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목) 아침 9:30 시각 날씨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5동 이하로 떨어졌슴.
지난 수요일 혹한으로 학교가 휴교를 하고,
방송에선 가능한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경고까지 했는데,
수요일이 우리교회 Food Pantry (저속득층 대상 식품기증) 날이었다.
이렇게 추운날 식품받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날짜 변경을 하면 좋을텐데 몇백명이나 되는 분들을 일일이 연락할수도 없고,
당장 먹을것이 없는 분들도 있기에 날짜를 연기할수 없다며
추워서 일할 사람이 부족할수있으니 꼭 와달라고 이메일이 와있었다.
Food Pantry 는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 식품을 박스에 넣고,
수요일 식품을 나눠주는데 직장다니기전까지 자원봉사를 했기에
멤버들과의 친분도 있고, 그곳은 늘 일손이 부족하기에 학교방학때나 쉴때
가끔씩 도와주곤 하는데, 난 다음주 출근하니 이번에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다 지난 일요일 교회에서 Mrs. Shelton (그녀는 Food Pantry 자원봉사 정멤버다) 에게
새해 인사를 했더니,이번 수요일 Food Pantry 에 올거냐고 물어셨서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기에 가야했다.
마침 앤드류는 다음주 개학이고 데이빗이 휴교라
둘다 집에 있었기에 다같이 가려고 했다.
(난 내가 가자고 하면 당연히 따라나설줄 알았기에)
그런데 추위를 많이 타는 데이빗녀석이 지금 집안에 있는데도 손이 시렵다며
밖에 너무 추워서 싫다고 했다.
녀석의 손을 만져보니 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와(손만).
열심히 맛사지 해주고,
앤드류를 불렀더니 시큰둥하니 방학전에 자원봉사했다며 No 란다.
오늘같이 추운날 다같이 자원봉사하고 나면
녀석들도 나도 기분좋은 하루가 될거란 생각에
불과 몇분전까지 약간 들떠기까지 했는데, 기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생기발랄했던 기운이 다 빠져 버렸다.
푸드 펜추리 자원봉사 고정 멤버인 Mr. Reinhart 씨는 80세신데
그분은 늘 식품상자를 차에 실어주는 일을 하신다.
이추운날 80세 노인이 자원봉사를 하시는데,
기왕성한 대학생 아들녀석이 스마트폰과 놀면서 집안에서 뒹굴겠다니 화도나고,
또 우리집 아이들이 집에 있는줄 사람들이 알텐데
혼자 가려니 자식교육 잘못시킨것 들키는 기분일것 같았다.
그래 몇분전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핑게거리가 생각나면서
차라리 가지않는것이 낫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가기 전부터 다녀온 이후 내내 몇일을 제외하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그런지, 한국에서의 일정이 짧았던 아쉬움에 기운이 빠져서인지
월, 화요일 이틀동안 약간의 몸살끼가 있었는데
전날 저녁 일찍잠자리에 들어 정신없이 깊은 잠을 자고났더니
수요일 아침에서야 좀 개운해 졌다.
그런데 또 이 추운날 밖에서 몇시간 있었다간 다시 몸살 재발하지 않을까하는
몇분전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걱정이 생겼다.
앤드류녀석땜에 속상하기도 하고, 또 새벽부터 일어나 피곤하기도 해
이불속으로 들어가 누웠더니 머리속에 Mr. Reinhart 와 Mrs. Shelton 모습이 떠나질않았다.
자원봉사 가지 않고 집에 있었다간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할것 같아 벌떡 일어나 교회로갔다.
역시나 Mr. Reinhart 는 이 추운날 밖에서 식품 박스 차에 싣는 일을 도와주고 계셨고,
추워서 봉사자들이 적게 왔는지 밖에는 그분과 함께 남자 셋이뿐이었다.
실내에서는 박스 운반도와주고, 냉동고기와 디저트, 유제품, 서류작업을 하는데
인원이 충분할것 같아서 나도 예전처럼 밖에서 식품박스 차에 실어주는일을 도왔다.
학교휴교과 방학이라 학생들이 좀 왔을거라 생각했는데
대학생은 한명뿐이었다. 내 아들만 나무랄 일이 아니네.
일기가 나빠 평소보다 수령자들이 적게 와 많이 바쁘진 않았지만,
내가 갔기에 교대로 안에 들어가 쉬다 올수가 있었다.
모자쓰고, 아래,위로 완정무장을 해 몸은 견딜만 했는데 얼굴과 발이 어는것 같았다.
먼저 실내에 들어가 5분뒤쉬다 나와서 Mr. Reinhart 에게 안에서 쉬다 오시라고 했더니
Yes, mom 이란다.
일마치고 집에오니 몸이 어제처럼 다시 차가와졌지만 마음은 깨운했는데,
녀석들을 미안하게 만들려고 엄만 지금 너무 추워서 좀 누워야겠다며
점심은 각자 해결하라고했다.
다음날 목요일도 추위가 계속되어 학교가 휴교를 했다.
이런날 출근하지 않아 천만 다행이라고 했더니
9시쯤 메니저가 전화를 했다.
오늘 출근해야 할것 같다고.
이번 겨울방학때 학교에서 내 매장을 리모델하느라
상품들을 다 치웠기에 몽땅 새로 진열을 해야 하기에
금요일쯤 학교 가려고 생각중이었다.
그런데 메니저가 일이 많을것같으니 오늘, 내일 이틀동안 해야 할것 같다고.
오후에 눈올거라 했는데... (난 눈길 운전이 자신 없다)
할수없이 미기적그리다 11시에 출근했다.
오후 3시쯤 눈이 올거라고 했기에 그 전에 퇴근해야지 했는데,
1시부터 눈보라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아이쿠 나머지일은 내일하고...
평소 15분길인데 25분 걸려 집에 도착했는데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어깨가 다 아팠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이틀동안
밖에서 식품 박스날라주며 발과 얼굴을 얼었지만 마음은 따뜻했고,
눈길 운전하며 마음을 졸렸지만 집에 도착해선 한건한듯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2015. 1. 8. (목) 경란
추신 : 어제 저녁에서야 밖에서 고생한 세남자들 사진찍어서 교회 페이스북에
올려 줄것을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요즘 내가 자주 박자를 놓쳐 김이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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