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생각 나누기

미국부모와 한국부모가 가장 크게 다른점

앤드류 엄마 2012. 9. 27. 05:40

 

 

한국부모나 미국부모나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똑 같겠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경제적인 면에선 아주 많이 다른것 같다.

 

요즘은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한국부모님들중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 전부를 희생하신분도 계시고,

자신들의 안락한 노후 대신 자녀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수있도록 수입의 상당부분을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다.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성인이 될때까지 (보통 고등학교때까지) 자녀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자신들의 시간을 자녀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부모처럼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않고,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올인하지 않는다.  

부모지만 자신들의 행복도 중요하고,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할수있다고 믿기에.

 

대체적으로 한국부모는 자녀들의 보다나은 미래를 위해 돈을 투자하고,

부모로서 해줄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해 주지만,  

미국부모는 자녀들의 행복한 현재를 위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부모로서 해줄수 있는 적정선까지만 해주는것 같다.

 

올초에 내친구의 남편이자 남편의 직장동료인 제프는 아직 정년이 몇년이나 남았는데도

은퇴하려고 했다 (정년이 65세이고, 하는일이 전문분야 기술직인데다 그 분야에 사람이 없어

정년넘기고도 본인이 원하기만하면 건강이 허락하는한 언제까지나 근무를 할수 있다).

제프는 그 회사에서 35년간 근무한 베테랑인데다 그가 그만두면 새로운 인원을

충당하기가 어려워 회사측의 부탁으로 남편이 간곡히 설득시켜 1년더 일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제프는 은퇴하고 은퇴생활을 즐길수있는 형편도 아니다.  

친구와 제프는 2남 1녀를 두었는데, 지난해 대학(건축학과)을 졸업한 막내아들이

몇년에 걸친 건축경기 부진으로 아직 취직을 못하고 있고 (친구는 아들이 더 간절하게 직장을

찾지않는것을 나무랬다), 그 아들이 4년동안 학자융자금으로 공부를했기에 빚도 많고, 

이부부는 아직 정부에서 지원하는 노인 의료보험에 해당되지 않기에

65세까지 근무를 해야하는데, 제프는 은퇴하고 여행도 다니고, 취미로 하는 꿀벌이나

키우며 살겠단다.   은퇴하면 공무원들처럼 매달 은퇴연금이 많이 나오는것도 아닌데...

한국 부모였슴 아들 학자융자금 갚아주고, 결혼할때 방한칸이라도 전세줄 돈을 마련하려고

건강허락할때까진 직장생활을 할것이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은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해야한다면 대부분이 자신들의 의료보험

(직장다니지 않음 의료보험료만 월 70만원이 넘기에) 과 안정적이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지, 성인이 된 자녀들을 도와주느라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없을것 같다.

 

지인중에 목수인 큰아들이 지난 몇년동안 나빴던 건축경기탓으로 

매달 갚아야하는 주택 융자금을 갚지못해, 아들은 집을 은행에 차압당하고

현재 아파트에서 사는데, 그집은 아들이 직접지은집이라 아들도 자신도

오랫동안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분은 남편이 주 공무원으로 은퇴하셔서 연금도 많이 받으시는데다 

예전에 여유자금으로 구입한 대규모의 땅이 엄청올라 현재가로 백억대가 넘는 부자시다.  

팔게되면 이익의 60%를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기에 팔지 않고 있지만.

그런 사실을 알기에 난 아들이 손수지은 집을 은행에 넘어가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려는 그분의 슬픔이 함께 느껴지지가 않았다. 

* 그런데 그분 아들과 며느리는 부모를 원망하지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며,

  부자끼리 몇일씩 사냥도 함께 다니고 친한것 보면 신기하기까지하다.

 

아무튼 남편에게 그분의 재산상태를 설명해주고는 당신이라면 어쩌겠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눈만 멀뚱거리곤 대답을 하지 않길래, 그냥 산집도 아니고, 직접 지은집이니

나같으면 그집을 아들에게 상속몫이라며 미리주던지 아님 다음에 갚으라고 하겠다고 했다.

 

그지역의 집값을고려하면 은행에서 빌린 주택융자금이 2억정도 되는데

미국은 자녀 대학학비를 부모가 지불해주는것도 아니고,

아들 장가가면 신혼집이 월세라 우리처럼 전세값 도와주는것고 아니고,

결혼식 비용은 신부쪽에서 부담하고 (신랑쪽에서 반을 부담하는가정도 있지만)

며느리에게 스푼,포크,나이프 세트를 선물로 주는것이 전부다. 

 

한국도 대학 학비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아우성이지만

미국은 4년대학 학비가 공립학교인 주립대학도 이천만원이 넘고,

기숙사비를 포함하면 최소 년평균 3천만원쯤되는데

많은 학생들이 학자 융자금으로 학업을 마쳐 졸업하고 취직하더라도 융자금갚기가 벅차다.

학자융자금 이자만해도 7%나 되니 아이들의 부담을 들어주기위해

중상층 부모들중엔 자녀들의 대학학비를 얼마간 지원해주는 부모들이 증가하고있고,

학생들도 좋은 학교보단 장학금 혜택을 주는 학교를 지원하곤한다.

 

우리도 아이들의 학비중 얼마간은 지원해줄 계획이었다.

녀석들이 총기가 있어 보여 장학금받을수 있으라 생각했고, 

부족한 금액을 우리가 충당해주어서 녀석들이 사회생활을

빚없이 출발할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올해 고 3인 큰아들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학업을 게을리해,

남편이 아들에게 "공짜로 장학금을 주겠다는데 네가 게으럼을 피워 거부했으니

나도 한푼도 줄수 없다고 공언"을 했다.

나역시 남편말에 수긍이 가는것 보면 나도 미국물이 많이 들었나 보다.

 

만약 내가 한국에 살았더라면 난 아들의 학비를 도와주기위해 식당 주방에서

밤늦도록 열심히 설겆이라도 했을것 같다.

그런데 난 막내 데이빗과 유럽 여행도 가고싶고,(큰아들과 남편은 싫다고),

사람도리하며 살려니 돈이 필요해 파트타임 일을 하려고한다.

 

부모로서 마땅히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와주어야 겠지만 

자녀스스로 찾으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일때 부모가 앞에서 손을 내밀어 주어야지

억지로 뒤에서 등을 떠밀어 줄 필요는 없을것 같다.

부모도 행복할 권리가 있고,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니 내 행복도 중요하기에.

 

2012.  9.  26. (수) 경란

   

 

추신 :  그런데 미국도 확실히 부모가 자녀들에게 돈을 잘쓰는, 

           씀씀이가 좋은 부모가 자녀들과 관계가 좋은것 같다.

           부모가 경비를 지불해서 성인이된 자녀들 가족들을 크루즈여행도 데리고가고,

           유럽도 가고, 식당도 자주 가는 집안은 다른 집에 비해 화기애애하다.

           손자, 손녀들도 놀이공원데려가고, 영화나 공연데려가고, 맛있는것 사주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아주 좋아한다.

           자녀들이나 손자,손녀들에게 돈만 주지말고, 그 돈으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것이 

           추억도 되고, 관계형성에도 좋으니

           고로 재물로 유산을 남기기보단 추억을 유산으로 남기는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