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Mother's Day 에 좀 우울했다.
앤드류 대학선정이후 남편에 대한 원망에 못마땅한 일들이 많아
툴툴거려 몇일전까지 남편과 사이도 좋지않았고,
앤드류는 전날밤 연락도 없이 자정이 되어서야 들어와
(친구집에서 공부했다고)
아빠한테 차키와 휴대폰을 압수당해 화가나서 잠자리에 들어선
Mother's Day 아침이 되었지만 일어나질 않았다.
남편도 앤드류에게 화가나 데이빗만 깨워선
아침을 만들어 데이빗에게 룸서비스 배달을 시켰다.
앤드류 녀석이 대학에 가게되면
Mother's day 후 바로 기말고사가 있고 여름방학이 시작되기에
Mother's day 라고 3시간 30분 운전해서 집에 올일 만무하고,
또 대학마치고 취직을 하게되면 어디에서 살게 될지 모르니
어쩌면 이번이 우리가 함께하는 마지막 Mother's day 가 될수 있다며
난 좋은 엄마는 아니었지만 또 그렇게 나쁜 엄마도 아니니
Mother's day 를 맞아 너한테 아침상 정도는 받을수있다고 생각하니
그날 아침준비는 네가 했어면 좋겠다고 특별히 부탁까지 했는데...
당일날 아침 녀석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교회 가야하기에 내가 깨워서 겨우일어나 교회에 갔다.
(어린이 성경교실 보조라 우리보다 약 2시간 더 일찍 간다).
어릴땐 인정이 많았던 녀석이었는데...
녀석의 무심함이 내 잘못도 있는것 같아 우울했다.
교회에서 헌금시간에 Mother's day 기념 영상물을 보여주었는데,
아내와 역할을 맞바꾼 남편이. 엄마역할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들을 겪게되고,
아이들은 엄마처럼 못하는 아빠에게 불평을 한다.
그제서야 남편은 부인이 슈퍼우먼같아 보였고,
남편과 아이들이 엄마를 애워쌓고선
당신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우리에게 과분한 사람이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 영상물을 보면서 영상속의 부인처럼 그런 엄마와 아내가 되어주지 못했기에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지난 시간들이 후회스러웠다.
자라면서 자식들을 잘 돌봐주는
좋은 부모를 둔 친구들을 부러워했기에
우리 아이들에겐 좋은 부모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나역시 그런 부모가 되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날 더 우울하게했다.
데이빗에게 내가 우울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래도 엄만 그렇게 잘못하진 않았단다.
내가 성격이 급해서 가끔씩 화를 내었지만 그 덕분에
자긴 숙제를 좀 더 빨리 하게 된다고.
남편에게도 오늘 내가 우울했던것에 대해 말하고 사과 했더니
남편도 같은 입장이었기에 동병상련을 느끼는듯했다.
남은 시간 앤드류와의 관계 회복을 어떻게 해야 할자?
그날 내가 우울한것은 아들때문에 남편때문이 아니라
못난 나자신때문이었는데, 그 우울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늘자 한겨레 칼럼에 교육평론가이신 "이범"님이
"부모는 자식에게 강압과 카리스마를 앞세우기보단 연애하듯 꼬셔야 한다"고,
내 성격상도 맞지않고, 연애할때도 하지 않았던 꼬시기를
낮간지럼지만 아들을 위해서 또 나를위해서, 우리가정을 위해서 늦었지만 해야할것같다.
2014. 5. 14. (수) 경란
추신 : 블로거 독자인 희원엄마가 Mother's day 를 맞아 보내준 선물
본인도 이제 엄마인데 ...
희원엄만 친정과 시댁가족들이 모두 한국에 사시는데,
이날 쯔음해 한국에 계신 친정엄마와 시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을것 같다.
양가부모님을 생각하며 내 생각을 해줘 고마왔지만
선물은 빼고 선물과 동봉했던 정성스럽게 적은 카드만 보냈더라면 더 반가왔을듯.
아무튼 우울했던 하루, 날 생각해준 희원엄마 덕분에 위안이 되었다.
내 블친들과 블팬들에게 사랑받는것처럼 내 가족들에게도 사랑을 받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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