 캠핑 지정 메뉴 

냄비밥도 성공.

한국에서 캠핑 갔음 김치+참치찌개에 삼겹살을 먹었을 텐데.

 

캠핑장에 도착한 날부터 떠나는 날까지 

4일 동안 비가 오락가락하며 내렸는데,

운 좋게 한 번도 비를 맞지 않았다.

출발이 지연되긴 했지만. 

 

  캠핑장이 숲에 쌓여 있어  

   캠핑장을 걷는 것도 충분히 좋기에 

   아침, 저녁으로 캠핑장을 걸으려고 했는데,

이틀 저녁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밤이 되어버렸다. 

그래 집으로 돌아가는 날 아침에 캠핑장을 걸으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걷지 못했던것이 못내 아쉬웠다. 

 

 30분만 걷고 갔어면 했는데,

남편이 비로 인해 이미 출발이 많이 늦었다며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저 걷기 좋은 숲을 두고 가려니 너무 아쉬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체증이 심해서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나 더 소요되어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이틀을 위해 왕복 23시간이나 차를 탔고, 

(누군 23 시간을 운전까지 하고),

밤새 천둥번개에 강풍과 폭우가 쏟아지던 밤을

텐트에서 보내고, 

  등산이 힘들어서 헥헥거렸지만  

  숲사이에 난 등산로를 따라 걸어며 

     이런 곳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산정상에서의 닥터인 멋진 전망과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있는

         초록숲 속에서행복했다. 

 

          다음에 은퇴해서 시간 있을 땐 

         일주일쯤 캠팽장에서 지내며

            근처 등산로를 걷고, 책도 읽고, 

           캠핑 온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직 미국에 못 가본 국립공원들도 많지만, 

         스모키 산은 매번 가도 좋다.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작은 꽃들도 눈에 들어오고, 

            자연의 품이 새록새록 더 좋아지네. 

 

        2024.  5.  29. (수)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