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학교, 교육, 종교

이해하기 힘든 미국 부모들

앤드류 엄마 2010. 3. 7. 04:18

앤드류가 방과후 특별활동이 없을시에는 3시면 집으로 오는데,

숙제는 거의 다 학교에서 마쳤기에, 주로 티브보고 책읽기로 소일하기에

자연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공부 좀 하라는 말을 하게된다.

 

몇일전 남편이 앤드류 학교성적이 그 정도면 괜찮으니까 게임은 하지 않으니 

티브를 보던 책을읽든 본인하는대로 그냥 두란다.

내가 잔소리해서 억지로 공부시켜 성적이 조금 올라가는것 보다는

녀석과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고, 모자관의 관계가 악화되는 비용이

효과에 비해 더 크단다.

 

남편한테 그 말을 듣고나니 조금은 허탈하기도 하고, 멍청해지는것이

남편말에도 조금의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그렇지 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내가 앤드류에게 무리하게 몇시간씩 더 공부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하루 30분만 더 하라고 한것을.

부모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선 조금의 고통정도는 감내하고

자녀를 설득시키든지, 아님 손을 잡고 조금이라도 앞으로 끓고가야하는것이 아닌지.

(코를 꿰어서 끓고가는것은 반항심만 키우겠지만).

욕심이 없는건지, 뭘 모르는건지.

 

그래 학교다닐때 월등하지 못했지만, 고등학교때 아들 방으로 잠자리까지 옮겨

아들이 학업에 매진하게 감시감독을 하신 아버지덕분에 의사가 된 지인의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도저히 이해하기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분께서 고등학교땐 그런 아버지에게 화가 났지만 의사가 되고나서 생각하니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의사가 되지 못했을거라며 아버지께 감사했다고.

 

부모는 친구와 달라 자녀들에게 항상 좋은 역할만 해 줄수는 없다.

때론 자녀에게 입엔 쓰지만 몸에 좋은 쓴약 역할을 해야하는데,

미국사람들중엔 의외로 남편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 옆집 부인이 임신을 했기에 태교이야기를 해주었더니,

그녀는 자기 아이가 너무 뛰어난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자기 아이같지가 않기에.

 

쥬디또한 고등학교에서도 All "A" 를 받는 아이들이 맥도날드에 일하고,

또 시간나면 밖에서 놀기에, 대학입학시 자원봉사나 특별활동들이 중요하기에

맥도날드에 일하지 말고 그 시간에 자원봉사를 하고, 또 공부를 조금씩만

더 해 좀더 나은 대학에 가고, 장학금받는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말해주었더니

지금 잘하고 있는데 더 공부하라고 하면 역효과 날수가 있을수도 있단다.

그리고 대학입시와 장학금은 나보고 자기아이들한테 이야기 좀 하라고 해서

셋을 모아두고 설명해주었는데, 별로 귀담아 듣는것 같지가 않았다.

 

쥬디는 또 아이들이 학기동안 결석을 하지 않았으면 

아이들이 학교가기 싫은날 하루는 아이들에게 학교가지 않아도되는 자유를 주었다.

그래 그집 아이들은 여름방학전에 텅빈 놀이공원에 가서 실컷 놀다 온다.

남들도 다 노는 휴일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기에 아무도 없을때 가라고.

지난해는 아이들이 학기말 시험을 몇일 앞두고 놀러간다고 해 걱정이 되었는데,

아이들한테 시험 잘 치겠다는 서약을 받고 허락해 주었단다.

아이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니 쥬디식의 교육방법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되었다.

 

너무도 화창한 토요일 반가운 우편물을 받았다.

앤드류가 고등학교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모두 우수반에 합격했다.

앤드류 교육을 남편한테 맡기고 마음 편하게 지내야하나?

녀석이 하루빨리 철이들어 본인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열중해 주기를 희망해본다.

내아이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며 보람된 삶을 살기를 희망하기에.

 

2010. 2. 6.  경란

 

  • 조영희2010.03.08 08:25 신고

    정말 아이들 키우는데는 정답이 없는것 같지만, 쥬디같은 공부방법으로 이곳 한국에서 하기에는 엄마의 불안때문에 그렇게 할수없을 것 같아. 어찌생각하면 정말 그게 옳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단다. 우리 지윤이도 이제부터 학원 다 관두고 집에서 독학으로 하겠다고 큰소리 치는데 사실 난 걱정이란다._

    • 앤드류 엄마2010.03.08 20:59
      지윤인 아직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까,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공부하게 두고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학원비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고, 무엇보다 공부는 본인 의지로 하는것이기에
      제생각엔 학원가는것보단 나을것 같네요. 제가 아는 이도 딸이 중학생인데, 학원가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데 성적이 잘 나온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여자아이들은 야무지니 스스로 잘하는것 같습니다.
      나같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것 같은데...
      • 앤드류 엄마2010.03.08 21:10
        공부는 얼마나 오래하는냐보다는 얼마나 집중해서 하느냐가 더 중요한것임을 우리 모두 알고있는데,
        어린나이에 하루 10시간이상을 집중해서 하는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뒤늦게 공부하다보니 가장 중요한것은 본인이 공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는것이고,
        또 책이든 신문이든 읽기를 좋아해야하고 다양하게 생각할줄 알아야할것 같다.
        대학가면 읽을 분량이 엄청나는데 읽기 싫어하면 정말 문제기에.
        부모가 자녀를 믿는만큼 자녀들이 성장한다고 하는데, 사실 나도 완전히 마음을 비우진못하고 있다.
    • 가을하늘2010.03.08 20:18 신고

      정말 서로간의 신뢰가 있다면 미국식공부도 괜찮겠지만, 왠지 불안해서
      한국에선 안맞을것 같다. 열심히 해도 안되는 세상에서 시험전에 놀이터에
      놀러간다는것은 내자식한테는 어림도없는 이야기지..
      더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떨때 내욕심인가 생각해본다..

  • mstiger2010.03.09 18:30 신고
    공 부 하 는 학 생 을 둔 부 모 마 음 이 해 합 니 다 . 저 역 시 두 남 매 를 키 웠 으 니 까 요 .
    앞 서 경 험 한 사 람 으 로 말 을 할 수 는 있 읍 니 다 만
    어 떤 경 우 이 던 같 지 않 기 에 조 심 스 럽 습 니 다 .
    다 만 그 런 경 우 도 있 구 나 정 도 로 읽 어 주 세 요 .
    제 아 들 은 고 교 시 절 말 이 없 고 엄 마 말 에 하 는 수 없 이 끌 려 서
    자 신 의 졸 업 반 에 서 우 수 한 성 적 으 로 졸 업 하 고,
    대 학 에 진 학 한 후 자 신 이 대 학 에 진 학 해 야 할 이 유 를
    스 스 로 찾 지 못 해 방 황 을 했 답 니 다 .
    대 학 을 8년 만 에 졸 업 을 했 으 니 까 요 .
    스 스 로 가 필 요 성 을 찾 는 데 시 간 이 따 로 4년 이 더 걸 린 셈 이 지 요 .
    사 춘 기 를 조 용 히 보 낸 아 들 이 대 학 을 가 고 나 서
    엄 마 를 보 기 좋 게 넉 다 운 시 킨 것 이 라 생 각 되 더 군 요 .
    아 이 가 스 스 로 판 단 하 기 를 엄 마 로 서 인 내 심 을 갖 고 기 다 려 주 고
    오 히 려 아 들 을 격 려 해 야 할 시 간 에 저 는 조 급 한 나 머 지
    내 생 각 대 로 따 라 주 기 만 을 요 구 한 미 련 함 을
    훗 날 에 야 가 슴 아 린 후 회 를 하 게 됐 지 요 .
    다 행 히 도 아 들 이 지 금 은 스 스 로 독 립 해 서 방 탕 하 지 않 고,
    열 심 히 일 하 며 지 내 는 그 모 습 만 으 로 도
    자 신 의 삶 을 잘 꾸 려 가 고 있 다 고 엄 마 인 저 를 지 금 도 다 독 이 며 지 냅 니 다 .
    지 금 도 내 욕 심 대 로 라 면 좀 더 하 는 안 타 까 운 모 습 이 지 만
    그 것 이 곧 그 아 이 의 인 생 이 라 고 믿 거 든 요 .
    그 렇 게 믿 어 주 기 로 마 음 먹 고 아 들 을 대 하 니 까 한 가 지 중 요 한 것 을 얻 었 읍 니 다 .
    모 자 간 의 관 계 가 많 이 성 숙 한 단 계 로 접 어 들 었 다 고 믿 어 집 니 다 .
    이 말 이 도 움 이 되 시 는 지 모 르 겠 읍 니 다 .
  • 앤드류 엄마2010.03.09 22:35
    아드님이 방황했던 4년동안 님의 속이 다 타 시커먼 숯검정탱이가 되었을것 같습니다.
    우리들 인생에 있어 4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정말 마음고생 많이 하셨겠습니다.
    그래도 방황 끝내고 이제 본인의 자리를 찾아서 열심히 일하고 지낸다니 축하드립니다.
    결혼해서 가정을 책임진 가장의 위치에서 제 앞가림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젊을때 방황이 오히려 인생의 보약이 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모자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신다니 축하드립니다.
    님의 경험이 저를 비롯 제 블로그를 찾는 분들에게 많은 참조가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