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지만 좁기도 하다더니
내 친정집 앞집에 살았던 동갑친구 태연이가
시카고 인근에 사는 아들집에 왔다
부활절에 우리 집을 방문했다.
태연이는 대학 졸업하고 호주로 워킹 비즈니스로 갔다
뉴질랜드에 정착했기에
우린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몇 번 만나지 못하다
2011년에 내가 한국갔을때
마침 태연이도 부산에 와 있었어 우린
근 20년만에 만날 수 있었다.
그 후 태연이도 나도 바빠서 서로 연락이 끊겼는데,
가끔씩 연락하는 동네친구 진태를 통해
베트남에서 여행업을 새로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가 Spero (라틴어로 희망) 란 이름으로
베트남에서 여행업 한지 10년이 되었다고.
친구가 사업을 시작하고 베트남 여행이 붐이었으니
선견지명이 있었네.
태연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산으로 전학 가기 전까지
한 골목에서 이웃 아이들과 함께 놀았고,
또 전학 가서도
군대 가기 전까지 방학 때면 집에 왔기에
그때 동네 친구들끼리 만나 놀았다.
그래 지난 35년 동안 지난 일요일에 두 번째로 만났지만,
우린 만나자마자 그때로 돌아갔다.
태연이가 우리 악수나 한번 하자고 하길래
악수는 무슨, 미국식으로 환영해야지 하고는
그를 반갑게 안아주었다.
지난해 5월 말에 한국 갔을 때
내 방문스케줄에 맞춰서 우리 동네 아이들이(?)
근 몇십 년 만에 얼굴 보려고 함께 만났는데,
태연이도 그날 참석하려고 한국에 미리 왔었는데,
하필 그때 급한 일이 생겨서
모임 전날에 출국하게 되어 많이 아쉬워했다.
그 모임을 위해 동네친구들 단톡방이 생겼고,
이 단톡방을 통해 태연이와 다시 연결이 되었다.
우리가 15년 전에 만났을 때
내가 시카고 근처에 살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태연이가 사는 게 바빠서인지 몰랐다고.
15년 전에 우리가 만났을 때 이야기했던
사회성은 부족하지만
천재성을 가진 그의 아들은
엄마, 아빠의 현명한 지원에 힘입어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의 명문대학 중에서도
명문인 프린스턴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역시 명문인 코넬대학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고,
시카고 북쪽에 있는
명문대중의 상위에 있는
노스웨스턴대학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친구의 수재아들 덕분에
남존여비가 심했던
행정구역만 읍이었던
경남 창녕의 직신리 농촌 동네를 떠난 지
40년이 더 되어서 시카고를 매개로
우리 집에서 다시 만난 우리는
꼭 고향땅에서 재회한 듯
무장해제하고 만나자 바로 우리가 되었다.

친구가 스테이크를 아주 잘 구워주었다.
15년 만에 만나니 우리 둘 다 15년 세월을 고스란히 먹었네.
앞으로 10년간은 나이만 먹고, 몸과 마음은 그대로였으면.

어린 시절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내 고모와 앞. 뒤집에 살았던 동갑 친구인 태연이 누나
친구 누나를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기억에도 없었지만
내 고모와 친한 친구였기에 고모를 만난 듯 반가웠다.
내 고모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태연이 누나와 내 고모는
전국에 흩어져 사는 동네 동갑 남. 녀친구들과 함께
계모임을 해 1년에 몇 차례 씩 만난다고.
언니가 계모임 가서 내 고모 만나면
내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내가 두 아들 잘 키웠고(^^),
씩씩하게 잘 살아서 감동받았다고.ㅎㅎ
태연이 누나가 본인과 내 고모가 학교 갔다 와서
둘이 소꼴 뜯어러 다녔던 이야기를 했다.
고모에 이어 그 일은 내 일이 되었고,
내 동생들 일이 되었다.
난 소꼴 뜯어러 가서 혹시 뱀을 만날까 봐
무서워서 정말 싫었고,
손으로 했던 모내기도
거머리에게 물릴까 봐서도 겁났고,
더운데 허리도 너무 아파서 정말 싫었다.
우리 집에 논. 밭이 많아서 방과 후에 일만 했기에
그땐 정말 싫었는데,
친구와 친구 누나를 만나 옛이야기를 하니
그 시절이 그리워지려 했다.
태연이는 귀한 막내아들에다
4학년 때 부산으로 전학 가서 방학 때만 집에 와
나처럼 일을 하지 않았으니
시골집과 엄마를 생각하면
좋은 추억들 뿐일 거라 그리울 것 같다.
나와 태연이와 태연이 누나,
우린 앞. 뒤집에서 유년을 보냈으나
그 시절 추억과 고향의 향수는 제각각이었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라
태연이 뿐만 아니라 나도 태연이 누나도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나 보다.
친구와 친구누나는
시골집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한 지
50년도 더 되었으나
시골 출신 특유의 정서와 정이 있었다.

밥을 깜빡하고 나중에야 내었다
이날 부활절이었기에 예년처럼 이웃친구 이바가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내가 내 친구가 아들과 누나와 함께 우리 집에 왔다고 했더니 함께 오라고.
그런데 이바네에선 3시에 식사를 하는 데다 (보통 3시 30분)
이날은 부활절 음식에다 3시 30분은 친구에게 식사가 너무 늦고,
또 친구와 친구누나와 아들이 우리 집에 처음으로 온 것이니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게 도리기에 우리 집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친구가 내게 부담 줄까 봐서 너 얼굴 보러 가는 거니까
라면이나 먹자고. 세상에...
친구 아들 재환이가 계란과 생선, 치즈도 먹지 않고,
채소만 먹는 채식주의자라 메뉴선정할 때 신경을 썼는데,
양배추로 만든 코오슬로는 마요네즈에 계란이 들어간 것을 깜빡했다.
도토리 묵을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만들기가 정말 쉬웠다.
그런데 레스피대로 했는데 아랫부분이 단단하지 않았다.
물이 많았다고.
태연이 누나도 처음으로 도토리 묵을 만들어 오셨다.
빈대떡 구울 때 고기 넣기 전에 재환이 빈대떡용으로 따로 준비하려고 했는데,
덜컥 고기를 넣어버려 속상했다.
그런데 고기를 넣지 않았어도 또 깜빡하고 계란을 넣었을 듯.
부추, 오이, 단양파 무침을 재환이가 좋아해 그나마 다행이었다.

태연이와 태연이 누나와 재환이도 오니
손님들에게 인사시키려고 앤드류에게
집에 오라고 했다.
앤드류와 재환이가 금방 친구처럼 잘 지내서 좋았다.
재환이는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대학부터 박사까지 11년을 동부에서 공부했는 데다
여기 와서도 연구하느라
친구 사귈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
둘이 서로 연락처도 교환하고 했으니
태연이와 나는 둘이 시간 될 때
시카고에서 한 번씩 만나고
우리 집에 오라고 했다.
아무튼 앤드류가 집에 와 주어서 나도 고마왔다.


부활절에 이웃친구 이바네에서
이바의 큰아들부부는 콜로라도에 사니 멀어서 못왔고,
시카고사는 딸은 남친의 형이 사우스 케롤라이나에서 방문해
남친네 가족들과 함께해 이바부부의 부활절과 명절에 함께하는
이바 남편릭의 외가쪽 먼 친척들과 함께 했다.
친구 보내고 디저트 시간에 함께 했다.
이바가 부활절이라 만든 양고기와 남은 음식들을 싸주었다.

15일에 생일을 맞은 아이를 위해 다 함께 축하해주고.
우리 집에서 식사하고 이바네는 디저트 먹을 때나 가서
미국식 파티 문화도 보여주고,
이바와 이바남편도 소개해주고,
친구누나에게 미국집 구경도 시켜주려고 했는데
시카고 강 유람선을 예약해서 가야 한다고.
내 친구와 친구누나가 이바네 방문할 기회를 놓친 것이
좀 아쉬웠다.
친구는 다음에 아들집에 또 오겠지만,
친구 누나는 이번이 마지막일 텐데...
친구의 수재 아들 재환이 덕분에 재환이도 만나고,
친구와 친구 누나를 만났으니
잘 자라준 재환이가 고마왔다.
베트남과 한국 오가며 사업하느라 바쁜데,
뉴질랜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딸과 함께 사는 아내에게도
시간 내서 좋은 남편과 아빠로 충실하고,
누나와 함께 미국 사는 아들에게 와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침, 저녁으로 아들을 묵묵히 도와주고,
부자간의 정을 쌓고,
또 아들 대학졸업식 때 누나와 동행해서
자기 가족들과 함께
자랑스러운 조카의 졸업식도 함께하게 해 주고,
동부 여행도 시켜주고,
또 시카고에도 동행해서 여행을 함께하고,
그리고 나보다 20년 먼저 멋진 미국남자와 결혼해
미국이 천국이었을 때 미국에서 살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큰 누나를 잊지 않고,
조카와 작은누나와 셋이 함께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큰누나에게도 인사를 하고 온 친구.
자신이 맡은 모든 역할에 충실하면서
사람의 도리를 잊지 않고 사는
내 친구가 고맙고, 또 자랑스러웠다.
이런 멋진 옛 친구를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우리의 이 특별한 인연이 반가웠다.
좋은 인연이기를.
자고 가면 밤에 와인 한잔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을텐데
아들이 출근해야 한다고.
1년 뒤에 다시 올거라고 하니
그때 다시 우리집에서 만날수 있겠지.
자랑스런 내 남자친구
자랑스런 내 남자친구
* 이 글은 2011. 10. 30. (일) 에 올린 글입니다. 우리동네는 행정구역상 창녕읍에서 속하지만읍내에서 40분 떨어진 "직신리"라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동네는 창녕성씨와 우리일가들인 김녕김가의 집
feigel.tistory.com
15년전에 태연이를 만나고 올린 글

베트남 여행가실분들 제친구에게 연락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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