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학교, 교육, 종교

Speech Class

앤드류 엄마 2010. 2. 20. 08:13

 

담당 강사인 비비안과 스피치반 두번째 연장자였던 데니스와함께

 

 

지난 학기내내 날 괴롭힌 스피치였지만, 고생한만큼 배운것도 많았고,

사람들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할말을 할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근데 이 자신감 지나쳤는지 긴장이 풀려 오늘 난 실망한 내 자신을 만나야했다. 

오늘 영어시간에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신상품소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스피치시간이었으면 3주전부터 준비에 들어가 계속 고치고 또 고치면서 매일매일 시간날때마다

반복 연습해서 몇일전쯔음엔 스피치 내용이 내 머리에만 저장된것이 아니라 

내입술에도 자동장치가 장착된것처럼 저절로 말이 나오게했다.

그런데 이번 프리젠테이션은 강사가 일주일전에 주제를 발표했기에 시간이 없었기에

준비를 일찍 해서 매일 연습을 해야했는데, 평가가 스피치만큼 까다롭지않은것 같고,

그 어려운 스피치를 우수한성적으로 마쳤다는 자만심이 문제가되어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으면서

막연히 잘할수 있을거라는 엉뚱한 기대감을 가진결과 오늘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찜찜한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나친 자신감이나 노력없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의 결과가 어떤지 새삼 깨닫았기에

앞으로 두번 남은 프리젠테이션땐 오늘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지. 

이미 경험하고도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인간이 아니거라 자신을 믿어본다.

 

스피치는 단원을 시작하는 짧은 문장이나, 핵심 단어몇개만 준비해서 정해진 주제와 형식

(정보전달형또는 설득형) 으로 정해진 시간인 5분내에(4분30초 - 5분 30초) 마쳐야 한다.

30초 간격으로 시간이 초과하든지 적게하면 감점을 당하기에 연습할때 시간을 맞추어야 하고,

주제선정과 관객과 눈맞추기, 발음정확도, 전달내용, 파워포인드등 체점기준이 까다로운데다

내 경우엔 여전히 영어문법이 문제가 되니 그렇게 준비했다간 콩글리쉬가 되기에

미리 문장을 다 만들어서 통째로 외워야 했다.

 

전체내용을 준비하는것도 만만치가 않지만 (초고후 몇번수정해서 다 된것같아 친구에게 문법을

부탁했는데도 연습하다보면 또 수정하게되고 그때마다 친구들에게 문법확인을 받아야했기에

스피치 한번할때마다 보통 친구들 3-4명으로 부터 도움을 받아야했다, 친구 Eva 왈 내 졸업할때

자기들도 함께 졸업해야 한단다) 나이들어 암기가 되지 않으니 해결책은 반복적인 연습밖에 없었다.

16주동안 4번의 스피치를 했기에 학기내내 스피치 준비를 해야했다.

보통 과목당 학기내 총점이 400점 - 600점인데 비해 스피치는 총점이 1000점이었는데,

4번의 시험평가로 반영되는 점수는 250점 밖에 되지 않았고, 숙제는 한번에 10점밖에 되지 않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할때마다 짜증이 나,숙제를 제출하고 싶지 않았지만, 선생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아 한번도 걸러지 않았기에 지난학기동안 난 스피치에 70% 이상을 투자해야했다.

 

그렇게 힘든과정을 거쳤지만 그래도 스피치가 가장 재미있는 수업시간이기도 했다.

다른 학생들 스피치 듣어면서 그들을 개인적으로도 알게되었고, 또 자리도 원형으로 배치되어

처음으로 함게 수업받는 학생들과 친분을 나눌수 있었다. 

 

첫 스피치 주제가 내인생의 전환점에 대한 것이었는데, 감추고싶었을 부끄러운 과거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그들의 당당함이 보기 좋았다.

데니스는 10대때 파티를 쫒아다니며 엄마 속만 썩이는 문제아였다. 10대 혼전임신인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의사가 산모생명이 위험하기에 유산을 시켜야한다고 했을때 위험해도 좋으니

꼭 아기를 낳고 싶다고 사정해, 아기를 낳았는데 의사의 우려와달리 정상아였으며, 엄마가되고나서

아이한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위해 예전생활과 이별하고 새사람이 되었으며, 지금 대학생이된

아들이 자신의 가장친한 친구라고했다.

사만사는 고등학교 2학년때 음주에 걸려 (음주운전한 친구차에 동승) 사회봉사와 함께

카운셀러를 받아야했는데, 본인 혼자 카운셀러 받은것외에 여동생과 둘이서, 또 전가족이 함께

카운셀러를 받아야했기에 정말 죽고싶을만큼 힘들었다며 그 일로 그 친구들과 작별하고

새 사람이 되었단다.

킴은 고등학교초에 마약을 했고 학교성적은 바닥이었는데, 엄마의 눈물과 마약중독자인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새학교로 전학가 새롭게 시작해 최우수학생으로 졸업했다고한다.

그리고 크리스는 크고작은 어리석은 사건들을 너무많이벌려 이제 벌점이 최고한계에 도달았기에

작은 실수만해도 최소 5년이고, 그동안 자기때문에 할머니가 변호사비로 50,000달러나 지불했으며, 

인근 카운티교도소를 다 경험해보았으며, 살인범과도 함께 감옥생활을 했는데, 어린 나이에 경험해서

부양할 가족이 없었어 다행이고, 다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겠다는 크리스말을 듣곤 할말을 잃었다.

그런 크리스에게 다들 별다른 선입관없이 스스럼없이 대하는 자유분망한 학생들과 함께 수업받으니

나도 그 일행이 된듯해서 좋았다.

 

외모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에너지넘치는 강사 비비안의 거침없는 수업과 다운증후군이 있는 딸을

위해 다운증후군과 관련된 단체를 위해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그녀를 통해 자극을 받고 반성을

하게되었다.

데니스와 안젤라, 나만 제외하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지만 함께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주어서 생각과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 젊어진 느낌이었다.

무진장 고생했지만, 과정이나 결과가 좋았기에 가장 기억에 남을것 같다.

 

2010.  2. 19.  경란

 

추신 :  데니스는 일찍 결혼해 벌써 결혼한지 20년이 되었고, 그동안 쭉 전업주부로 지내다

         건축업을하는 남편이 건축불경기를 맞아 뒤늦게 간호사가 되기위해 공부를 시작했는데,

         빨리 졸업하기위해 6과목이나 수강하고, 또 주중에 한번과 주말엔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고,

         막내가 아직 어려 정말 눈코뜰새없이 바쁜데도, 시간내어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남편과

         데이트를 한다고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녀는 행동도 어찌나 어른스럽든지 항상 날 

         위로하고 격려해주어, 학기내 우리반 아이들의 엄마이자 큰언니같았다.  

 

         학기때 마다 꼭 한두과목은 직업의식이 투철한 담당을 만나게된는데, 그분들께 감사드리지만,

         한편으로 내 에너지와 시간을 너무 많이 뺏아가기에, 다음학기부턴 그냥 점수 잘주는 담당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