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미국이 천국이시라며 잘 사시는 친구어머님

앤드류 엄마 2021. 6. 5. 11:18

미국에서의 생활은 단조로운 편이다. 

특히나 은퇴후엔

 한국처럼 노인대학이나 복지관등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할수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없으니 

  가까운 거리에 사는 친구들이 없으면 많이 외롭기도해 

 은퇴후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시거나

 고려하시는분들이 조금씩 증가하고있는것 같다. 

 

그런데 이 외로운 미국땅에서 

  친구 어머님은 영어도 못하시는데도

   미국이 천국이라시며 

    외로울 틈이 없이 즐겁게 잘 사시고 있으시다. 

 

52 세에 미국으로 오셔서

영어를 배우시려고 많이 노력하셨지만, 

초등학교 4학년까지만 다녀셔서

영어 알파벳부터 배우셔야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 

 똑똑한 딸의 등살에(^^) 

그래도 운전면허시험을 영어로 보시고 합격하셨으니 

대단하시다. 

 

천성이 부지런하시고, 인정이 많으시니 

가까운 친구들을 비롯해 아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이젠 한국의 시골에서도 흔치 않는

"응답하라 1988" 속의 쌍문동 이웃 아줌마들처럼 

매일같이 이사람, 저사람들과 정을 나누시며 사셨다. 

 

현재 거주하시는 아파트 단지의 

한국노인분들을 비롯해 타인종의 노인들과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에게도 잘 하시니 

집에 문제가 생기면 직원들도 자기 부모님처럼

신속하고, 친절하게 잘 고쳐주었다.

 

아무튼 당신이 가진게 좀 있으시면

직접 배달해서 나눠주시느라 바쁘셨다. 

집에 가만히 계시지 않으시니

한번씩 사고고 나기도 하고,

그때마다 바쁜 은령씨가

전화로 뒷처리해주곤 해 

사고가 났을때 딸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고. 

 

미국오신지 얼마되지 않으셔서 

조개 채취 한도가 있는줄 모르시고, 

물반 조개반에 신이나 너무 많이 잡아서는 

경찰에 걸려 한국으로 추방 되실뻔하셨다고. 

아직도 한번씩 잠수복을 입으시고,

전복과 소라도 잡으신다고.

직접 잡은 아이들 얼굴만한

대형 전복 껍질들을 보여주셨다.

 

말못하는 아이도, 강아도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보듯

워낙이 인정이 많으시니 

말도 안통하는 중국계, 아랍계등등 타 인종들에게도

먹을것들을 나눠주곤 하셔서  

어느날 아파트에서 자동차 사고를 내셨는데,

피해를 입은 중국계 노인부부가

친구 어머님 얼굴을 알아보시고는 

  본인 보험으로 처리하겠다며 괜찮다고 하셨단다.

 

수시로 친구분들이 아파트에 놀러오시기에

언제 딸이 온다고 말씀을 하셨는지

친구분들이 참외 한박스에 

해파리냉채를 비롯해 반찬들을 갖다주셨다.

 친구분들중엔 우리가 돌아가기면 기다려셨을

분들도 있어셨을듯.  

 

나이들면 자녀들과 손주들 자랑하길 좋아하시는데,

 싱글맘으로 아이들키우며 우체국에서 일하면서

대학공부를 시작해 대학교수가 된 딸에 

하버드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국 최고의 의대다니는 손녀와 

버지니아 텍 공대에 다니며 마칭밴드 지휘를 했고,

졸업해서는 세계 최고의 회사(보안상 비밀)에

근무하고 있는 손자가있지만

 당신이 자랑을 하지 않으시니 

모르는 분들이 

은령씨 어머님 앞에서 손주자랑을 늘어놓으시곤해  

가족들에대해 잘 아는 친구가

이 사람앞에서 손주 공부 자랑하지 말라며

말리곤 하신다고. 

 

세계 어디에서 살든 다 자기 하기 나름이지만,

근처에 마음이 맞는 한국사람들이 없었어면 

아무리 성격이 좋으셔도 외로우셨을텐데, 

현재 사시는 곳에 한국분들도 몇분 계시고,

또 그 지역에 한인들이 많이 살아서

한인 슈퍼마켓 몇개나 되고하니 

위치가 좋은 곳에 사셔서 정말 다행이시다.

지인의 아버님이 사시는 노인 아파트엔

  한국분이 없었어 많이 적적하시다고.  

 

지혜로우신데다 재치와 유머도 있어시고,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으셔서  

응답하라 + Kim's convenience 합한 

시트콤 시리즈나 영화를 만들어도 성공할듯. 

 

현재 사시는 곳이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정부 아파트지만 

방 하나인데 월 850 달러씩이나 되기에 

정부에서 받는 연금을 몽땅 렌트비로 지불해야하니

약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같은 사이즈의 개인 아파트는 월세가 2,500 달러쯤되니 감사하다고.

사실 그곳도 운좋게 추첨이 당첨되어 입주하셨다. 

 

그리고 정부에서 연금과 별도로 식품구입비로 한달에 $194 나오고,

또 주에 한번씩 푸드 트럭이 와서 식품들을 나눠주고,

은령씨와 한국에 사는 따님들이 도와주고,

또 나이드신분들을 많이 도와드리곤 하기에 

그 자녀들이 고맙다고 도움을 주곤하기에 사시는데

 큰 지장이 없으시다며, 미국이 천국이시란다.

 

첫 포스팅에 75세란 연세가 믿기지 않는다며 놀랐듯

얼굴도 생각도 참으로 젊으셨다. 

 

내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까 

  3일동안 연속으로 산에 가 많이 피곤하셨는듯. 

어머님 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어

마지막날 밤에 급히 찍었다. 

 

음식 솜씨가 얼마나 좋으시든지

 

은령씨와 공항에서 만나서 함께 어머님집으로 갔는데, 

은령씨 비행기가 오후 1:50분에 도착예정이었고, 

그날 난 집에서 아침 5시30분에 출발했기에 

 공항에서 은령씨 기다리며 

평소 잘 먹지 않았던 햄버그를 사 먹었는데,

어머니께서 벌써 점심을 준비해 두셨다.

 

은령씨도 아들 생일 축하해주러 워싱턴 D.C 에 갔다

그곳에서 시애틀를 경유해서

산호세로 오느라 나보다 더 일찍 출발했기에

기내에서 간단히 먹었다고 했는데,

 

오랫만에 먹는 엄마 음식이 그리웠는지

사양하지 않았다. 

음식이 맛있었어 괜히 햄버그를 먹었네 했다.

 

한국가면 회먹고 난뒤 메운탕 먹곤 하지만 

해물전골을 먹어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에도 없었는데다 

그렇게 맛있는 해물전골은 처음이었고,

전복도 엄청 오랫만에 먹었다. 

 

가게와 집이 자갈치 시장내에서 있었기에 

매일 새벽 4시에 장봐서 그날 그날 식사준비를 하셨다고.

싱싱산 해산물로 만든 맛있는 음식 먹고 자란 은령씨가 쬐끔 부러웠다. 

솜씨도 좋으시고, 손도 빠르셔서 금방 뚝딱하셨다.

 

은령씨가 좋아하는 순대며, 너무 예쁘서 먹기가 황공했던,

나라 임금님이나 먹을것 같은 귀하고 비싼 떡 

내가 좋아하는 황태조림에 집에서 직접 담으셨던 멸치젓과 

한국에서 친구가 만들어서 보내주셨다는 멸치젓,

정말 오랫만에 먹어보는데다 맛있었어 많이먹었다. 

 

 

살림의 여왕, 정리 정돈의 여왕이셨다.

냉장고나 창고뿐만 아니라 집안 내부도. 

집안 내부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실례인것 같아서 참았는데,

 주인에게 여쭤나 볼것을....

 

남의 집 냉장고며 살림살이 사진찍는것은 실례지만

워낙이 수납을 잘하셔서 동의를 구하고 찍었다. 

 냉장실은 깜빡했네.

 

어머니날에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받으셨다며

냉동실과 냉장실과 음식창고가 꽉찼다. 

평소엔 사람들 다 나눠주시는데,

우리 온다고 보관했다고. 

 

난 음식 남으면 다음날 음식 하지 않아도 되니 좋은데,

  은령씨 어머님은 먹고 치워야 한다며 계속 더 먹으라고. 

집에 갈때 나보고 주시려고 했는데,

 가방 여유도 없었어 사양했다. 

 

베란다 - 꽃도 얼마나 잘 가꾸시는지...

친구분들이 화분의 화초가 죽어가면 어머님께 가져온다고.

집안의 화초들이 건강하니 윤기가 반짝반짝했다. 

맥주로 화초를 닦아준다고. 

방문할때 뭘 가져갈까 고민하다 은령씨에게 물어보니

어머니댁에 없는게 없고, 집이 비좁으니까 가져가면 더 민폐란다.

그럼 꽃을 살까요? 했더니, 가보면 아시겠지만 꽃도 너무 많다고하더니 꽃밭이었다.

 

내게 맞을것 같다며 주셨는데,

평소 내가 사 입을수 없는 브랜드의 옷들이라

내가 좋아하는 꽂감과 반건조 고구마와 함께 사양하지않고 받아왔다.

 

자기나라에 사는 사람들도

나이들어 주변에 사람이 없슴 외로운데, 

 

 말도 안통하는 이나라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시면서도 

씩씩하게 잘 사시고, 

아는사람, 모르는사람 상관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챙기드리고

조금이라도 있으며 나누시니 

주변에 늘 사람들도 많고,

또 당신이 도움이 필요할땐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아

 

하루하루 즐겁게 잘 지내시고,  

미국이 천국이라며 감사하며 사시니

존경스러웠다.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친구분들과 우리집으로 놀러오실 기회가 있기를.

 

2021.  6.  6. (토)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