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달라스에 사는 블친인 은령 씨가
시부모님의 60세 결혼기념일을 맞아 시댁에 와
목요일에 휴가 내어 은령 씨를 만났다.
은령 씨 시댁에 차가 몇대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은령씨 시어머님 이동시 사용하는
벤을 제외하고는
다 수동 변속기를 사용하는 스포츠카라
내가 우리 집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은령 씨 시댁으로 가서 픽업해서
밖에서 점심 먹고 놀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은령 씨가 시댁에 올 때마다 나를 만났기에
시부모님께서도 내가 누군지 궁금해하셨다고.
시댁까지 갔으니 은령 씨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인데,
인사드리고 점심식사하러 바로 나오는 게 좀 걸렸다.
은령 씨가 오전에 일이 있어 1시에 도착하기로 했는데,
도착해서 이야기하다 나오게 되면
점심이 많이 늦어질 것 같았다.
난 18시간은 물만 마셔도 되지만
은령 씨는 식사시간을 지킨다.
그래 내가 점심을 준비해 가서 그곳에서 먹고
이야기하다 나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샤워하고 준비하는 시간 빼고
2시간 반 여유가 있었다.
내 손이 느리더라도
은령 씨가 좋아하는 김치전에
텃밭에 파가 있어 파전도 한 장부치고,
텃밭에서 딴 가지와 오이도 있고,
또 콩나물에 건버섯과 간 소고기가 있으니
비빔밥을 준비하면
내 손이 느려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은령 씨가 깻잎을 좋아하는 게 생각나
깻잎 김치도 조금 담았다.
그런데 참담하게도
내 느린 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느려 은령 씨에게
먼저 간식을 조금 드시라고 연락을 해야 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새로 구입한 중고 휴대폰이 잘못된 건지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도착지 주소를 불러
운전 중엔 와이파이 없이 사용했더니
업데이트가 빨리빨리 되지 않았는지
몇 번이나 유턴을 시켜 딱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 약속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실례를 했다.
은령 씨는 못 참고 먼저 먹었다고.
은령 씨가 식사를 먼저 해
먹을 수 없었던 비빔밥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약속시간에 도착해
은령 씨 부부와 시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했을 텐데.
은령 씨는 늘 무엇이든 미리미리 준비해서 마치는데...
난 손이 느리니 앞으론 미리 생각지 못했던 것들은
일을 벌이지 말고,
내가 생각한 시간의 두배로 계산해야겠다.

은령씨 부부와 결혼 60주년을 맞은 시부모님과 함께
은령 씨가 다음날인 금요일에 시부모님의 형제자매 부부들을 초대해
결혼 60주년 파티를 해 드렸다.
결혼 60주년 축하 꽃배달이 많이 왔다.
난 은령 씨와 걸으면서 이야기할 생각에
편한 바지 차림으로 갔는데,
은령씨 시어머님께서 나 만난다고,
옷을 몇 번이나 바꿔입어셨다고.
나도 초면이니 원피스를 입고 갔어야 했는데...
꽃을 사 갈까 하다 꽃 선물을 많이 받을 것 같아
은령 씨에게 물었더니 초콜릿을 좋아하신다고 해
샘즈에서 다크 초콜릿과 두바이 초콜릿을 준비했더니
둘 다 좋아하셨다.
시아버지께서 내게 자주 오라고.ㅎㅎ
두 분은 의사 선생님과 전문 간호사(임상 간호사)로
은퇴 후 의료봉사활동을 많이 하셨다.
경제적으로 많이 넉넉하신데도 시아버님께서
$10 달러 미만도 엄청 아끼시고,
어려운 사람들에겐 또 후하시다고.
남의 편인 내 남편도 아주 짠돌이라
전날 내 차 타이어가 펑크가 나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다들 웃었다.
두 분이 좋은 인상처럼
편안하게 맞아주시고, 대해 주셔서
아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은령 씨 시부모님께선 고등학교 때 만나
두 아들 잘 키우고,
결혼생활 내 평탄하게 잘 사셨는데,
시어머님께서 거동이 불편하신 데다
초기 치매증상이 있어셔서 마음이 아팠다.

은령 씨가 앤드류가 해군에 근무하고 있을 때
가끔씩 소포도 보내주고 했기에
앤드류가 인사도 드리고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앤드류가 여자 친구와 함께 갈까 해
같이 와도 된다고 했는데 당일에 못 왔다.
은령 씨는 앤드류 여자 친구 주려고 꽃을 준비하고
옷도 갖춰 입었는데...
난 은령 씨가 이렇게 준비한 줄 알았으면
함께 오라고 한번 더 말했을 텐데.
앤드류가 대접하려고 했는데,
은령 씨가 3시간 전에
김치전과 깻잎하고 밥을 먹어
샐러드만 주문했다.
앤드류가 고마움을 잊지 않고
퇴근 후 시간을 내
은령 씨에게
식사대접을 해 주어서 고마왔다.
저녁 식사후엔 은령씨 시댁 동네를 걸었다.
오래된 부촌이라 큰나무들이 많아서
모든 산책길이 그늘져서 좋았다.
은령 씨가 매일 일상을 블로그에 올려
동향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밀린 뒷이야기들이 많았기에,
헛수고로 날린 시간과
그로 인해 실례를 해 속상했다.
은령씨가 시카고에서 1,490킬로나 떨어진
달라스에 살지만,
은령 씨의 시부모님이 이곳에 사셔서
덕분에 매년 1번은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은령 씨를 처음 만날수 있었던 것도
은령씨 시댁이 이곳에 있는 줄 모르고,
내 블로그에 은령 씨가 댓글로
우리 지역 근처에 왔던 적이 있다고 해
혹시라도 다음에 또 이 근처를 지나가게 되면
우리 집에서 식사라도 함께 하게
연락 주시라고 해서 이루어졌다.
부디 은령 씨 시부모님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덕분에 오랜만에 롭도 만나서 좋았다.
다음에 시댁에 오실 땐 시간이 넉넉해서
우리 집에서 하루쯤 묶게 되기를.
2026. 8. 1. 토요일 경란
'내가 만난 사람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친정언니네 같았던 여동생 시누네에서의 1박2일 (13) | 2026.07.25 |
|---|---|
| 한달사이로 천국으로 가신 지인 부부 (0) | 2026.06.03 |
| 존경하는 분의 조촐한 결혼 50주년 축하연 (0) | 2026.05.25 |
| 옛 직장상사 사모님과의 특별한 인연 (8) | 2026.05.17 |
| 아들집에 왔다 우리집을 방문한 동네 옛 남사친 - 세상이 좁네 (23) | 202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