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버지니아를 다녀와서

앤드류 엄마 2010. 1. 8. 01:28

예전에 남편이 근무했던 핵잠수함을 폐기시키게되어, 그 잠수함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을 해체식에 초대했다.
남편과 동료들이 그 잠수함 (Hyman G. Rickover) 에 최초로 근무했기에 1기에
해당되는데, 1기와 마지막기수만을 대상으로 Reunion 도 했다.

해체식에 참석할 사람들은 가족들에게 자신이 몇년간 근무했던 잠수함을 보여
주고 싶어 했는데, 군에선 핵잠수함 보안을 이유로 일반인에게 허용하지
않아, 제대후 20년만에 군동료들도 만날겸 마지막으로 잠수함을 보기위해
남편혼자 갈 계획이었는데, 해체식 몇일전에 가족들에게도 허용하게되어
계획에없던 가족여행을 하게 되었다. 잠수함 승선식에 참석했던 시어머니도.
당시 그 잠수함에 근무했던 captain (해군대령) 이 별세개로 얼마전에 은퇴
했는데, 그분에게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에도 잠수함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분의 도움으로 가능하게된것 된것 같다고.

남편차는 회사차지만 개인용도로 년간 16,000 miles 을 허용하기에차로 갈
건데,지도를 보니 편도만 1,000miles (1,600km) 16시간 거리라 아이들이
지겨워할것 같아 출발도 하기전에 걱정이 앞섰다.

5학년인 큰아인 5일동안 과제가 어찌나 많든지 밝을땐 계속 공부를 해야
했고,2학년인 둘째아인 선생님이 가족여행땐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숙제를 주지않아, 좋아하는 책읽고, 어두울땐 DVD 보고, 2시간마다
휴식하니 목적지까지 1박 2일 걸렸는데 걱정만큼 지겹지 않았다.

Norfolk, VA는 한국의 진해처럼 해군도시였는데, 미국에서 가장큰 해군부대니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군부대격인데, 군부대 전체가 작은도시만했다.
군부대라 출입시 절차가 까다로울줄 알았는데, 초대장과 운전면허증을 보여
주니 통과시켜주어서 해체식행사 할때까지 시간이 남아 부대를 둘러보았는데,
정박중인 잠수함과 항공모함을 비롯해 군함들이 얼마나 많은지, 건물들도.

군부대행사에 처음 참석해 약간 긴장반 호기심반이었는데, 군행사답게 엄숙
했지만, 다들 연설을 딱딱하지 않고 짧게해 30분만에 마치고, 잠수함을
구경하게 되었다.
미식축구장길이 만하다고 했는데, 엔진룸은 보안관계로 입장을 불허해
엔진룸을 제외하고 볼수있었다.
이 잠수함에서 3년정도 근무했다는 남편이 존경스러워졌다.
1/3이상 차지한다는 엔진룸이외도 대부분의 공간은 기계와 시설물들이 차지
하기에, 공간이라곤 탁자몇개있는 식당과 서랍장같은 침대 (초병은 3인교대로
사용, 남편은 전용으로 사용했다고) 는 벌떡일어났다간 위에있는 침대에
머리가 부닫힐정도였고, 좁은 복도, 좁은 화장실, 몸집큰 사람은 꽉 차는
1인용 샤워장등 여유공간도 없는 곳에서 한반 출항하면 3개월 (음식이
떨어질때까지) 씩 바다밑에 있을땐 하늘구경도 못하고, 위에 있을땐 보이는
것이라곤 같은색인 하늘과 망망대해였을텐데, 음식도 냉동음식과 깡통음식만
가능하기에 어떻게 견디었을까 싶어서.
잠수함은 상대추적을 음파로 탐지하기에 레이다에 이상이 감지되면
쥐죽은듯 조용해야한다고, 잠수함근무는 호기심만으로는 곤란할것 같다.
그곳에서 125명이 근무했다고.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2차대전시 독일군이 사용했다는
잠수함과 규모면에서 훨씬 컸고, 근무자들이 이용할수있는 편의시설도
좋았다. 그 곳은 샤워장도 없었고, 어뢰도 몇개밖에 장착하지 못했는데,
Hyman G. Rickover 는 어뢰실에 수십개씩 장착시킬수있었다.

핵잠수함이라고해 핵을 장착한 잠수함인가 생각했더니,핵을 연료로 사용한
다고, 비상시엔 핵을 장착시키기도 하지만.
23년사용했다는 잠수함은 안밖으로 상태가 양호했기에 폐기시키는것은
아무래도 군이 세금을 너무 낭비하는것 같다고 했더니, 연료로 사용하는 핵을
20년정도 사용할수 있는데, 재충전시 200억달러가 드는데, 새 잠수함 값의
1/3 비용이라 폐기시키기로 결정했다고. 그래도 그렇지 1억달러도 한국돈
으로 800억이니 엄청난데 400억 달러를 아낄수 있는것을.
가계살림하듯 계산하니 세금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 폐기시키기 말고, 한국도 핵잠수함 필요할텐데 한국에 팔지했더니,
남편이 한국에 기밀을 제공할순없다고.
기밀에 해당되는 부분만 해체시키고 팔면될텐데...
잠수함은 실내 대부분이 순도좋은 스테일레스도 만들어졌다. 변기까지.
폐기시키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끝까지 지워지지않았다.
군부대내 영빈관에서 있었던 리셥션을 끝으로 그날 일정을 마쳤다.
리셥션에선 현역, 은퇴장군부터 은퇴한 사병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다음날 저녁 4시에 Reunion 이었기에, 아침먹고 버지니아비치에 갔다.
이상기온덕분에 겨울날씨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좋은날씨에 65F (18C)
한국떠난후 처음으로 더 넓고 푸른바다를 보았고, 아이들은 해변에서 신나게
모래놀이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23년만에 처음으로 한 Reunion 엔 제대한 사람들에게 다 연락이 되지
않아, 30명정도 참석했는데 (가족외) 그당시 결혼했던 사람들은 부인들도
서로 오랫만에 만나 엄청 반가와했다.
남편도 오랫만에 사람들 만나 옛날이야기하고, 지금살아가는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모습들이 보기좋았다.

처음으로 남편의 이종사촌집에 들러, 그렉도 나도 사람좋게생긴 사촌남편을
처음만나 밤늦도록 이야기하며 즐거운시간을보냈다.
공군대령인 사촌남편은 몇년전 하와이에서 페타곤으로 전근왔다.

다음날 워싱턴 DC 에 들러 간단하게 Tour 하고 집으로 향해 또 출발.

사촌이 하루더 머물며 제대로 워싱턴도 보고 가라고 했지만, 예정에 없던
여행이었기에 크리스마스 카드도 보내야 하고,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야하
기에 하루더 머물수가 없었다.
사촌은 아이들한테 좋은 역사공부가 된다며 다음에 꼭다시 오라고 했다.
그래 남편이 다시 오겠다고.

큰아이가 현재 배우는 사회가 최초 미국식민지13개주에 대해 배우고 있기에
이번여행이 녀석에게 도움이 될것 같다.
날씨도 좋았고, 잠수함도 보고, 일리노이의 평지에서만 살다가 산과언덕이
있는 펜실바니아를 지날때 풍경이 어찌나 정겹든지 한국에 온것 같았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대서양을 코앞에 둔곳이라 오랫만에 신선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기대를 했는데, 호텔에서 추천해준 식당이 Joe's
Crab House 란다. 그 식당은 우리집에서도 갈수 있는 곳인데.
미국은 가게나 호텔, 식당들이 대부분 체인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이곳까지 와서도 아침엔 햄버그 아침메뉴에 점심, 저녁까지 평소에 외식하는
수준의 음식을 먹어야 했다. 그 지역의 색다른 음식을 먹는것또는 여행의
즐거움인데. 결혼전 미국에 여행왔을때 도시간의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여행자에겐 괴물같은 땅이라 생각했는데, 이곳에 살면서도 운전하는것을 싫어
하는 나에겐 가끔씩 이 넓은 땅이 부담스럽고, 버스타고, 택시타고 쉽게갈수
있는 한국땅이 그리울때가 가끔씩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여행은 생각보다 좋았다. 집에 도착하기전까진.
떠나기전에 남편이 마지막으로 변기확인해라고해, 아이들과 남편이 깜빡잊은
변기물내렸는데, 6일동안 그 변기물이 멈추지않고 계속 흘렀단다.
그래 도로사정이 좋아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기분좋았던 남편이 저기압으로
돌아섰다. 자긴 물멈출때까지 지켜보는데 난 그렇지 않았다고.
원인제공자가 누군데 나한테 독박을 씌워, 당신이 볼일보고 물을 내렸으면
그런일 없었을거라고 옥타브를 올렸더니 자긴 물을 내렸는데, 내가 다시
물을 내렸다나, 다들 자기 변명거리는 있는것 같다.
여지껏 그런일이 없었는데 하필…
다음엔 아에 물을 잠그고 가야겠다. 다들 변기가 막혀 물이 집으로 넘치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란다.
출발전 1주일예상 일기예보엔 날씨가 엄청 좋았는데,남편은 겨울인데다 해변
이라 기온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면서 방한복까지 준비하라고 해 트렁크가
꽉 찼는데, 도착해서 보니 남편잠바랑 큰아이 새잠바 팔위부분이 트렁크전구
쪽에 잘못걸렸는지 같은 위치에 전구크기만하게 타서 구멍이 뻥 뚤려이었다.
그래도 트렁크에 불나지 않아 감사하다고 기도했는데, 변기물도 이웃들
말처럼 집으로 넘치지 않아서 감사해야하나? 모든것은 생각하니 나름이기에.
그래도 여행은 좋았다. 평지에서만 살다가 언덕이랑 산도 오랫만에 보고.
돌아온이후 밀린 카드적느라 매일밤 1시를 넘기고 있다.

Merry Christmas!

추신 : 시카코트류분을 구독하는데, 여행지 모텔에서 USA Today 를 읽었더니
12월 13일 국내기사 상단반면에 재미교포기사가 실려 읽게되었습니다.
이한택씨에 대한 기사였는데, 1989년 정신장애를 앓고있는 딸을 교회목사님의
권유로 교회기도원에 보냈는데, 기도원에 화재가 발생해 딸이 사명했는데,
그당시 이한택씨도 사고현장에 있었고 본인은 무사해 화재진압후 소방관계자
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한택씨가 방화살인범으로 지목, 종신형을 선고받아
17년째 Central 펜실바니아 감옥에서 복역중이셨다.
그당시 사고가 아닌 방화로 인정되는 사유들이 예를들어 사고로 인한 화재시엔
불길이 올라가고, 불에 타는 속도가 느리고, 불의 온도도 높지않는데, 그당시
화재는 불길이 내려 갔고, 타는 속도가 빨랐고, 불의 온도도 높았기에 그 당시
교재에선 방화로 추정된다고 결론을 지었는데, 이젠 그 당시 교재가 잘못된것
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신문은 이한택씨의 변호인들이 화재에 대해 논쟁하지않고, 딸 이지윤씨가
자살한것으로하고, 가족들은 절대 자살하지 않았다고.

이한택씨는 자신이 방화범이 아니라 딸을 잃은 피해자임을 호소하면서
펜실바니아 법정에 상고했는데 빈번이 상고가 받아지지 않았다고.
신문기사도 화재가 방화가아닌 사고인것처럼 실렸다.
올해 71세이신데 그당시(54세) 모습이 사진에 실렸는데 정말 그분말씀처럼
결백하신 분 같았다.
보통의 한국아버지가 남의땅 미국에서 자신의 딸을 방화로 살해할수 있을까?
혹시 제 글을 읽으신 분중에서 정말 똑똑한 변호사를 아는 분이 계시면 제발
이한택씨 좀 도와주세요. 억울하게 남도 아닌 딸살해범으로 누명쓰고 미국
감옥에서 17년간 사셨다니, 아마 난 홧병으로 진작에 어떻게 되었을것 같다.

새해엔 이한택씨가 누명벗고 잘못된 법집행에 대한 보상도받고 자유로운 세상
에서 사시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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