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생각 나누기

사과할줄알고, 고맙다고 말하는 부모가 되었으면

앤드류 엄마 2015. 11. 20. 12:55

인터넷 상담코너인 미즈넷을 가끔씩 보곤 하는데  

주로 대책없는 남편과 비상식적인 시댁 문제와  

미혼남.녀들의 결혼가부여부에 관한 상담들이지만

어릴땐 차별에 학대(언어포함)하며 방치하고선  

성인이 된 그 자녀에게 끊임없이 바라는 부모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심심찮게 보게된다.

 

그들중엔 엄마에게 상처받은것에 대해 사과받고싶다고 이야기했다

 입에 담기 힘들정도로 온갖 욕설을 듣었다는 이도 있었다.

미안하다 한마디만 하면 자녀가슴에 생긴 상처가 다 치유가 되는데

그말 한마디가 뭐가 그리 어려워서...

  

환갑이 넘은 울 고모도 나와 전화로 자랄때 이야기하다

(아버지가 장남이라 그 고모가 결혼할때까지 우리집에서 함께 살았다) 

집안의 여자는 남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종이라 여겼던

호랑이 아버지때문에 겪었던 무서운 경험들과  

(소풀베러 가서 풀밑에 있는 뱀을 잡은 이후부턴 

소풀 베러가는것이 너무 너무 무서웠다고,

난 다행히 뱀을 손에 잡진 않았지만 뱀을 보고나서부터

고모처럼 소풀 베러가는것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그 어릴때 본인 잘못도 아닌데

마당 빗자루로 엄청 심하게 맞았다며 종내는 흐느껴셨다.

엄마도 없는 그 어린 불쌍한 아일...  

 (내할머닌 심장병으로 일찍돌아가셨다)

어찌나 가슴이 아프든지...

* 나도 할아버지한테 초등학교 2학년때 사실확인도 하시지 않고선

거짓말했다며 마당빚자루로 맞았는데, 

아픈기억보단 억울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시기전에 잘못했다고 사과했더라면 

그 응어리가 지금껏 남아있지 않았을텐데.... 

 

나 또한 홧병날뻔 했었지만

내 복이라 생각하고 잊기로 했는데

못할말한것 미안하다고 했더라면

내가 그렇게 심하게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을거고

우리관계도 예전으로 돌아가진 않겠지만

    지금보단 나았을것이다.

 

아버지와 관계가 좋으신 울 목사님도

예전에 아버지랑 많이 삐끗거렸다고.

울목사님의 아버님도 목사님이신데  

장남에게 기대가 커셨던것 같다.

그런데 장남은 그림 그리길 좋아했고, 소질도 많았다. 

다들 본인 그림을 칭찬했고, 상도 많이 받았는데,

아무리 큰상을 받아도 아버진 한번도 칭찬을 하지 않으셨고,

무시 했다고.

그래 아버지에게 칭찬이 듣고 싶어서,

온갖방법을 동원했지만 관심을 주지 않으셨기에

 종래는 반항심이 생겨 아버지와 멀어졌다고.

 

그러다 로스엔젤스에서 시카고에 있는 무디 신학대학으로 오게되어 

집을 떠나게 되었을때 

아버지가 자신의 방으로 오셔서 

자신앞에 무릎을 끓고 지난날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셨다고.

아버지의 사과를 듣는순간 지난날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과 미움이 다 사라졌다고.

 

나 또한 울 아버지한테 많이 서운했었는데

울 아버지 돌아가시기전에

나한테 우리집에 해준것에 대해 고마왔다고 하셨고,

내 앞에서 두 남동생들에게   

"네 누이가 너희들과 우리집에 한 은혜를 절대 잊지말라"고 당부하셨다.

 

평소에 말씀도 표현력도 없었던 아버지이신데

그 말씀 듣고 그동안 아버지에게 서운했던 모든것이 

봄눈녹듯 녹아내렸고, 진심으로 아버지의 딸이 되었다.

그동안은 마음이 아니라 자식으로서의 의무였다.

   

말한마디에 천냥빚도 갚지만

말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 입은 상처는 더 깊고 아프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잘해준것을 기억하지만

자녀들은 부모가 못한것만 기억한다고.

울 시어머니 본인은 가장이 가정을 팽겨쳐 넉넉치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것은 사주었다고 하셨는데

울 남편은 자신이 20달러 꼭 필요했는데

그때 엄마가 주지 않았다며

시어머니가 은퇴후 카지노가서 돈을 낭비하는것을 못마땅해한다.

 

 

그러니 혹시라도 자녀에게 상처준것이 없는지

서운하게 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보고

없는것 같으면 

부모한테 서운했거나 상처받은것이 없는지? 자녀들에게 물어보자,

만약 자녀가 뭔일로 상처받았거나 서운했다고 말하면

우선 무조건 사과부터 한뒤

그렇게 밖에 할수 없는든 사정을 설명해주고

자녀들의 가슴에 남은 상처를 치유해주었슴 좋겠다.

 

그리고 잘해 주는 자녀에게 그때그때 고맙다고 말해주고,

절대 더 기대거나 바라지 않았야겠고,

부모에게 자랑이 되는 자녀를 두신분들은 

자녀에게 잘 자라 주어서 고맙다고 말해주면 좋을듯.   

 

반대로 헌신적이고 자상한 좋은 부모를 둔 자녀들은 

다른 부모들도 다 자기 부모들과 같은줄 아는데

가수 장모 엄마나 미즈넷을 보듯 정말 부모맞나 싶은 부모들도 많으니

엄마, 아버지가 내 부모님이시라 너무 감사하다고  

꼭 인사하셨어면 좋겠고 (부모님도 좋아하실것임),,

 

 

팔순으로 학교 문턱에도 못갔지만 배우길 좋아하시는

 똑똑하신 우리 고모,

통화하면서 딸, 아들, 며느리에게 그때그때 고마운것은 고맙다고 하시고,

실수로 잘못했으면 미안하다고 하시라고 했더니

바로 나한테 

"나한테 자주 안부전화해 주어서 고맙다" 라고 인사하셨다.^^

 

난 나이들면 신체가 늙듯 감정도 늙는줄 알았는데

그것은 나이탓이 아니라

감정을 사용하지 않아서 퇴화하는것이라고.

눈빛만 봐도 알수 있고, 척하면 삼천리인 부부사이에도

 사랑 표현은 자주 할수록 더 자연스럽고 좋은것 처럼

부모와 자녀끼리도 마음을 표현해서 더 좋은 관계를 만들게되길,

   

 

2015.  11.  19.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