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30분 기상
5시 10분 아침
6시 하이킹 출발
6시 30분 캠핑장 도착
해발 4,215 미터 통과
3박 4일 잉카 트레일 하이킹을
신청하고부터 걱정했던
둘째 날이 되었다.
이날은 이번 하이킹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4,215미터)
이름부터 섬 듯한 Dead Woman's Pass를 넘어야 하고,
가장 많이 걸어야 했다.

지도에서 보듯 오르막길을 4시간 걸어 Dead Woman's Pass에 도착 후
고개 넘어 2시간을 내려와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1시간 30분을 올라가서 고개를 넘고
1시간 30분 내려왔다.

아침 식사 5시 10분
퀴아노 porridge (죽)을 끓였기에
반가워서 맛도 보지 않고
두 번이나 떠서 내 그릇에 담았다.
그런데 죽을 뜨서 한 숟가락 입에 넣고, 난감하게 되었다.
세상에.... 죽에 소금이 아닌 설탕을 넣었네.
난 호박죽을 제외하고는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기에
먹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뱉을 수는 없으니 억지로 삼켰지만
내 그릇에 담은 나머지 죽은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남겼다.
3박 4일 하이킹을 하는 동안
내가 담은 음식을 남긴 것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미국인들이 아침에 오트밀을 먹을 때 흑설탕이나 건포도 넣어서
달달하게 먹곤 하니 그렇게 만들었나 보다.
아무것도 넣지 말고 만들어서
각자 입맛대로 소금이든 설탕이든 추가해서 먹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침 6시 출발
포터들은 우리보다 늦게 출발하고선 또 우리보다 일찍 도착해서
출발할 때와 도착할 때 저렇게 두 줄로 서서 손뼉 치며 응원해 주었다.
우리가 박수를 쳐 주어야 하는데...

첫날인 어제와는 달리 Dead Woman's Pass 까진
산에 나무가 많아서 그늘이라 좋았다.


오랫동안 트레일 따라 계곡이 동무해 줘 계곡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걸었다

끝없는 계단들 -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고 내렸는지?

코가 약한지 피곤하면 코피가 잘 나는 데이비드가 코피가 났고,
한동안 멈추지 않아 코를 휴지로 막고 다녔다.
그런데 오후엔 앤드류도 코피가 나 코에 휴지를 꽂고 있었고,
삼부자가 고산증으로 머리도 무겁고, 호흡이 힘들었다고.
내가 우리집에서 가장 건강했다.

남편이 지난해 심하게 많이 아팠던 후부터
건강과 체력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나쁜 것 같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호흡이 힘드니 아주 느리게 걸어면서
자주 쉬어서 선두 그룹일행들과 많이 떨어져
그들에게 미안했기에 그런 남편이 좀 답답했다.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할때까지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다.
남편은 본인 건강과 체력 상태가 그 정도일 줄 알았을는지?

정상 1시간 앞둔 쉼터에서 노점을 하는 분들
인근에 민가가 없었는데 어디서 오신 분들인지?
가격이 비싸고, 필요한 것은 다들 준비해 왔으니
구입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에
그곳까지 온 노점상들이 좀 안스러웠다.

정상 1시간 앞둔 쉼터에서

쉼터 화장실
하이킹 코스가 시작되고부터 화장실 양변기에 앉는 부분이 없었어
벌을 써야 했다. 계속 오르막길과 계단을 걸어서 다리도 아픈데.
5분 이상 화장실에 있어야 할 것 같으면 캠핑지에 도착해서 용무를 보시길.

Dead Woman's Pass (산 위에서 가장 낮은 부분)
향해 올라가고 있는 포터들
사진상으론 완만한 경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사가 심한 부분들도 있고 많이 힘들었다.

캐롤라인 (63세) 은 이날 하이킹 시작하고 1시간쯤 후부터 많이 힘들어했다.
결국 가이드의 도움을 받았고, 가이드가 그녀의 배낭을 대신 져 주었다.

마지막 고지를 향해 올라오고 있는 우리 가족
남편과 함께 동행하느라 늦었다.

해발 4,215 미터 Dead Woman's Pass에서 도착해서
고도가 높아 산소가 70% 밖에 되지 않는다니
혈압이 높은 남편이 호흡이 힘들 경우에 대비해
쿠스코에서 휴대용 산소통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산행 중 응급상황에 대비해
비상용 산소통을 포터가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해발 4,215 미터
얼마나 높은 곳인지 상상이 되지 않네.
근 4시간을 고생고생 해서 올라왔는데,
그 기쁨과 주변 풍경을 오랫동안 눈과 마음에 담지도 못하고,
사진 금방 찍고, 바로 고를 넘어 내려가야 해 아쉬웠다.
우리 일행들이 그곳에 일찍 도착해 우릴 오래 기다렸고,
갈 길이 많이 남았기에.

반대편으로 내려가면서
고개를 넘으니 그 산들은 나무가 없었다.

올라올 때보다 경사가 더 심해서 이 길을 오르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4시간 올라온 높이만큼 2시간 만에 내려가야 하니 경사가 심한 곳이 많았다.


점심 장소까지 2시간을 더 내려가야 했다.


해먹을 가져와 점심시간에 해먹에서 쉬고 있는 크리스

점심 12시 30분



다시 또 올라가야 해 힘들었다.

점심식사 후 1시간을 체 오르지 않았는데
경사가 많이 심했기에 아래를 보니
우리가 점심식사를 했던 곳이 손바닥만 했다.
사진엔 손톱만 하네.
점심 식사 후 1시간 30분 오르막을 올라가서는 고개를 넘어
1시간 30분을 내려와야 했다.


잉카 트레일 플랫 (평길) 구간
돌길이라 발밑을 조심해야 했고, 발바닥이 편치 않았다.
안내표에 캠핑장이 500 미터라 했는데 25분이나 걸렸다.
내가 그렇게 느린 편이 아닌데? 거리측정이 잘못된 걸까?
난 하산길은 자신 있으니 생생했는데,
느린 남편과 함께 걷느냐 우리 부부가 맨 꼴찌로 도착했다.

저녁 시간


둘째날의 보너스
초저녁인 8시에 우릴 반겨주러 나온 별들과 은하수
저녁 식사 마치고, 주변이 좀 어둡긴 했지만
별을 보기엔 좀 이른 시간이라 생각해
별 기대 없이 하늘을 보았는데,
저렇게나 많은 별들이 나와서 반짝이며
우릴 반겨주었다.
* 밤이 깊을수록 더 많은 별들을
볼수 있었을텐데, 밤공기도 차고
다들 텐트에 자러가서 혼자 별보고 있기가 뭐해서
나도 텐트로 돌아갔다.
전날 밤에 흐려서 별을 못 봐 아쉬웠는데,
그날밤 남편이 자정 넘어 화장실에 갔는데,
별이 아주 많더라며 인상적이었다고 해
잉카 트레일에서 별을 보고 싶었다.
흐려서 별을 못 보았으면 하이킹을 마치고도
좀 허전할 뻔했다.
별님들 덕분에 그날의 고생과 피로가
다 사라지고 기분 좋은 느낌과 기운이
내 머리와 몸을 채워 주웠다.
‐----‐--------
이날 지도상으로는 16킬로인데,
10시간 이상 20 키로쯤 걸었는 듯.
오랫동안 오르막을 오르고, 또 오르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주변의 높고 웅장한 산세들이 멋있었어
보상이 되었다.
둘째 날은 남편과 데이비드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으니
꼴찌로 도착했어도 감사해하고,
축하했어야 했는데
남편이 고산증으로 호흡이 힘들어서
스무 발자국 걷고 1분 쉬고 하니
캐롤라인보다도 더 늦었어 당시엔 답답함이 더 컸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잤고,
아주 힘들었으니 오른 밤엔 잘 자겠지 했는데,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날 밤도 추워서 파카와 모자를 썼고,
옆 텐트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주 오랫동안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2026. 6. 30. 화요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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