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미국에서도 보이스피싱(전화사기) 사기꾼들이 있는데,
노인들이 주로 이들의 표적이 된다.
생전 우리집에 전화하시던 일이 없었던 시어머니께서 우리 결혼 16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집에 전화를 하셨다.
우리 시어머니 안부전화드렸을때 부재중이라 몇번씩이나 메세지 남겨도
연락해주지 않고 우리전화 기다리는 분이라 혼자사시니 무슨일이 있나 걱정이될때가 많다.
그래 하루는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하면서 우리집 전화 송신뿐만 아니라
수신도 가능하다고 했더니 시어머니께서 웃어시면서 전화비 들잖아 하시는분이다.
그런데 그날 처음 전화하시면서 약간 노기가 있어 난 약간 당황스러웠다.
대뜸 앤드류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시길래, 사춘기라 약간씩 반항을 하고,
말을 잘 듣지 않아 힘들때도 있지만, 괜찮다고 했더니,
방학도 아니고 평일인데, 지금 앤드류 어디있냐고 물어셨다.
그래 난 앤드류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그런데 왜 학교에서 나한테 연락하지 않고
시어머니에게 연락했나 싶어 어리둥절했다.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앤드류 아침에 학교갔는데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자신이 사기꾼에게 걸린것을 아셨는지 평소 목소리로 돌아와
조금전에 어떤 사람이 전화를 해서는 앤드류가 친구들과 캐나다 근처에 놀러왔다가
사고를 쳤는데, 앤드류 부모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합의금으로 20,000 달러를
주지 않으면 감옥에 보낼테니 합의금을 바로 보내라고 했단다.
그래 앤드류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했더니 웃어셨다.
시어머니는 그때 무슨일로 바쁘기도 했지만, 20,000 달러라는 금액에 놀라,
혹시나 싶어 자기가 지금 바쁘니까 은행갈시간이 없으니 전화번호주면 이 일해놓고
전화해주겠다고 했더니, 그 멍청한 사기꾼이 우리 시어머니가 자기에게 걸린줄 알고
의심없이 전화번호를 주었고,
시어머니는 나와 통화후 바로 경찰서에 가서 신고했더니, 경찰이 F.B.I 에 연락해
몇일후 그 사기꾼을 잡았다고.
그런데 그 사기꾼에게 사기당한 노인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은행 잔고가
엄청났으며 모텔에서 체포당했을때도 현금을 몇만달러나 소지 하고 있었다고했다.
우리시어머니는 만나는 사람들마나 이 이야기를 자랑삼아 하셨는데,
나한테도 벌써 두번이나 하셨다.
그런데 그때 시어머니께서 전화하실때 화난 목소리로 말씀하신것은
당신 손자인 내 아이를 못믿었는것이라 조금 꿀꿀하지만,
시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할때 졸업생대표로 연설했던 분이라
팔십오세의 연세에도 여전히 똑똑하시고 순간적인 재치로
사기꾼을 잡는데 일조 하셨으니 시어머니가 자랑스럽다.
우리 시어머니가 더 자랑할수 있도록 표창장이라도 받으셔야 하는데...
경찰서와 F.B.I 에 건의해야하나?
2012. 3. 5. (월)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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