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내가 촌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가

앤드류 엄마 2026. 4. 5. 02:43

바람이 없던 날 남편이 
모아두었던 나뭇가지들과 장작들을 
  처리하기 위해 텃밭에서 태웠다.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들과
병들어 가는 나무를 자른 후
이웃들에게도 주고, 
모닥불용으로 장작을 쌓아두었는데, 
그 밑으로 두더지가 드나들고,
나무를 갉아먹는 개미가 서식할 수 있어
처리해야 한다고. 
 
자랄 때 집에 소가 네마리씩 있었는데,   

나무를 때서 소죽을 끓였다.  

아침, 저녁으로 소죽을 끓이고,

먹이는 것이 내 일이었다. 

 

불을 때야하니

집에서 먼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곤 했기에  
그냥 태워 없애는 나무가 아까왔다.

 

특히 장작은 굵은 나무를 톱질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도끼로 장작을 패느라 

들어간 시간과 노동력이 컸기에 

더 아까왔다. 

 

모닥불 피울 때 집에 나무가 없음 

장작 한단에 $5 - $10 주고 구입해야 하니,

내가 그날 남편이 장작까지 태우는 줄 미리 알았으면 

이웃단톡에 올려서 장작 원하는 사람들을 찾아봤을 텐데. 

 

산에 나무하러 가지 않아도 되었을때도

엄마는 동생들과 아버지 산소에 갔을 때 

우리 산에 떨어진 굵은 나뭇가지라도 보게 되면 

동생들 차에 그것을 싣고 와 

마당에 솥단지 걸어 추어탕을 끓이시고,

곰국을 끓이셨다. 

 

그리고 집에 온 동생들이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불을 땔 때면 나무가 다 타 갈 때쯤에 꺼내서

물을 부어서는 숯을 만들어 두셨다. 

 

나도 친정에서 숯불에 구워서 먹었던

돼지고기가 최고로 맛있었던 것 같다.

 

아마 내 조카들도 할머니와 할머니 집을 생각하면

숯불에 둘러앉아서 어른들이 구워준 

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것들이 생각날 것 같다.  

  

 

집에서 만들었던 숯이 생각나

남편에게 그 이야기해 주고,

숯 만들게 다 태우지 말고 70% 탔을 때

물로 끄달리고 부탁했다. 

 

그러자 남편이 나무를 계속 추가해야 하니 

내게 적당한 것들을 불 밖으로 꺼내라고 했다. 

그런데 화기가 너무 세서 쉽지 않았고,

꺼낸 것들도 물을 부어서 바로 불을 꺼서야 했는데

그대로 두었더니 거의 다 타버리고 없었다.  

그리고 장작들을 어둡도록 태워서는

다음날 보니 재만 남아있었다. 

몇 년 사용할 숯을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

 

 

텃밭에 늦게 심어 작은 뿌리가 많았던 대파

 

내가 촌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 건지,

내가 텃밭에서 키운 거라 그런지 

자잘한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다 손질했더니 3시간도 넘게 소요되었다.

할 일이 많았기에 파 손질하느라 보낸

시간이 약간 억울하기도.

파 다듬어면서 유튜브로 

까르마조프의 형제들을 듣긴 했지만. 

 

그런데 한국슈퍼에서

대파 4 뿌리 한 묶음에 $4.99 가격표를 보니

  내가 손질해 둔 파 생각에 든든해졌다. 

파가 왜 이리 비싼지?

 한국은 파 한 다발이 많기라도 하지.

   

남편에겐 올핸 파를 좀 더 빨리,

      더 많이 심어달라고 해야겠다.     

 

 

초벌 부추 

우리 텃밭에서 부추가 나오기 시작했다.

밑동 자른 뒤 밑뚱부위 전잎들 대충 손질해 두고, 

사용할 때 윗부분의 전잎들을 처리하는데  

부추는 손 느린 내겐 시간 먹는 하마 같다. 

 

사진의 부추처럼 손질하는데도

 량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금방 갔다. 

(사진은 먹고 남은 것들). 

시간이 없으니 위. 아래 싹둑 자르고 

중간만 취하면 다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내가 키운 거라 그런지 미련한 건지

그게 안되었다. 

 

그래 부추는 손질할 때 시간이 너무 많이 뺏었아서 

그동안 한해 3번 정도만 베어 먹었다. 

그런데 부추가 간 기능에도 좋고,

혈액순환과 체온상승에 효과가 좋다니 

앞으로는 위. 아래 싹둑 자르고 

중간 부분만 손질해서라도 자주 먹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시중에 파는 말린 부추처럼

나도 건조기로 부추를 건조해서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내게 허락된 건강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니

그 시간들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용해야 하는데, 

난 여전히 돈 아끼느라,

또 돈 버느라 

그 귀한 시간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텃밭에서 키운 것들은 건강한 먹거리니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선

 내 귀한 시간들을 써야지.

     덜 미련스럽고 더 현명하게.ㅎㅎ

 

2026.  4.  4.  토요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