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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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남편과 함께 돌아온 우리집의 평화

앤드류 엄마 2010. 1. 27. 06:48

남편이 3주간의 긴 출장을 마치고 어제 드디어 돌아왔다.

남편의 업무상 매년 1월과 3월에 2 - 3주씩 출장갔었기에 이번 출장이 처음이 아니다. 

평소 내가 아내로서 특별히 남편한테 해 주는것이 없는데다, 남편은 자기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고, 집안일도 그런데로 도와주는 편인데도, 남편이 출장을 가면 왠지 좀 더 홀가분해져

좋았는데, 이번 출장동안은 남편의 귀가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

 

앤드류는 어릴때부터 자기 주장이 강했는데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닮아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사춘기가 시작되었는지 지난 10월 이후 나와 더 자주 마찰음이 생겼다.  지난 년말의 한국행은 정말 나한테 적절한 휴가였다.  

남편이 바빠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엄청심했는데, 앤드류까지 추가해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기에.

 

친구 쥬디가 원래 지도자들은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이라며 앤드류가 아마 미래의 리더가 될거란다.  쥬디는 앤드류와 똑같은 유형의 17살되는 아들을 두었으며, 나보다 인생의 경험이 많기에,

문제가 있을때 마다 그녀에게 카운셀러를 받는데, 그때마다 자기의 경험들을 이야기 해 주면서

도움되는 조언들을 많이 해준다. 

그녀왈 태초부터 성경에도 쓰여있듯 남자는 여자에게 관리받는 것을 싫어 한다며,

이젠 앤드류가 그 나이인것 같다며, 그렉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맡기라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남편이 계획을 앞당겨 더 일찍 졸업하기위해 무리해서 많은 학점을 신청했기에,

(풀타임 대학생들은 대부분 파트타임일을 하는데, 남편은 풀타임직장생활에다 풀타임학생들 보다

 더 많은 학점을 이수했다) 남편은 퇴근후 자기공부에 바빴기에, 아이들이나 내공부를 도와달라고

부탁할수가 없었다. 

 

앤드류뿐만 아니라 데이빗도 꽤씸하게 내가 말하면 꼭 두,세번 말해야 겨우 듣는데,

아빠가 말하면 바로 직방이다.  아이들이 아빠가 있을때와 없을때 행동의 차이가 심하니

내가 그동안 아이들을 잘못키운것같아 엄마로서의 자질과 능력부족을 절감하고,

아주 가끔씩은 부모로서 내능력의 한계로 인해 우울할때도 있다.

 

이제 남편은 졸업을하고 다시 대학원공부를 시작했지만, 수업시간이 많지 않기에, 지난년말부로

앤드류를 남편에게 전담시켰다.  그 이후부터 녀석과 부딪히지 않고 지내니 집안이 다 평화로왔는데, 그 평화가 남편의 긴출장으로 깨어지고, 다시 작은 전투들이 시작되었다.

 

편이 돌아오자 전선은 어느새 슬거머니 자취를 감추었고, 녀석은 나에게 항의하던것과는 

사뭇 다르게, 작은 목소리로 아빠한테 우수반 사회과제물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사회한과목만은 

보통반에 가면 안될까라고 했다가, 남편의 한마디에 비록 입은 나왔지만 늦게까지 컴퓨터와 씨름을 했고, 데이빗도 남편이 숙제를 챙겨, 난 오랫간만에 홀가분한 저녁을 보냈다.  

 

한없이 작은 내 존재의 실체와 너무도 큰 남편의 존재감을 새삼 확실히 깨닫게된 3주였다.

  

아들 잘 키운 홀어머니들에게 존경을 보내며...

 

2010. 1. 26.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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