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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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들

잠잘 시간도 없이 치열하게 사는 늦깍이 학생 제이크를 응원하며

앤드류 엄마 2024. 5. 10. 11:24

오늘 제이크가 수학 기말고사를 마쳤다.
수학이 가장 어려웠는데
 마쳐서 홀가분하다고. 
 
그는 서른 살이 된 늦깎이 학생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그는 
일을 마치고 곧장 학교로 오기에
  항상 그는 더러운 작업복(청바지) 차림이다.
그렇지만 제이크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것을 게의치 않는다. 
 
업무가 바쁘지 않을 땐 학생들에게 
무슨 공부(전공)를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대부분이 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제이크같은 늦깎이 학생들에겐
다시 학교로 돌아온 
그들의 스토리가 궁금해서 꼭 물어보곤 한다. 
 
제이크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 학교에 2 학기 다니다 
공부에 취미가 없었어 그만두고
인건비 센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육체노동이 너무 힘들어서 
인터넷 보안일을 하려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결혼은 했냐고 물었더니 
결혼을 했고, 아이가 둘인데
 몇달후에 셋째가 태어난다고. 
 
아이들 둘 돌보며, 집안일도 해야하고, 
일하면서 4과목씩 공부하려면 힘들 텐데
너 언제 공부하고 잘 시간은 있냐고 물었더니
 주 60시간씩 일을 하기도 해  
   2-3시간 잘 때도 있다고.  
그런데 셋째 태어나면
그마저도 잘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서른 살 씩씩한 청년인데, 
그의 삶의 무게가 느껴져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가 오늘 기말고사 마치고 홀가분해졌기에
내 블로그에 대해 말해주고선
열심히 사는 널 한국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라며 모델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궁금했던 그의 가정사에 대해 
추가로 물어보았다.
 
그의 아내는 간호사로
부부가 아이들을 교대로 돌보기 위해 
목, 금, 토, 일 야간에 일을 하고 있고, 
자기는 늘 주말에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고 했다. 
 
제이크 부모님이 바로 이웃에 사셔서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신다고. 
 부모님이 월요일 아침 6시 20분에 자기집에 오시면
자긴 출근을 한다고. 
아내는 야간 근무라 퇴근전인지?
아님 잠자리에 든 건지?
 
우리 학교에서 여름 학기와 가을학기만 마치면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해서 
앞으로 2년 6개월만 더 고생하면 
잘 수 있을 거라고. 
 
제이크가 공부는 이어서 계속해야지 
그만두고 한참 지나서 다시 시작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학교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힘들지만 잘한것 같다고. 
그리고 여기 마치고 바로 편입해야지
 쉬었다간 다시 공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일 Stepson 학교에
Career Day (직업소개?)에 가는데  
아이들에게 꼭 고등학교 마치고 
   바로 대학에 가라고 할 거라고. 
         어린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으려나?ㅎㅎ
 

 
건설현장에서 60시간씩 일하고,
한학기에 4과목씩 공부하고,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하고, 
그런데도 난 한 번도 그의 지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힘든 시기를 넘기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 듯. 
 
너는 틀림없이 cyber security 가 될수 있을거라며 
     열심히 사는 널 응원한다고 격려해 주었다. 
 
그가 다음학기에도 테스팅 센터에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못 보게 되더라도 공부 다 끝나고 
다음에 언젠가 
  말끔한 옷차림의 그를
   우연히 뜻밖의 장소에서 한 번쯤 만나게 되었으면. 

 

제이크를 응원해 주시길!
 
2025.  5.  9. (목)  경란

 

추신 :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지 않아서 온 경우라 
     옷을 잘 입은 학생들은 보기 드물다. 
학생들 대부분이 일 을 하니
  편한 복장이 대다수이고, 
    유니폼 차림으로 오는 학생들도 있고, 
    대체적으로 사람들 시선을 개의치 않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