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7월 9일)에 앤드류가 남부 시카고 연합 감리교회 소속 고등부학생들과 함께
전기와 수도도 없고 학교도 없는 과테말라 오지에 학교를 지어주는 선교를 떠났다.
내 키가 168센치나 되기에 한국에선 키가 큰 축에 속했는데 아들옆에 서니 고목나무에 매미같네.
이 녀석이 193센치에서 더 컸나?
몇일전 자전거 사고로 생긴 상처들 (발목과 무릎에도 몇군데 심하게 다쳤다)
응고되긴 했지만 가는곳이 오지인데다 물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깨끗하지 않다니 씻는것도 걱정이고,
적도에서 가까운 곳이라 무덥고 습하기에 아문 상처가 다시 진무르질까 걱정이다.
녀석이 일행중 키가 가장 클뿐만 아니라 힘도 세고 일도 제일 잘 할것 같은데
녀석의 상처로 인해 키값을 못하는것은 아닌지?
앤드류가 하루빨리 상처가 나아 키값을 할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해 주시길.
저녁식사후 가진 파송예배시간에 선교떠나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친구들
앤드류는 이방인이라 혼자 멀쓱하니 있을뻔 했는데, 배려깊은 어떤 학생이 앤드류를 위해 기도해주었다.
기도해 주어서 고마왔다고 인사했었어야 했는데...
친구들 기도를 마치고 부모들이 나와 아이에게 기도해주는 순서에서
가슴이 뭉클하니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소리내서 기도 하지 않는 남편이 아들을 위해 기도해주니 더 울컥해졌다.
난 기도를 잘 하지 못하기에 울면서 막힘없이 줄줄 기도하는 한국부모님들이 쬐금 부러웠다.
그분들이 한국말로 기도해서 다행이지 영어로 했었다면 아들이 알아듣고 우리랑 비교가 되었을듯.
인솔자이신 고목사님과 팀리드 그리고 팀원들 (몇명이 공항에서 추가로 합류한다고)
힘쓰는 일이 많을텐데 여학생들이 더 많다고 하니 쬐금 걱정이되었다.
순진한 녀석이 여학생들한테 잘 보이려고 지몸 생각지도 않고 황소처럼 일하는것은 아니겠지?
우리 교회에선 3년에 한번씩 고등부들이 남미의 St.Lucia 섬 (버진아일랜드 지나)으로
2주간 선교를 가는데, 2년전에 교회에서 가게되었을때
경비($2,800)가 만만치 않았지만 (아이들이 기금마련 활동도하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한다), 녀석이 가고싶어 하면
평생 단 한번뿐인 고등학생때의 값진 경험이라 보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당시 앤드류 녀석이 지금처럼 교회에 친구들도 많지 않아서인지
경비도 많고 해 별로 가고 싶지않다고 해 가지 않았는데,
다녀온 학생들의 후일담을 듣고는 함께 가지 않은것을 후회하는것 같았다.
다음 선교는 녀석이 고등학교 졸업한 후에 가기에, 그땐 일도 해야하니
고등학생때 해외 선교를 영영 못가게 되는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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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대학지원을 앞두고 1년전에 큰딸을 대학에 보낸 옆집 쥴리에게 대학 지원에 관해
자문을 얻던중에 그녀가 대학에서 GPA (내신) 와 대학입학시험점수 그리고 방과후 특별활동과 함께
봉사활동을 많이 보는데, 특히 해외봉사활동을 더 우대해 주는것 같다고 했다.
내가 한국엄마 아니다랄까봐 그 소리에 귀가 번쩍!!!
그런데 우리 교회는 내년에나 되어야 가니...
생각끝에 염치불구하고 백선생님에게 다니시는 교회에서 혹시 고등부 여름선교가면
울 앤드류도 동행할수 있는지 여쭤었다
* 백장로님과 권사님 두분이 교회 봉사를 많이 하시니 가게되면 교회에서도 들어주실것 같아서.
그래도 녀석이 가기 싫어면 못가는거고, 평소 녀석이 내성적인 편이라
별 기대없이 녀석에게 가겠냐고 물었을때 녀석이 가겠다고 해 뜻밖이었고 기특했다.
고백했듯이 처음엔 아들녀석 대학 지원할때 좀 유리할까봐서 염치불구하고
백선생님께 부탁드려 억지로 가게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3년전보단 올해가 시기적으로보나 모든면에서 더 나은것 같았다.
3년전에 녀석이 참가했다면 녀석에게 주어진 일이나 겨우 했을텐데
지난 3년동안 일요일 어린이 교실에서 보조리더로 활동하며 리더쉽도 생겼고,
체격도 그때보단 훨씬 좋아졌고, 생각하는 머리, 일하는 머리도 생겼으니
이번엔 선교지에서 확실하게 한몫을 할수 있을것 같다.
그래 주님이 아시고 미리 예비하셨나 하는 착각을 했는데, 녀석이 자전거 사고를 당해
상처가 크게 나고보니 기분좋은 착각대신 근심불안이 시작되었다.
녀석의 학교에 부잣집 아이들도 많고, 경제적으로 넉넉치않는데도 자녀들에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부모들때문에 녀석이 상대적인 빈곤감에 불만을 나타내곤 했는데
전기도 수도도 없는 오지에서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 생존하는것이 전부인
현지사람들과 생활해보면 자신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알게될것이고, 감사할것같다.
그리고 또한 신앙심깊은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신앙심도 더 생기지 않을까 기대가된다.
지인들중엔 뭐할라고 아들을 사서 고생시키냐며 그렇게 하고 싶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었는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는데, 내 경험을 보더라도 그말이 맞는것 같다.
내 젊은날의 고생들이 어려울때마다 힘이 되어주고 있고, 여지껏 좋은 교훈을 주고있기에.
그런데 과테말라 가기전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맞으러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얼마나 겁을 주던지 한번도 하지 않았던 걱정이 시작되고 겁이 났다.
목사님께서 부모님들이 기도하실때 자녀들이 무사히 안전하게 다녀오라고들하시는데
그렇게 기도하지말고 하느님일을 하러 가는것인것 만큼 열심히 하느님일을 해서
현지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 구원받을수 있도록 해주십사 기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앤드류가 상처가 심하다보니 무사히 건강하게 다녀오게 해 달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오늘 아침 친구와 조깅을 하면서 비오기 직전이라 습도도 높았고,
어제부터 많이 더워져 뛰기 힘들었는데 앤드류 생각이 났다.
녀석은 이보다 더 무덥고 습한 곳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샤워도 못하고 잘때 에어컨도 없는데 하는 생각을 하니 또 울컥해졌다.
앞으로 몇번이나 녀석생각을 하며 울컥할런지?
자식은 특히 아들은 강하게 키워야 하니 그런 고생쯤은 해도 되는데
하필이면 다쳐서 상처가 있는것이 계속 걸린다.
목사님 말씀따나 앤드류와 과테말라 미션팀들이 열심히 일해서
현지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주님을 영접할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기간내 성공적으로 학교도 건립하고, 현지주민들과 좋은 시간 보내고
또한 팀원들과도 3주동안 서로돕고, 고락을 함께하며 좋은 추억과 우정도 쌓고,
사고없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귀가할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013. 7. 8. (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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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가 고생하러 떠났군요...고생길이란걸 잘알면서도 기꺼이 가겠다 나선 앤드류가
너무나 대견하고 믿음직합니다~~
백번이라도 이번의 경험이 몇배의 가치가 될거라 생각해요
경란씨말처럼 시기적으로도 최적인것 같고....순수하고 건강할때 힘든일에 도전해보는 거야말로....
저렇게 다부진 여학생들도 있는데
아들키우는 부모라면 좀더 강하게 키울것 같은데~?
군대보내면서 울고 어쩌고 하는것 보면 쬐금 갸우뚱해지더군요~ㅎ
앤드류가 지금도 훌륭하지만 ...봉사활동 마치고 돌아오면 완전히 성숙한 어른이 될거라 기대합니다
부럽습니다 -
앤드류가 더 의젓해보입니다
한국학생들이 저렇게 봉사활동을 많이 참가하니 기쁘기도 하고
앤드류가 스페인어 공부도 해야겠다고 맘 먹고 오지나 않을지 기대반 염려반
걱정하지 마셔요. 주님께서 보살피셔서 잘 하고 돌아올겁니다 -
옛친구2013.07.09 15:20 신고
엄마로서 당연히 걱정이야 되시겠지만 우리 온 교우가 기도중에 있고 걱정한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성과를 살아가면서 느끼며 사는 것 같아요 수잔이도 유스때 다녀왔는데 여러모로 성숙해지고
힘든일에 부딪쳐도 곧잘 해결하면서 저희 오빠한테 오지로 보내야 정신을 차린다고 곧잘 .....
다쳐서 더 신경이 쓰이겠네요 약이랑 잘 챙기셨겠지만...주일날 교회에 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4시에 속회가 있어놔서 3시 15분쯤 나오느라 얼굴 볼 기회를 놓쳤네요 앤드류도 순진해서 피터가 그러는데 일을 아주 열심히 한다던데 좋은 동역자가 있어서 교회로서는 든든 합니다
매일 기도하고 있으니 기대하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평생동안 살아가면서 뿌듯해 할테니... -
성기선2013.07.09 20:57 신고
앤드류 사진을 보니 상처가 아직 많이 남아 있구나 먼 나라로 봉사하러 가는데 얼마나 걱정이 되겠니?
주위에서 많이 걱정해주어도 엄마 마음이 한구석 불안을 지울수 없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결이 군에 입대시켜놓고 훈련기간 6주동안 하루도 마음편할날이 없었다. 운동이라고는 숨쉬기운동벢에
안했는데 훈련은 잘받고 더운날씨 적응은 잘 하는지 처음으로 집떠난 아들이 너무 너무 걱정되었는데 벌써 무사히
군제대하고 집에 있으니... 앤드류도 무사히 봉사할동 마치고 너의 품으로 휠씬 성장해서 돌아올꺼야...
앤드류 돌아올때까지 데이빗하고 더 많은 시간 보내길....
더운 날씨에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
드디어 앤드류가 오지체험을 떠났군요.
안그래도 불안한 엄마 마음을 더욱 부채질하는 상처까지 안고 갔으니
그 마음은 짐작하고도 남아요.
그런데 선교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니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요,
앤드류는 지금까지의 생활환경과는 전혀 다른 열악함 속에서
자신을 단련시키며 극복하는 수련을 감당해야 하는게 몫이고,
아들이 무사히 성공적으로 여행을 마치고 귀가할 것을 오직 하나님께 맡기며
그 믿음(하나님에 대한, 아들에 대한)의 수련은 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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