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노동절연휴때 근 2년만에 시댁에 다녀왔다.
7년전에 시아버님께서 별세하신뒤, 시어머님 혼자 사시는데, 미시건 북쪽끝에 사시기에,
우리집에서 8시간 거리라 여름방학때와 추수감사절때나 방문하게된다.
(크리스마스때는 눈이많이 올수있기에 시간많은 시어머님이 시누댁에 오신다)
그런데 지난해는 남편이 여름방학동안 수업을 받은데다, 한국에서 온 사촌아들과
친구아들이 방학동안 우리집에서 여름캠프에 다녔기에 가지 못했고,
추수감사절엔 남편직장일이 너무바빠 시댁에 가지 못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할머니집에 가는데다, 시댁에 시누들 가족들이 모두 오기에 사촌들과
놀생각에 신이나서인지 게임보이도, DVD 도 가지않았는데, 가는내내 별로 지겨워하지 않았다.
시어머님이 지난달 팔순을 맞았는데, 시어머님이 생신앞뒤 주말은 교회와 재향군인회
행사로 바쁘시고 오지 말라고하셨다.
그래 시누들한테 그럼 그 다음주 주말에 가자고 했더니 노동절에 갈 계획이니 두번갈수없다고 한다.
한국에선 아이들생일보단 부모님생신이 더 큰행사이기에 부모님생신때 가족들이 모이는데 우리시댁은
손자들생일때 시어머님이 오시기에 가족들이 모두모이고, 시어머니 생신은 그냥 생일축하카드와 용돈으로
대신한다. 결혼초엔 불효하는것같아 많이 죄송하고, 불편했는데, 이젠 내탓이 아니기에 그러려니 해진다.
미국에서도 부모님 팔순생일과 결혼 50주념같은날은 큰 파티를 준비해주는 자녀들이 많은데,
시누들과 남편은 자기어머니 팔순인데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큰시누가 생일선물로 Treak phone (1년정액제에 360분 통화가능하며 100달러) 사주자고해 그런선물은
팔순생일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사줄수 있지않느냐고 했더니 반응이없었다.
남편한테 팔순은 생일선물만 할께 아니라, 당신 어머니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해주는것이
더 어머니를 기쁘게해 주는거라며, 시골노인들이 거창한 파티를 기대하지 않으니
교회예배마치고 간단하게 팔순파티하자고했다. 그렇지 않음 난 당신어머니와 어머니친구들한테
미안하기에 다시는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정도는 할수 있을거라며,
자기 누나한테 이야기해 노동절에 겸사겸사 시댁에 가게된것이다.
교회에 오시는분들이 대부분 시어머니 친구분들이라 별도로 초대장을 보내지 않고,
(시어머니도 그럼 사람들에게 생일선물에 대한 부담을 주게된다고) 몇주전에 교회에서
점심식사안내만 했다고.
시누가 시어머니한테 Food gift card 를 사 주었기에 시어머니께서 다 알아서 하신다고
하길래, 난 캐이틀링 서비스하는곳 gift card 를 사 준줄 알았다.
시누도 5시간 떨어진곳에 사는데다 여름이니 미리 음식을 준비해 갈수가 없기에, 현지에서 준비해야 했다.
출발하기 몇일전에 시댁이 워낙 시골이라 쇼핑하기가 쉽지 않기에, 혹시 빠진거나 부족한것있슴 가는길에
구입하는편이 편리하기에 시어머니한테 전화했더니, 슈퍼마켓 상품권을 시누가 공동선물로 사줘,
시어머니는 당신이 직접 쇼핑해서 팔순생신 준비를 직접하고 계셨는데, 워낙 짜신분이라 과일도 준비하지
않았고, 야채도 당근과 셀러리, 오이만 준비 하셨기에, 우리가 수박, 캔들롭, 포도와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를 사갔다.
금요일 밤늦게 도착해 토요일아침 늦게 일어났더니 시어머님이 벌써 팬케익을 아침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Butter milk 가 없었어 팬케익믹스를 사용했는데, 맛이 영 아니었는지 시누들과 남편은 시어머니께
불평을 했다. 내가 당신 어머니가 이제 늙어가신다는 표시라면서, 한국이어서면 그연세면 며느리,
딸이 음식해야한다며, 준비해오지 않은 우리잘못이고, 일찍일어나지않은 나와 시누탓이라고 했더니
말이 없었다.
아침먹고 작은시누는 시어머니한테 아이들맡기고, (시어머니는 음식준비땜에 바쁘다며,
처음으로 딸한테 역정을 내었다) 부부가 Quad (레져용 four wheel) 타러갔고,
큰시누는 자기볼일보고, 큰시누남편은 시어머님이 겨울내사용할 장작을 패고, 남편과 아이들은 지하에
장작 쌓는것을 했고, 난 시어머니를 도와 점심준비하고, 생신음식준비를 했다.
아이들은 시간시간 사촌들과 함께 시어머니 마당에서 Quad 를 탔고, 남편도 수집한 총기를 가져가
앤드류에게 사격을 가르쳐주었다.
다음날 두 시누와 난 교회에 먼저가 준비를 했고, 예배마치고 팔순생신파티를 했다.
다들 얼마나 고마와 하는지. 한국에 비해면 손님대접도 아닌것이고, 이렇게 간단히
하는거라면 매년 생신때마다 해 드려도 되는것을 하는 생각에,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반응이 없다. 시어머니는 워낙 잔정이 없는분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키울때 돈이 없었다고 했는데,
시누나 남편은 시어머니가 자기들한테나 모든면에서 인색했다는 기억밖에 없어서 인지, 좀 정이 없다.
그래도 늙으신 부모님한테 그러니까 보기가 좋지 않았다.
남편한테 우리아들들이 당신 닮을까 걱정이라며 웃어면서 말했지만, 사실 조금 걱정이 되었다.
난 자식한테 해줄만큼 해주고, 당당하게 부모대접 받겠다고 남편한테 이야기했더니 꿈도 야무지네하는
표정이었다. 그래 난 아들한테 다음에 너가 성공하거든 엄마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은 콘서트티켓으로
해달라고 열심히 세뇌교육시키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중 엄마가 아들을 데리고 중국음식점에 갔는데, 엄마는 점심을 먼저먹었다면서
아들혼자 자장면을 시켜준 이야기를 해주면서 사실은 그엄마도 자장면을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 아들혼자먹게해준거라는 이야기며, 계란이 귀한음식일때 항상 엄마는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들만 먹게한 이야기등을 해주면서 사실은 엄마도 좋아하지만 아들주려고
엄마는 싫어한다고 했다는 이야기들을 들여준다. 아들들은 무심해서 엄마속마음을 잘 모르기 때문에
알려주어야할것 같아서.
교인들 80%이상이 70세 이상이신데, 다들 자녀들이 먼타지에서 살고있어 자주 찾아오지
못하기에, 다른집 자녀들이 와도 자기자녀들이 온것처럼 반겨주신다.
4년전 한국학교 겨울방학 두달동안 아이들을 이곳에서 학교를 다녀 시어머니와 함께
지냈기에 (그때 시어머니에대해 잘몰랐기에 아이들을 위해 내가 희망한것이었는데,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두달이었던것같다.
한국사람들이 고운정보다 미운정이 더 무섭다고 하더니 그때 내 경험이 그랬던것 같다)
교회오시는분들과 친분이 있었기에 목사님부부와 몇분은 오랫만에 만나서 반가왔다.
시어머님이 앤드류 생일때 우리집에 오시기에, 그때 시어머님과 함께 오시면 내가 시카고 구경시켜드릴테니
꼭 오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말만으로도 고맙다며 정말 고마워하셨다.
시골에서 한평생사시면서 큰도시 구경을 한번도 못하신분들이 많아 새삼 놀랬다.
큰시누가 총지출을 했기에, 얼마씩 지불해야하는지 물었더니 생각보다 금액이 적어서
Treak phone 가격도 포함된거냐고 물었더니, Treak phone 은 생일파티하기전에 선물로
하기로 했기에, 다음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든지 시어머니한테 받을거란다.
그말듣고 얼마나 충격받았는지. 다들 얼마나 잘 살면서 자기 엄마한테 어쩜 그렇게 인색할수가 있는지?
시어머니가 요즘 40분 떨어진곳에 있는 카지노에 일주일에 한번씩 가시는데,
돈있슴 카지노가니까 많이 줄 필요가 없단다. 자기 엄마를 그렇게 모르나?
전화비아까와 자식들한테 전화도 안하는 사람인데,(당신자녀들은 장거리가 무료 통화지만
당신께선 유료라 부재중일때 몇번이나 메세지를 남겨도 절대 전화하시지 않으신다)
카지노에 잃어면 얼마나 잃는다고.
남편한테 제발 당신 누나와 여동생한테 Treak 요금도 생일선물에 포함시키자고 하라고
했는데 아직도 연락이 없다.
과일이 많이 남아 먼저 출발하는 시누한테 가면서 먹게 가져가라고 했더니 작은시누가
자기차에 있는 쿨러에 포도가 있다고 해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아니 그럼 집안으로 가져와 함께 나눠 먹어야지...
내 여동생이었으면 나한테 등짝 한대 맞았을텐데...
예전부터 얌체이고 자기가족을 제외하고는 인색한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날은 정말
기가찼다. 내가 똑같은 인간이 되지 않으려고 참았더니 생각도 없는 바보인줄아나 싶은
생각에 약간 화가 나 남편한테 화살을 돌렸더니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시누들은 저녁먹고 떠났고, 난 앤드류와 함께 그때 앤드류 담임선생님한테 인사갔더니
얼마나 반가와하시는지. 앤드류는 그때가 첫 미국학교였고, 두달동안 잠깐 머물다 갈 학생이었는데도
선생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잘 해 주셨서, 그 이후 크리스마스때 카드를 보냈고, 미국와서는 우리집에
머물면서 시카고여행하시라고 초대했더니, 너무 고마와서 선물을 준비했는데, 미처 보내지 못했다며
직접만드신 장식품을 선물로 주셨다.
정말 너무 뜻밖의 선물이라 너무 감사했다. 다음에 아이들한테 박물관 구경시켜주려
시카고 갈테니, 시댁에 오면 인근 휴양지에 함께 가자고했다.
인정없는 시누들때문에 차가와진 내마음을 앤드류 담임선생님이 따뜻하게 채워주셨다.
그날밤 시어머님 손님이 오셔서 다들 술한잔하며 옛날이야기하셨다.
손님이 돌아가시고, 남편도 자러가고, 시어머니는 나한테 못다한 지난 이야기들을 들려
주셨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도 이었고, 처음듣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색하지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에서 직장다니다 크리스마스휴가와서 군에서 제대한
시아버지와 교회에서 만났는데, 예전부터 시아버지를 좋아했기에, 그때 남자친구들이
많았지만 시아버지와 곧장 결혼했다고.
결혼후 시댁에서 시부모와 함께 살다가 디트로이트로 이사가 시어머니는 포트자동차회사 조립라인에서
일했고, 시아버지는 목수일을 했는데, 평소 술을 좋아한 시아버지가 그때부터 매일 일마치고 술집에 출근해,
이혼을 결심하고, 이야기 좀하자고 했더니, 시아버지가 사태가 심상치않음을 알고, 내일 이야기하지고하고선
그때부터 달라졌다며, 나보고 문제가 있슴 기도를 열심히 하라고했다.
그당시엔 저축을 하면서 여유있게 살았는데, 시아버지가 농장을 갖고 싶다고 해 다시
시가와 본가가 있는 Engadine 으로 돌아와 땅과 농장과 농기구등을 융자로 사고나니
해마다 여유가 없었다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농촌에서 농사지어서 돈 못버는것은 마찮가지 인것 같다.
시아버지는 출장일이 많아 농장은 순전히 시어머니 몫이 되었고, 시아버지는 술과 담배로 인해 50대에
건강을 잃어 시어머니가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이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가 가정을 돌보지 않았지만 헤어지지않고, 가족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시는듯.
30년대 대 공황을 경험한 시어머니는 음식이든 뭐든 버리는것을 싫어해
모든것을 보관하기에 그넓은집에 혼자 사시는데도 빈 공간이 없다. 아마 다음에 시어머님 돌아가시면
쓰레기차가 몇번와야 할것 같다. 시어머니는 골동품이 될것도 있다고 하시는데, 우리보기엔 대부분
쓰레기인데, 왜 치우지 않고 쌓아두시는지.
시누들이 불평을 하니 당신이 너무 바빠서 시간이없다고 하시면서 다음에 자기 사후에 정리하란다.
그런데 그토록 절약가이신 우리 시어머님을 정령 이해할수 없는것은 엄청 오래된 냉동고 3개에 냉장고가
3대가 있는데,(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소와 사냥한 사슴등을 도살소에서 도살해 부위별로 손질해 냉동실에
넣고 먹었고, 생선도 낚시한것을 냉동실에 보곤해야했고, 시골 슈퍼가 비싸니 가끔씩 도시갈일 있슴 왕창
쇼핑했다 냉동시켰기에 냉동실이 많다)
혼자 사시면서 그 냉동, 냉장고 모두 음식으로 꽉 차있었다.
윗부분에 1985년도 표시가되어있는 사슴고기가 있었으니 그 아랫부분은 얼마나 오래된것들이 있을지
알수없다. 오래된 냉장고탓에 전기세가 한달에 75달러씩 나오는데, 왜 냉장고를 처리하지 않는지?
시누들은 시어머니한테 직접말하지않고, 뒤에서 자기 엄마 흉을 보길래, 내가 내엄마였슴 엄마랑
싸워서라도 쓰레기정리하게한다고 했더니 말이 없었다.
미국은 부모자식간에도 성장후에는 서로 영역에대해 간섭하지 않는것 같다.
시어머니께 그날밤에 오래된 음식먹고 혹시 어머니가 병이 날수도 있고, 우리도 음식먹으면서
혹시 오래된 음식일까 걱정이되 불편하다고 했더니 Frozen burn 만 없으면 된다고
하시길래, 오래된 냉장고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니 냉장고를 한두대만 사용하시면 전기요금을
절약할수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고물냉장고와 함께 오래된 음식을 버렸으면하는 마음에서)
자기가 평생 열심히 일해서 번돈을 자기가 알아서 쓸테니 간섭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른것은 엄청 절약하시면서 왜 전기세와 카지노에 대해선 아까운줄을 모르는지?
절약할것은 절약하고, 쓸것은 쓰며 살아야하는데, 무조건 아끼는것이 절약인줄아니 참.
그것은 인색한것인데... 그래도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친구분들이랑 하와이, 알레스카, 독일,
한국도오시고, 평소 가고싶었던 곳을 여행도 다니시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부모님은 자식들이 보내주지 않음 당신돈으론 여행은 고사하고 점심시간이 아무리 늦었어서
식당가서 밥도 사먹지 않는데.
성경구절에도 인색하면 진척이 멀어진다고 했는데, 현실은 친척뿐만아니라 가족들도
멀어지기에 부모는 가슴이 따뜻하고 좀 넉넉해야한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자녀들이
어리더라도 가정의 경제사정을 설명해 이해를 구하도록 하는것이 현명하기에, 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이 이웃집과 비교하며 자기도 갖고싶다고 할때 왜 해줄수없는지 설명해 준다.
결국 그러니 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업을 가져 너 아이들한테 잘 해주어라,
그렇지만 아이들이 원하는것을 다해주는것은 내아이 인생을 망칠수있기에 가려서 해주어야 된다고
끝이 맺어지지만.
자식들에게 좋은 삶의 본보기가 되어, 자식들이 닮고싶어 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할텐데...
당신은 항상 즐겁게 사시기에 주위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한다고 하시는데,
당신 반평생 가정을 홀로 꾸리신 그 공을 자식들이 몰라주고, 부모의 은혜를 모르는
무심한 자식들을 둔 시어머니가 불쌍하게 느껴져 돌아오는 길이 마음이 무거웠다.
내 인생이 아무리 성공한들 자식들한테 존경받지 못한 삶은 성공한 삶이 아닌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