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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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조카

앤드류 엄마 2012. 8. 8. 01:40

 

지난 토요일 3주간의 방문을 마치고 여동생네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 전날 저녁 중학교 3학년인 큰조카가 자긴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고했다.

 

미국은 아이들의 천국이니 미국에 놀러온 조카뿐만 아니라 캠프나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으로 

온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이 프로그램 마치고나면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하기에

큰조카의 말이 별로 새삼스러울것도 없는데, 난 그아이에게서 그런 말을 들어니 가슴이 아리었다.

 

큰조카는 학교성적이 별로 좋지 못한데다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를 하는 특출한 동생이있다.

그러니 공부가 전부이고 학교성적으로 아일 평가하는 대한민국에서 조카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랑받고 칭찬받는 아들, 학생이 못되고,  

매일같이 공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보름동안 내가 지켜본 조카는 착하고, 사람들 잘도와주고, 운동을 좋아하고 또 잘하면서

에너지가 넘쳤고, 영어를 못해도 주눅들지않고, 씩씩하고 용감하게 영어로 할말을 하곤해

난 녀석이 참으로 신통방통스럽고 좋았다.

(내가 만난 공부잘한다는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영어를 잘했지만 말한마디하지 못했고, 

운동도 못했고, 이기적이라 자기밖에 몰랐다).

 

공부를 잘하는것이 공부를 못하는것보단 낫지만

친구들에게 들어니 현재 대한민국에선 전국에서 15%에 들지 못하면 대학졸업해도

괜찮은 곳에 취직하기 어렵기에 20%나 80%나 별 차이없다고 했다.

그럼 부모는 자녀가 노력해도 15%에 들지 못할것 같으면 공부외 그아이가 잘하는것을 찾아주거나 

기술을 익히도록 해야 할것 같은데, 사교육을 더 시켜서라도 자녀 성적올리기는것에만 몰두하는것같다.  

 

사회가 대졸 전문직만 필요한것이 아니고, 앞으로 고급인력은 점점 더 수요가 줄어들어

서울대 박사도 취업이 안되는것은 물론이요, 대학나와도 취직이 보장되는것도 아니고, 

사무실근무자들이 정년보장되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여전히 그래도 대학은 가야한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부모들의 잘못된 의식으로 적성보단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지만,

졸업후 취업을 못해 대졸 실업자들이 몇집건너 한명씩 되고, 

그 실업자중엔 취업준비 열심히 하는 취업재수생들도 있지만,

대학까지 나와 그런일 못한다며 (부모는 못시키고), 대충 취업준비하다

백수로 전락해 밤새 컴퓨터와 지내다 해가 중천에 뜨면 일어나 빈집에서 어슬렁거리는,

보고있어면 속에서 천불나게하는 미래가 암담한 백수들도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기자식은 아닐닐거라는 생각에서 인지 많은부모들이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것 같다.

 

또 기업에선 전문대졸을 채용할때도 인문계출신보단 공고출신을 우선시한다는데,

부모들은 공고나 실업계가면 나쁜아이들과 어울릴까 걱정되어 그래도 인문계를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문계 진학을 실패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아이들이 나쁜아이들과 어울리는것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공부못한다고 무시나 받고 인정받지 못하다,  

나쁜아이들이 자기를 인정해 주기에 쉽게 친구가 된다고 했다.

공고간 아이들이 모두 나쁜길로 간것도 아니고, 인문계라고 나쁜아이들이 없는것도 아니니

공부를 못하더라도 부모들이 아이들을 더 사랑해주고, 공부외에 그 아이가 잘하는것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주고 부모와의 애착을 끈끈히 해야하는데,  

못하고 하기싫은 공부만 강요하고, 공부잘하는 다른 형제와 비교하며 키웠다간

아이의 장래뿐만 아니라 자녀가 성인이된후 부모와의 관계와 형제자매들과의 관계까지 나빠질수있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관리직, 의사, 변호사들도 일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심한 스트레스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고, 인성이 잘못되어 나쁜일로 전국뉴스를 타기도하고,

구두닦는 사람, 택시기사, 농부, 요리사도 자기 직업에 만족을 느끼며 행복하게 사는사람들이 많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하거나, 아님 하는일에 만족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며 사는 사람이 아닐까?

 

친구는 내가 미국에 살기 때문에 이런말을 한다고.

나도 한국에 살았으면 여동생이나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에게 공부공부했을까?

 

이제 중학교 3학년인 조카에게 사람이 공부를 하는것은,

학교를 마치고 직업을 가질때, 네가 좋아하는일을 하고,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인데,

공부를 잘해야만 할수 있는 일만 있는것이 아니고,

또 사람은 재능이 각기 다르기에 너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잘할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했다.

 

그리고 여상으로 진학했던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공고나 실업계를 가면 수학과 영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새로운 과목을 하기에 내 노력여부에 따라 잘할수있기에

너처럼 영어와 수학 기초가 부실한 학생은 인문계 진학해서

3년내내 영.수로 스트레스 받는것보단 실업계로 진학하는것이

나을것 같다며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실업계 학교가서 전문대가거나 그때 공부하는것이 좋아지면 4년대 대학으로 진학할수도 있기에.

 

요즘 의식이 바뀐 부모들이 있어 전문대 인기학과는 예전에 비해 학생들 수준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때문에 다시 전문대에 진학한 학생들도 있다고.

전문대 인기학과에 진학하는것도 인문계학생들보단 공고나 실업계 학생이 더 유리하다고.

 

아들을 걱정하는 여동생에게,

난 데이빗도 있는데 그 아이가 뭔 걱정이냐며, 공부만 잘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보단

공부만 못했지, 착하고 성실한 문휘가 훨 낫다고 위로가 아닌 사실을 말해주어도

여동생은 내 말이 자신을 위로하려고 한 말로 여기는것 같았다.

여동생에게 말했지만 대한민국은 부모가 문제인것 같다.

 

아이들이 자라 나중에 어린시절을 회상할때 즐거운 추억들이 얼마나 있을런지?

그나마 조카들이 미국에서 3주동안 신나게 놀아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큰조카는 나이아가라 폭포간것이 제일 좋았고, 화이트삭스간것이 두번째 좋았고,

식스플랙 놀이공원간것이 세번째 좋았다고, 그리고 산업,과학박물관...

녀석의 추억속에 내가 함께할수 있어 행복하다.

 

조카녀석에게 다음번 미국 여행이 좋은 동기부여가 되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