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텔레파시가 잘 통하는 그녀와의 특별한 인연

앤드류 엄마 2020. 9. 27. 06:54

그녀랑 통화한지가 꽤 되었기에

몇일전부터 전화한번 해야지하고 있었는데,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어제 잘 지내고 있는지?

  통화 할수있는지 연락이 왔다. 

 

남편에겐 텔레파시를 보내도 반응이 없는데,

그녀와는 이렇게 텔레파시가 잘 통하니

우린 전생에 무슨 특별한 인연이 있었나? 

 

그녀는 나와 텔레파시만 잘 통하는게 아니라

  솔직한데다 생각하는 것과 삶의 가치관과

정치성향이 같아서, 죽이 잘맞고, 

 미국인 이웃들과 교류하면서 살아

 좁쌀같은 미국남자들을 잘 이해해서 편하고, 

또 현명하고 지혜로운데다

말도 재치있고, 재미있게 잘 해 

통화하다 보면 시간가는줄을 모른다.  

 

그녀는 우리집에서 차로 12시간 가야하는 

뉴저지에 살고있어 만날수도 없고,

 그녀가 블로그를 하지 않아 전화로  

 한번씩 밀린 이야기를 나누곤하는데, 

 2시간은 기본이라

그녀가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둘다 정원에 풀을 뽑거나 집안일 하면서 전화를 하곤한다. 

한번은 전화 끊고보니 4시간이나 통화를 했다.

스마트 폰으로 통화했슴 귀가 뜨거웠을거고,

집전화기 수화기를 손으로 잡고 통화했다면 팔아팠을듯.

(가족들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한국이나 타주에 살기에 

전화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게되니 한번씩 통화하면 

통화가 길어져 전화상담원처럼 헤드셋을 사용하고,

통화할때 집안일을 하거나 지하실을 걸어다니곤 한다). 

 

이런 그녀와의 만남은 

12년전 블로거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때

내가 한겨레신문 코리안 네트워크에 실린 글들을 애독하다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않았을때

그녀가 내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낸것으로 이루어졌다.  

 

그녀는 진주에서 학교를 다녀

경남 출신인 내게서 향수가 느껴졌는지,

내가 자신의 국민학교(초등학교)때 짝지와 닮았고, 

내 글이 솔직해서 좋다고.  

 

 인터넷에 글올리기 시작했을때

댓글하나에도 마음이 들떴을때라

그녀가 보내준 독자로부터의 첫 이메일은 

짝사랑했던 이로부터 사랑을 고백받듯 행복했고,

난 곧장 답장을 보냈다.

 짝지였던분 덕분에 만났으니 그분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 블로그를 개설하기 전까지

우린 펜팔하듯 몇년동안

장문의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밤늦은시간에 한두시간씩

얼굴마주 보고 앉아서 이야기하는것처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곤했다.   

그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녀의 딸은

어떻게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사람끼리

   친구가 될수 있냐며 엄청 신기해 했다고. 

 

이메일속의 그녀의 글은 나혼자 읽기 아까울만큼 

맛깔스럽고, 재미있었기에 블로그 하라고 권하곤 했더니

어느날 나몰래 살짝 네이버에 블로그를 개설하고선

한참뒤에 알려주었는데,

개인사정으로 블로그를 중단해 

그녀의 좋은 글들을 많은이들이 읽지못하게되어 아쉽다. 

 

그녀는 진주 딸부잣집 팔공주중 셋째딸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았지만,   

훈남에 딸사랑이 유별났고, 자상한 아버지와 

일본에서 여고를 졸업해 교육열이 남달랐던 엄마에

자애로운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선지

중년의 그녀는 늘 명랑소녀처럼 목소리가 밝았고, 

 그녀의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회상한 글들은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리즈로된 동화같고,

 또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가족드라마같았다. 

그리고 유머가 많은 그녀 가족들의 이야기는

시트콤보다 더 재미있었다.

그래 그 글들을 

방송국에 보내면 드라마 인기 작가가 될수 있으니 

  보내보라고 권하곤했다. 

 

그녀는 목소리도 예쁘고,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말을 참 재미있게 잘해 

통화할때마다 몇번씩 내 배꼽을 잡게 만든다.

그래 다음에 우리 아이들 커면 내가 메니저해줄테니

행복 전도사든, 스텐드업 코메디로 진출하라고 하곤했다.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청하고선, 우리집이 정신없으니

48시간 전에 통보해 주어야 한다고했더니

  자기 앉을 자리만 본인이 치우고 앉을테니 걱정말란다.

그런데 집청소는 못해준다고.  

 

거기다 노래도 잘 부르고 (음대출신), 그림도 잘 그리고,

 또 음식도 잘하고, 집안과 정원가꾸기도 잘해

내가 프리홀드의 마샤 스튜어드(살림의 여왕으로 유명) 라고 했더니

그녀의 지인들도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

 

그녀는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나보다 나이도 많고 키가 적으니 다리도 짧은데 

  달리기도 더 빠르고 더 많이 뛰고, 생기가 넘친다. 

 

 또한 체구는 작지만

가슴은 태평양보다 더 넓고, 깊고, 헌신적이고, 사랑이 많다. 

근 20년간 교류가 없었던

시동생부부가 사고로 갑짜기 세상을 떠난후,

혼자남은 대학생인 시조카가 갑짜기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때 

 반대편인 시애틀까지 날아가 조카를 집으로 데려와    

마지막 순간까지 2년동안 아픈 조카를 돌봐주었고, 

조카가 천국으로 떠난후,

시애틀에 잠든 부모님 옆에 나란히 함께해주고

매년 조카를 방문하고 있다. 

 

그녀가 훌륭한 부모님을 만나 온갖 탈렌트를 타고 난것을 

부러워 했는데, 

하느님은 그녀가 이런줄 알기에 축복주셨나보다.

 

내팬 1호로 만나 내가 팬이 된 그녀와 함께 뉴저지 바닷가에서 - 2015년 8월

 

5년전 큰아이와 맨하탄을 방문했을때

 그녀가 집으로 초대해주어서 

드디어 가슴설레며 고대했던 그녀를 만났고,

시간과 방을 내어주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수있었다.  

 

 이 감격스런 만남이 눈물이 나올만큼 반가왔는데

  사진으로 자주 보고, 목소리를 자주 들어서 그런지 

첫만남 같지가 않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네언니를 만난것같았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같은 학년인 그녀의 막내아들 로버트와 앤드류 

그녀의 멋쟁이 부모님과 함께  

 

5년전 뉴욕에 방문했을때

그녀와 교류하면서 아버님을 존경하게 되어

 꼭 뵙고 싶어서 그녀에게 부탁을 드렸다.

내가 부탁했으니 식사대접을 내가 했어야 했는데...

 

뵙기 2년전 아버님께서 암진단을 받았지만, 

 구순이신데도 워낙 강건하셔서 암치료 다 받으시고 완치되셔어

 부모님들을 뵐수있었어 정말 기쁘고 감사했다.

100 회 생신때 인사드리러 오겠다며

그때까지 건강하시라고 인사드렸는데,

어제 통화했을때 아버님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어

  평안하게 가실수 있도록 해드리고 있다며 

 잘 키워주시고, 좋은 아버지로 오래오래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하고,

천국에서 아버지의 아버지와 엄마가 기다리고 계시다

환영해 주실거라고 아버지에게 말씀 드렸다고. 

 

사랑하는 아버지와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면서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합리적이고,  

자신의 마음을 가식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니 

더 공감을 하게되고, 대화에 벽이 없다. 


그녀의 집 앞.옆,뒤에 정리정돈이 잘된 정원들

정원일이 너무 많아 뒷뜰과 정원이 적은 집으로 이사갈 계획이라고. 

넓고 아름다운 정원은 정말 일구덩이다.

인부를 사서 해도 되지만,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보면 속에서 불이 올라와서 

직접 한다고.  

우리집과 비교되는 깔끔한 거실

너무 깔끔해 모델하우스같은 다이닝품과 주방 

깔끔한 주방만큼 성격도 깔끔한데,

정신없이 산만한 날 친구해주니 감사하다.^^

 

그녀를 방문하고 1년뒤에 

육군 예비군에 입대한 그녀의 막내아들 로버트가 

세인트 루이스에서 훈련을 받아  

가족들이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인트 루이스로 가던길에

마침 우리집이 길목에 있었기에 

 우리집에서 1박을 하게되어 다시 만날수 있었는데,

예정보다 한참 늦은 밤늦게 도착되었고, 새벽에 떠나 

식사 한끼도 못해 드렸다.

돌아갈때 우리집에서 다시 1박할수 있나 했는데,

다른길로 가게되어 정말 많이 서운했었다.

 

우리 둘다 에너지도, 호기심도 많으니

여행 파트너로 그만이고,

또 함께 여행가면 밤새 수다도 피우고 정말 신날터라 

다음에 꼭 함께 여행한번 가자고 하고있는데,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거나 

고민이 있을때 

지혜롭고, 현명한 그녀가 나의 지니가 되어주니 

든든하고, 감사하다. 

 

이 소중한 인연을 시작하게 해준

이 명희 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이 귀한 인연이 나무처럼 시간이 갈수록 

뿌리가 깊어지고, 잎이 무성해지게되기를.

 

 

2020.  9.  26. (토)  경란

 

추신 :  5년전엔 사진의 주인께서 공개를 원치않아 글을 쓰서 비공개로 보관하다 

공개해도 괜찮다고 해, 비로소 공개를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