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휴가 온 아들이 "it's for you" 라며 내게 돈 뭉치를 주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라 왠돈이냐고 물었더니
그동안 어머니날과 생일, 크리스마스때
선물 제때 챙겨주지 못해
현금있을때마다 조금씩 모은 돈이란다.
(대부분 신용카드로 지출해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남편은 뭔 돈을 이리도 많이 주냐며
나한테 받지 말라는 표정이었는데,
나는 감격해서 "땡큐, 앤드류" 하고 냉큼받았다.
그리고 앤드류에게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내가 여지껏 아들 잘못 키운것 같아
너한테도 미안하고,내 스스로 자책하곤 했는데,
내가 널 잘못키우지 않았네 했더니
녀석도 쑥쓰러운듯 씨익 웃었다.
어떤 엄마들은 자식들이 기념일에 뭘 좋아하는지?
원하는지 물어면
너 마음만 받겠다고 하며 사양하는데,
난 그런말 대신
이왕이면 내가 필요하거나 좋아하는것을 받는것이
필요없거나 좋아하지 않는것 보단 더 좋기에
두 아들들에게
엄마 기념일에 어떤 선물 사야할지 고민하지 말고,
엄마는 음악회나 뮤지컬등 공연을 좋아하니
공연티켓을 선물하라고 했다.
그런데 너희들이 돈이 없으면 극장표도 고맙고,
그 돈도 없으면 생일카드를 보내거나
전화로 축하해 주면 된다고
말해 주었다.ㅎㅎ
그래 앤드류가 엄마 선물로 음악회나 공연 티켓 구입할때
엄마랑 날짜를 맞추어야 하니 쉽지 않다고 하길래,
현금 주면 내가 시간될때 티켓 사서 가면 된다고 이야기 했더니
녀석이 지난 기념일과 앞으로 몇년치를 더해 준듯.
많은 부모들이 자식이 준돈은 (특히 급여가 적을때)
가슴아파 못 쓴다고 하는데,
앤드류에게 처음으로 받은 특별한 돈이니
나도 그대로 보관할까?
녀석 만나러 갈대 쓸까 생각중이다.
난 아이들 키울때 먹을것, 입을것 아껴녀석들에게 하나 더 주면서 키웠지만,앤드류는 내게 선물하기 위해
나처럼 먹을것, 입을것 아낄것도 아닐테고,
앞으로 데이트하게되면 여친에게도 쓰게될테니
그 돈이 가슴아프기 보단 기특했고, 고마왔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지만,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부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
부모에 뿐만 아니라 주는
기쁘하는 부모를 보는 자녀에게도 기쁨일수있기에
이번처럼 선물받았을때 기쁘게 받고, 또 고맙게 받아
녀석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되었슴.
22살 아들에게 처음으로 받은 돈($479)
이렇게 많은줄은 몰랐다.
부모자식간의 사랑,
마음뿐만 아니라 물질(또는 시간)이 함께 하면 더 고맙고,
가족간의 애정도 더 두터워지는듯.^^
2018. 7. 6.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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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2018.07.08 22:14 신고
저렇게 한푼두푼 모아준 현금이 참 정감있어 보이네요 ㅎㅎㅎ 쓰면서 제가 생각해도 좀 속물스러운 ㅎㅎㅎ 앤드류가 표현은 잘 몰라도 엄마 생각하는 마음은 참 각별한 것 같아요. 사랑을 받을줄만 아는 사람은 딱 그정도밖에 모르고 줄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인생이 더 풍성해지는데 앤드류는 점점 제몫을 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네요. 사는데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가는데 마음이 간다는 말도 사실이고... 앤드류 마음 한자락 나눠 받으셨다 생각하시고 큰 기쁨 만끽하시기 바래요.
-
앤드류는 신체건강도 우등생이고 효성심도 우들생입니다.
경란님 아드님 잘 키우셨습니다
자기가 가야 할 길과 해야 할 도리를 분명히 알고 실천하는 멋진 청년입니다.
이럴때 아들 둔 분이 부럽다니까요 ㅎㅎㅎ가을하늘2018.07.09 19:55 신고금액이 뭐가 중요하겠어.. 앤드류가 엄마 생각하면서 그동안 조금씩 모은돈에
더 의미가 있지않을까...
흐뭇했겠다... 앤드류도 언니 좋아하는모습보고 또 다음(?)을 준비하겠지...
항상 엄마아빠는 해준것에 비하면 별것아닌데도 엄마아빠는 조그만한것에
감동을 받지...
언니는 현명한 엄마니깐 애들한테 교육도 똑 부러지게 시키네..
난 해주기만 바라는데 해줄 생각을 안하네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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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란님
아드님 잘 키우셨네요
저도 자식들이 준 돈을 쓸 수가
없더라고요
처음에는 필요치않는 선물을 사줘서
요긴하게 쓰지않으니 지들 눈에도
달리보였나 돈을 주더니 또 제가
쓰지못하고 있으니 담부터는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이라도
뭐사야겠다하는 말을 기억해뒀다가
사준다고하네요 ㅋ ㅋ
경란님처럼 내게 필요한걸
말해야겠습니다 -
U$ 479..
400불도 아니고 500블도 아니고 479불~^^
얼마나 열심히 모았을지 느껴지는 부분이었어요..^^
순수하고 맑은 앤드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읽다가 살포시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저는 딸 밖에 없어서 아들가진 재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아들만 둘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기특하고 든든하고 멋지더군요...
앤드류를 보면서 참 흐뭇했네요..
제 아들은 아니지만, 엄마 마음이란게 다 같을테니까요..^^
참 잘 키우셨어요..^^
선물에 대한 부분에서 깊은 공감이 일었어요..
맞어맞어~!! 함서 읽었어요~ 하하하~
저도 딸들이 선물을 나름으로 해줄 때도 있지만..
요즘은 제가 고르고 지들이 pay 하고 뭐 그런 속물적인 선물을 받곤해요.. ^^;;
제가 원하는 걸 받아서 기분 좋고..
아이들은 쓸데없이 돈 낭비하지 않고...
늘 진솔된 일상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눈팅만 하다가..
앤드류의 479불에 폭 빠져서 그냥 지나치질 못했네요..^^
앤드류 어머님과 그 아름다운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늘 가득하시길 기도드려요..^^
브라질에서..
펌킨 드림~^^ -
알로하2018.07.11 11:57 신고
어머나~
앤드류가 통이 크네요
1불 부터 50불 짜리까지 현금 있을때마다
엄마주려고 모아 놓은걸보니 너무 기특하고 대견하네요
남자아이들이 그렇게 하기 힘든데 자식 잘 키우신 것
맞네요
앤드류에게 아줌마들이 칭찬 많이하고
너무너무 부러워했다고 전해주시고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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