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곧 미국으로 오느라 직장을 그만둔지 18년만에
파트타임이지만 처음으로 미국에서 매일출근하는 일을하게 되었다.
결혼후 영어도 못하는데다 또 아이들을 키워야하니 12년을 전업주부로 지냈는데,
미국은 전업주부가 많지않아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 친구도 없고,
내가 경제력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것들도 때론 남편에게 미안해서 참게되고,
또 내자신이 무능한것같아 자존감도 떨어져 아이들이 학교간 동안만 일을 하고싶었다.
그래 막내가 3학년쯤 되었을때 아이들학교 급식소에서 갑짜기 일이 생겼거나
휴가간 사람들 대신 하루 3시간씩 한달에 서너번정도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 단계를 거쳐야 자리가 생겼을때 파트타임이지만 정규가 될수있었다),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니게 되어 그만두었다.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면서 보니 학교에 영어 쓰기를 좀못해도 되고,
방학때쉬고, 아이들학교간 시간만 일을 하는 파트타임이 많았기에
3년만에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그곳에 내가 할수있는 일자리가 날때마다
지원을 했는데 취업난으로 지원자가 많은데다 난 경력도 없고, 학교에 잘 아는사람도 없었어
인터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미국은 신규 채용시에 직원들에게 우선권을 주기에 작전을 바꿔
내가 선호하는 일 대신 학교에 취직부터해서 다음에 다른곳에 자리가 생기면
옮기려고 다른 일에 비해 취업이 좀더 쉬운 카페트리아 지원을 했다.
그런데 만만하게 본 카페트리아도 경력없고, 아는사람없으면 이력서에서 탈락이었다.
1년전에 지원했을때 때방일을 한시간이 많지도 않고, 카페트리아에서 일하면서
무슨 경력이 중요할까 하는 생각에 경력을적지않고, 추천인도 따로 부탁하기 싫어
내담당 교수님들에게 예전에 부탁해놓았기에 그분들을 적었더니 서류에서 탈락했다.
그래 이번엔 땜빵으로 일한것도 적고, 추천인도 커뮤니티 칼리지 인사과에서
근무중인 앤드류 친구 엄마에게 부탁해 그사람 이름을 적었더니 인터뷰하라고
연락이 왔다. (인사과는 지원 서류만 챙겨주고, 해당부서에서 인터뷰를하고 결정한다)
쬐끔 긴장되었지만 아무생각없이 인터뷰받으러 갔더니 카페트리아에서
일하는데 면접관이 세사람이나 있었고, 근 30분동안 면접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할때 대기업이라 면접관들이 많았는데,
그때이후 근 30년만에 면접을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그래도 면접관들이 워낙 편안하게 해줘 나도 떨리지 않고 편안하게 면접을 봤다.
인터뷰할때 가장 먼저 “네자신에 대해 말해달라고”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게된 이유와 그동안 직장 경력이 많지않았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는데,
인터뷰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사교적이고 배우는것을 좋아하기에 새로운것을 빨리 배우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것이 신경이 써였다.
그래도 인터뷰하면서 몇번이나 심사위원들을 만족시키는 답변을 했던것같고,
또 그들을 크게 웃게 했기에 괜찮을것같은데 그일도 지원자들이 많다고해
쬐금 신경이 써였는데,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 기분이 좋아 남편에게 전화할때 들뜨기까지 했다.
신원조회와 신체검사를 거쳐 8월 19일부터 출근해 주 24시간 시급 9달러 50센트에
일을 하게되었다. (일리노이주 최저임금 - 시급 8달러 25센트)
합격 통보를 받고나니 출근도 하지않았고, 주급도 받지 않았는데,
벌써 내년 여름에 데이빗하고 유럽을 가야하나?
앤드류가 원하는 학교에 갈수 있도록 등록금 지원을 해주어야 하나 ?
(데이빗은 앤드류 학교는 앤드류가 책임질 몫이니 자기랑 유럽에 가야한단다),
하고 우물에서 숭늉을 찾고 있는 나를 보니 우습다.
그런데 남편은 한술 더 떠서 학교 교직원중 풀타임 직원 가족들은 수업료가 무료기에
본인과 앤드류가 공짜로 공부하게 풀타임 자리생기면 풀타임 일을 하란다.
(남편은 대학을 졸업했는데, 엔지니어에 관한 수업은 다 듣고 싶다고).
다른 이유도 있지만, 내가 일을 하는것은 좋아하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인데
풀타임으로 일했다간 휴가가 몇일되지 않기에 풀타임은 기회가 있어도
하고 싶지가 않은데, 남편은 지난 30년동안 풀타임으로 일을했고,
앞으로도 십년이상 풀타임을 할테니
평생 일을 한 남편에게 그러긴 싫다고 말하긴 미안해서 정규직이 되면 데이빗이 긴긴 여름방학동안
혼자 집에 있어야 하기에 안된다고 데이빗 핑게를 되고 있다.
사람일은 모르니 미리 결단하기보단 그때가서 상황에 맞게 하면 되겠지.
아무튼 18년만에 매일 출근을 하게 되어 뭔가 생산적인 일을하게되어
기분좋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생각을하니 기대도 되고 설렌다.
2013. 8. 2.(금) 경란
추신 : 카페트리아 일을할수있는 식품위생관련 수업도 받아야하고
주 시험에 합격해야하기에 8월말부턴 이래저래 바쁘게 될것 같다.
캠프 마지막날인데 데이빗이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고,
새벽에 일어나 글을 올립니다. 아침 식사시간이 늦어 그럼.
- 직장 구한것 축하해요.
시작이 반이라고 했어요.
여태까지는 아이들 뒷바라지...
집안 살림등 열심히 했느데
이제부터 앤드류엄마의 시작인것 같아요.
부지런하고... 현명하고...
활달해서...
지금 시작은 미미 하지만
앞으로 발전은 창대할것이에요. - 청이2013.08.02 08:15 신고
-
이선주2013.08.02 08:39 신고
취업하신것 추카추카드려요
늦은 나이에 일을 시작하셨지만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경란님...
잘 해내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금도 부지런하시지만 여태껏 안하던 일을 시작하시면 더욱더 부지런해야하실듯해요
결혼후 첨으로 내가번돈으로 내자신에게 투자도하고 통크고 손큰 경란님 가끔씩
남편과 애들에게도 한턱도 쏘고....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모든역활 잘하실거에요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일을 하시게되는건지.... -
회색2013.08.02 20:13 신고
늘 눈팅만하다가 처음으로 남겨봅니다..
새로운 도전...늘 좋은일 가득 하시라고
왠지 응원해드리고 싶어서..
화이팅 입니다..!! -
축하해요~~^^
원하던 일자리를 얻었으니 경란씨도 잘된일이지만 그 학교도 큰 행운아를 얻었네요~
인터뷰때 미쳐 말못했던 말들을 직접 보여드리게 되실테니까요~ㅎ
풀타임도 좋지만...전문직으로 종사하지 않을바에는 파트타임도 부담없이 생활에 활력소역할이 되기에
좋답니다~이곳에도 학교 급식조리원 처우가 좋아져서 쉽게 일자리구하기 어려워졌다더군요
그리고 우리학교도 올해 방과후행정보조로 일하게된 사람이 도서관에 대출하러 오시다 친분을 가지게
되었는데...대화도 잘 통하고 해서 알고보니 남편이 대학교수인데 ..순전히 사회참여와 봉사,약간의 용돈이
필요해서 왔다고..저와 공감대가 많은 그런사람이 요즘은 많은것 같아요
늘 깨어있길 노력하고 관심가지던 앤드류엄마에게 좋은 일자리가 생긴건 당연~!! 끄덕 -
민지엄마2013.08.03 00:45 신고
매사에 적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님의 성실함을
알아챈 그 학교 인터뷰 담당자도 똑똑하시네요
열심히 일 하셔서 성취감도 맛 보시고 엄마 아내 로서 말고 김 경란으로 살아가시는 멋진 첫 발걸음이 되시기를 기도해요 -
축하드려요~~ !!!
곧 있으면 첫 출근이란 말에 왜 제가 떨리는지...히히히^-^
저는 언제 일하러 갈까요...?? 하아...
오랜만에 글 읽으니 무지 반갑고 기뻐요. 언제 또 글 올려주시려나 기다렸거든요~
데이빗이랑 캠프는 잘 다녀 오셨어요??? 앤드류랑도 얘기 많이 하시고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맛있는 식사 하세요!!
저는 귀찮아서... 피자로 점심 때워요~~~~가을하늘2013.08.04 19:36 신고 -
언니야 축하한다...
그래도 취업의 끈(?)을 놓지 않고 차츰차츰 준비를 했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나이(?)이런것은 안보겠지..
계속할수 있는 자리인지??
대단합니다요... 직장을 구했으니.. -
축하드려요
그감격을 저도 알지요
더군다나 미쿡에서 영어쓰는 직장에 다니신다니
정말 직장의 신이라고 하고 싶어요
몇년을 기둘려 지금의 제 자리에 잇어요
직장을 다니면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니까 걱정도 돼구 기대도 돼구요
월급날을 기둘리는 우리의 직장인 세계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많은 친구들 과 좋은 경험과 멋진 신세계를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첫 월급날이 와서 빨리 한턱쏘시길 바랍니다^^*
그날의 감동을 저도 꼭 느끼고 싶어요앤드류엄마 미안해요.
나는 욥기 8장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蒼大)하리라" 라는
말씀을 참 좋아하거든요.
앤드류엄마가 그곳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좋은 기회가 오리라 생각하는데
우리 남편은 앤드류 엄마 직장을 "미미..."하다고 한것같이 들린다고
잘못했다 하네요.
미안... 미안...
내눈엔 앤드류엄마가 너무 신통하고 장하고 그런데...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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