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생이었던 린을
8년 전쯤인가
내가 학교 간이매점에서 일할 때 만나
친구가 되었다.
당시에 린은 여섯 아이를 둔 싱글맘으로
막내와 다섯째는 10살도 되지 않았고,
경제상황과 주변상황이 좋지 않았는데도
많은 형제자매밑에 자란 막내라 그런지
늘 밝아 캔디 같았다.
린의 전남편은 결혼 전에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가졌는데
린은 용감하게 첫사랑이었던 그와
20대 초에 결혼을 했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여섯이나 두었다.
그런데 남편이 점점 자기 비관에 빠져서는
알코올과 지내며 치료도 거부하고
상태가 계속 더 심해져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해야 했다고.
여섯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건강이 좋지 않은 연로한 부모님을 도와드리며
부모님의 작은 집에서 함께 살았다.
린은 졸업학점 몇 학점 남겨두고선
일을 해야 해서 졸업을 못하고 취직을 했다.
정규직 직업을 가지려고 했지만,
경력이 없었어 쉽지 않았다.
총기판매가게에서 일하다
우리 집에서 20분 거리에
(린의 집에선 35분 거리)
코스트코가 새로 오픈했을 때
그곳에 파트타임으로 취직을 했다.
코스트코는 파트타임 직원들에게도
의보혜택도 주고,
시급도 다른 곳보다 쪼끔 더 높고,
정규직이 될 기회도 쬐끔 더 많아서
유통업체 직원들에게도 상대적으로
괜찮은 직장이다.
린은 성격이 좋아서 보청기 매장에서 일을 했는데,
그곳에서 몇 년 일을 하더니
자기와 함께 일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연봉이 74,000쯤 된다며
자기도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했다.
그래 네가 스페셜리스트가 되면 너무 좋겠다며
어떻게 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면 되는데
그 학과가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도 있지만
독학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린이 보여준 엄청난 부피의 책을 보니
놀래서 눈과 입이 동시에 저절로 크지고 벌어졌다.
첫 시험은 경험 삼아 본다고 하더니
공부한 지 1년 만에
첫 시험에 이론과 실기 둘 다 합격을 했다.
합격소식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린이 머리도 좋고,
지금보다 몇 배나 많은 시급을 받을 수 있으니
목표가 생겨 공부를 힘들게 했나 보다.
첫 페이 받으면 내게 스테이크 사주겠다고 해,
내게 네 축하 저녁을 사준다고 했다.
그런데 린은 매장에서 일하니 주말 하루 일하고,
주중에 하루를 쉬고,
출. 퇴근이 나보다 빠르거나 늦어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주말에 쉴 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주중에 쉴 땐 나는 출근해야 하니.
내가 근무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코스트코에 장 보러 갔을 때
린이 혼자 있음 잠깐씩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동안이라 나이보다 15살쯤은 어려 보였는데
갑자기 체중이 많이 늘었다.
갱년기로 인해 20 파운드나 쪘다고.

본인의 매장 앞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된 자랑스러운 내 친구
자식들에게도 많이 자랑스러웠겠다.

드디어 퇴근시간이 같은 날이 생겨
어제 근무 마치고, 함께 식사를 했다
이제는 자기가 나보다 연봉이 많으니까
저녁값은 자기가 내겠다고 하길래
네 막내가 성인이 될 때까진 넌 싱글맘이니까
그때까진 내가 내겠다고 했다.
막내가 이제 16살이라니 다 키웠다.
아이도 다 키웠는데 데이트는 하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언제 시간이 있겠냐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물려받은 집으로 인해
두언니들과 오빠들과 법정까지 가고,
그들과 남남이 되었다.
미국 법엔 부모님과 5년 이상
함께 살면서 도와드린
자녀에게 집을 상속할 수 있는데
언니들과 오빠들은 린과 아이들이 부모님 집에서
공짜로 얹혀살았다고.
린의 엄마가 거동도 못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양로원에 가야 할 상태였는데...
린의 언니들과 오빠들은
가까이 살면서 방문도 잘하지 않았고,
다들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게 잘 산다고.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신 뒤
비록 낡고 작은 집이지만
집 융자금 없는 집도 있고,
시급 $17 파트타임에서 몇 년 만에
년 74,000 달러의 정규직이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첫째와 둘째 딸은 독립해서
시애틀과 뉴욕주 버팔로에 살고있고,
네 아들들과 함께 살고있다.
(렌트비가 비싸니 아들들에게
너희들이 원할 때까지 살 수 있다고 했단다).
셋째이자 큰 아들인 조가 고등학교 때 직업반을 선택해
20대 중반에 벌써 자기보다 훨씬 더 시급이 높아서
다음에 엄마 집을 사 주겠다고 하더란다.
물론 린이 엄마걱정 하지 말고 네집 사라고
했지만 린이 그 마음이 고마웠다고.
미국에서 그런 자식 없는데...
비싼학원비에 대학공부 시켜준것도 아닌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을해서
돈을 잘 버니 엄마 집을 사주겠다고.
아들 잘 키웠네.
그리고 넷째이자 둘째 아들 닉은 우리 학교에서
자동차 정비를 공부하고 있는데
자동차 정비사도 경력이 오르면 시급이 세다.
작은 수리는 부업도 할 수 있고.
자기 집 차는 둘째 아들이 다 정비를 해줘,
이제는 굳이 새 차 사지 안아도 된다고.
다섯째와 막내만 학교 마치고 자기 일 찾으면 되니
린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고 있다.
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주변에 해피바이러스를 나누며
열심히 사는 것을 보시고,
복을 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어려운 시절 잘 견뎌낸
자랑스러운 내 친구 린에게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 린에게 좋은 날들만 있기를.
2026. 3. 5. 목요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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