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샘즈클럽에 쇼핑을 갔는데
어떤 부인이 내쪽으로 오더니
나보고 "Your hair is beautiful"이란다
뜻밖의 장소에서 낯선 사람으로부터
갑짜기 생전 듣지 못한 칭찬을 들어니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난, 고등학교때부터 새치가 많았는데
마흔 넘어서는 거의 반백이되었다.
그렇지만 외모꾸미는데 별 소질도 없고,
미국은 나처럼 염색하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다
남편도 내 몸은 내가 주인이니
내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기에
그냥 반백인 상태로 자연스럽게 다니고있는데,
(은발 멋쟁이 강경화 외무부 장관님 덕분에
한국에서 은발에 대한 이미지가 쬐금 나아졌으면)
한국만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만나자마자 첫마디가 염색하라고 성화인데,
이런 내게 내 머리가 예쁘단다.
내게 머리 예쁘다고 칭찬해주신분은
점잖아보이는 중년부인(60대쯤)으로
바쁜것 같지 않아서
그분에게 땡큐! 하고선,
난 한국에서 왔는데,
한국 사람들에겐 흰머리는 나이들어 보이기에
내가 한국을 방문하면 내가족과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내게 염색하라고 한다고 했더니
그분이 다시 또 No, Your hair is beautiful 하더니
이번엔 "You are beautiful" 이란다.
세상에...
내가 아는사람이 나보고 예쁘다고 했어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했을만큼
내 스스로 내가 예쁘지 않음을 알고 있었고,
자랄때부터 여자답지 못하다고 꾸중만 들었지
누구에게도 예쁘단 소릴 들었던 기억이 없다.
(딱 한번, 고등학교때 관상 좀 볼줄 안다는 내 친구가
머리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 내 귀가 예쁘다고 했네.ㅎㅎ).
생각해보니
그렉도 내게 예쁘다고 했던적이 없었던것 같아서
(그렉이 나한테 예쁘다고 했으면
낯간지러워 얼굴 빨개졌을텐데 그랬던 기억이 없기에)
당신, 내게 예쁘다고 한적 있었냐고 했더니
웃으면서 "Sure" (물론했지) 하길래,
난 당신한테 그런말들은 기억이 없다고 했더니
오래전 일이라 당신이 기억을 못하나 보다 한다.
그렉도 나랑 비슷해서
속에 없는 말 못하기에 오리발같은데...
화장도 하지 않고, 촌스러워서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에겐
중국사람인줄 오해를 받기도 하고,
한국가면 또 시골사람인줄 아는데
미국에서 사니 예쁘다는 말도 다 듣네.
낯선 중년 부인의 덕담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She made my day!
같이 사진 찍자 할걸!
2017. 12. 14. (목) 경란
추신 :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미국친구들이 그래 넌 안.밖이 아름답다며
댓글을 많이 올려 민망스럽다,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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