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없던 날 남편이
모아두었던 나뭇가지들과 장작들을
처리하기 위해 텃밭에서 태웠다.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들과
병들어 가는 나무를 자른 후
이웃들에게도 주고,
모닥불용으로 장작을 쌓아두었는데,
그 밑으로 두더지가 드나들고,
나무를 갉아먹는 개미가 서식할 수 있어
처리해야 한다고.
자랄 때 집에 소가 네마리씩 있었는데,
나무를 때서 소죽을 끓였다.
아침, 저녁으로 소죽을 끓이고,
먹이는 것이 내 일이었다.
불을 때야하니
집에서 먼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곤 했기에
그냥 태워 없애는 나무가 아까왔다.
특히 장작은 굵은 나무를 톱질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도끼로 장작을 패느라
들어간 시간과 노동력이 컸기에
더 아까왔다.
모닥불 피울 때 집에 나무가 없음
장작 한단에 $5 - $10 주고 구입해야 하니,
내가 그날 남편이 장작까지 태우는 줄 미리 알았으면
이웃단톡에 올려서 장작 원하는 사람들을 찾아봤을 텐데.
산에 나무하러 가지 않아도 되었을때도
엄마는 동생들과 아버지 산소에 갔을 때
우리 산에 떨어진 굵은 나뭇가지라도 보게 되면
동생들 차에 그것을 싣고 와
마당에 솥단지 걸어 추어탕을 끓이시고,
곰국을 끓이셨다.
그리고 집에 온 동생들이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불을 땔 때면 나무가 다 타 갈 때쯤에 꺼내서
물을 부어서는 숯을 만들어 두셨다.
나도 친정에서 숯불에 구워서 먹었던
돼지고기가 최고로 맛있었던 것 같다.
아마 내 조카들도 할머니와 할머니 집을 생각하면
숯불에 둘러앉아서 어른들이 구워준
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것들이 생각날 것 같다.

집에서 만들었던 숯이 생각나
남편에게 그 이야기해 주고,
숯 만들게 다 태우지 말고 70% 탔을 때
물로 끄달리고 부탁했다.
그러자 남편이 나무를 계속 추가해야 하니
내게 적당한 것들을 불 밖으로 꺼내라고 했다.
그런데 화기가 너무 세서 쉽지 않았고,
꺼낸 것들도 물을 부어서 바로 불을 꺼서야 했는데
그대로 두었더니 거의 다 타버리고 없었다.
그리고 장작들을 어둡도록 태워서는
다음날 보니 재만 남아있었다.
몇 년 사용할 숯을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

텃밭에 늦게 심어 작은 뿌리가 많았던 대파
내가 촌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 건지,
내가 텃밭에서 키운 거라 그런지
자잘한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다 손질했더니 3시간도 넘게 소요되었다.
할 일이 많았기에 파 손질하느라 보낸
시간이 약간 억울하기도.
파 다듬어면서 유튜브로
까르마조프의 형제들을 듣긴 했지만.
그런데 한국슈퍼에서
대파 4 뿌리 한 묶음에 $4.99 가격표를 보니
내가 손질해 둔 파 생각에 든든해졌다.
파가 왜 이리 비싼지?
한국은 파 한 다발이 많기라도 하지.
남편에겐 올핸 파를 좀 더 빨리,
더 많이 심어달라고 해야겠다.

초벌 부추
우리 텃밭에서 부추가 나오기 시작했다.
밑동 자른 뒤 밑뚱부위 전잎들 대충 손질해 두고,
사용할 때 윗부분의 전잎들을 처리하는데
부추는 손 느린 내겐 시간 먹는 하마 같다.
사진의 부추처럼 손질하는데도
량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금방 갔다.
(사진은 먹고 남은 것들).
시간이 없으니 위. 아래 싹둑 자르고
중간만 취하면 다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내가 키운 거라 그런지 미련한 건지
그게 안되었다.
그래 부추는 손질할 때 시간이 너무 많이 뺏었아서
그동안 한해 3번 정도만 베어 먹었다.
그런데 부추가 간 기능에도 좋고,
혈액순환과 체온상승에 효과가 좋다니
앞으로는 위. 아래 싹둑 자르고
중간 부분만 손질해서라도 자주 먹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시중에 파는 말린 부추처럼
나도 건조기로 부추를 건조해서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내게 허락된 건강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니
그 시간들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용해야 하는데,
난 여전히 돈 아끼느라,
또 돈 버느라
그 귀한 시간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텃밭에서 키운 것들은 건강한 먹거리니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선
내 귀한 시간들을 써야지.
덜 미련스럽고 더 현명하게.ㅎㅎ
2026. 4. 4. 토요일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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