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가족들

특별한 아이 키우는 보통엄마의 고충

앤드류 엄마 2010. 10. 22. 05:52

몇일전 교재를 읽다 보니 토마스 에디슨이 어릴적에 그의 담임교사는 그가 너무 멍청해

아무것도 배울수가 없다고했고, 아인슈타인은 4살때 처음으로 말을했고, 7살까지 읽기를 못해

그의 담임선생님은 그를 머리가 나쁘고, 엉뚱한 몽상만 하는 아이라고 했다는 글이 있었다.

이 글을 읽고는 데이빗 녀석도 혹시 이분들처럼 특별한 뭔가가 있는데, 내가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의

선생님들처럼 보편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 아이의 생각의 틀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빗은 

남들보다 조금 더 뛰어난 부분이 있지만, 그분들처럼 천재성이 있는것은 아니고, 자폐가 있어 보편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혀 엉뚱하게 생각하고 고집이 센것이지만.  

어느날 속담과 그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 오는 숙제가 있었다.

데이빗은 "a bird in the hand is worth 2 in the bush"

"내손에 있는 새 한마리가 숲에 있는 두마리 새보다 낫다" 를 선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녀석이 나무위에 있는 새 두마리 그림은 그런대로 비슷하게 그렸는데,

손에 있는 새한마리 그림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아무리 보아도 손이 아니라 갈쿠리같아서 제발 손가락 다섯개가 나타나게 그리라고 했더니

옆에서 보는 모양으로 그려야 한다고 고집했다. 

녀석은 본인이 납득되지 않으면 절대 고집을 굽히지 않기에 몇번이나 설득하다 남편에게

숙제내용을 보여주면서 녀석의 그림을 수정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남편도 몇번이나 설명했지만, 녀석이 듣지않자 컴퓨터에서 그 속담과 그림을 찾아내어서 보여주면서

녀석에게 이것처럼 그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녀석은 아빠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니까 옆에서 그려야 한다며 울면서 마지못해 그렇게

그림을 수정했다.

 

몇주가 지난 어느날 문득 그때 그 일이 생각나더니 데이빗 녀석의 생각이 맞았다는 생각이 번쩍들었다.

나무와 새 모습을 단면이 아닌 측면에서 본 형상으로 그렸으니 손도 당연히 측면의 모습을 그려야 했다.

녀석이 손을 왜 측면에서 본 형상으로 그려야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녀석이 말을 잘못하니 난 녀석의 행동이 막무가내 고집으로 받아들였고,

난 또 일반적인 관점에서 손은 손가락 다섯개가 포인트니 꼭 그렇게 그려야한다고 강요를 한 것이었다.

엄마가 띨띨해 아이를 슬퍼게 만들었구나 싶어 많이 미안했다.

그때 난 데이빗에게 너 생각이 맞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손은 손가락 다섯개가있는 단면의 모습을

생각하고, 나무와 새는 측면의 모습을 그린다고 설명하면서 녀석을 설득시켰어야했다. 

이후에 수녀님께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림아래에 측면에서 본 손이라고 설명을 붙이면 되지 하셨다.

다음부턴 녀석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아야겠다.

그날저녁에 데이빗에게 그때 이야기를 해주면서 사과를 했다.

 

녀석의 숙제를 도와줄때 수학은 정답을 증명할수 있으니 몇번이나 다른방법을 동원해 녀석을

가르칠수있는데, 사고가 필요한 에세이 쓰기는 녀석의 지도에 한계를 느낄때가 많기에,

교사가 되지 않더라도 어린이 지도방법 같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 본다.

 

녀석을 키우면서 마음 고생도 많이하지만, 또 녀석이 날 행복하게 해 줄때도 많다.

내 어린시절 가족들과 행복했던 추억들이 별로 없기에, 가끔씩 가족을 생각하면 쓸쓸하기에,

너희들에게 가족들과 함께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고싶다고 했더니 녀석이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타임머신 만들어 과거로 돌아가 내 어린시절을 행복하게 해 주든지,

나중에 자기가 직업을 가지게되면 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어느날은 둘이서 차를타고 가면서 자기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정말?  그 말을 들으니 녀석이 그동안 부쩍 자랐는데 내가 모르고 있었는것 같았다.

 

 

그래 데이빗, 엄만 앞으로 네 걱정하지 않고 기도하며 널 곁에서 지켜봐 줄께. 

언제든지 엄마 도움이 필요할땐 말해줘. 

넌 주님이 사랑하는 아이니 주님이 꼭 지켜주실것이고,

네 희망대로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리고 사랑이 많으니 네가 준 사랑만큼 사랑 받으며 살수 있을거니까.

우리가족외 널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이 많으니 힘내라 데이빗!

 

2010. 10. 21. (목)  경란

  • 김정삼2010.10.23 10:27 신고

    나도 느낀다. 사회성을 가르친다고 강압적으로 내 관점에서 안되는것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애들에게 하는데... 이것이 아이들만이 가질수 있는 상상력을 망치고 우리아이들을 그냥 관념에 길들여진 보통사람으로 키우고 있는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곤 해.. 우리면은 사과가 유명해..그중에서 특별이 맛있는 사과를 생산하는 농가가 있어 형, 작은누나, 친구등에게 8 박스를 보냈는데...미국이라는 공간적 거리감이 새삼 또 멀리 느껴지네.

    • 앤드류 엄마2010.10.23 22:28
      그 맛있는 사과 먹은걸로 할께. 영란이와 네 형수가 반가왔겠다.
      한국의 택배는 정말 편리하고 저렴해서 좋은것같다.
      여기도 사과철인데, 우리 가족들은 다들 과일을 좋아하니 마트갈때마다 구입하는데,
      가끔씩 지난해 사과였는지 퍼석한 사과를 구입하게되기도 해 그 사과먹는 일주일내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 아이키우는 부모는 바쁘면 안될것 같다.
      바쁘면 아무생각없이 고정관념에 갖혀 일반적인 사고의 틀에 아이들을 맞춰 키우게되니
      일과마치면 가급적 아이들의 시간에 맞추도록 해라.
      b2010592010.10.27 21:55 신고

      언니는 항상 데이빗에게 마음이 많이 가는가보다..
      생각하기는 데이빗이 잘 자라고 있는데 부모가 너무 극성은 아닌지..
      그림도 그렇다. 데이빗의 생각을 부모의 명령으로 했으니 아이가
      얼마나 마음을 다쳤을꼬,, 나같으면 그대로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어릴때부터 천제는 엉뚱한데가 많은가보다.
      우리 애들은 그런것이 없는것보니 그냥 평범한 아인가 보다.

      가을하늘2010.10.28 20:07 신고

      맞네, 내 아이디가 바꿔서 쳤네, 가을하늘이야...
      안그래도 요즈음 드라이브하기 좋아 랑 차를 가지고
      다니는데 핸들도 부드럽고 또한 음악도 좋고, 차도 잘 나가고
      그래서 차안에서 내 "날 구원하신 주 감사" 찬양을 계속 리발이벌
      해서 듣고 있다. 모든것 주신 주님께 감사해야지..
      이좋은 계절에..

      연분홍2012.05.02 22:43 신고
      경란씨는
      참으로 소중하고 감사한 데이빗이라는
      아들을 선물 받으셨네요...
      선물이라고 해서 좀 그렇지만....
      •  
    • 청이2010.10.23 15:38 신고

      엄마노릇 참 힘들지요.
      나도 지나고 생각하니 아이들의 상상력을 꺽고
      나의 생각을 주입시키고... 그런적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앤드류엄마는 지금 자꾸 느끼고 고치고 하니 좋은 엄마지요.

      뒤늦게 알고 담소실에서는 앤드류엄마 생일축하 하고 있습니다.
      나도 했지만 포미님이 김 무럭무럭 나는 미역국까지 끓여놓고
      "앤....님" 생일축하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