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은퇴한 내친구가 바쁜이유

앤드류 엄마 2025. 3. 5. 13:12

지난 토요일에 근 6개월 만에 에넷을 만났다.

에넷은 몇 년 전에 은퇴를 했고,

남편과 사별해 혼자 사는데 나보다 더 바쁘다.

25분 거리에 사는데 6개월 만에 만났다니.

 

은퇴 후 해외여행 다니며

 가끔씩 손주들과 시간도 보내고

한 번씩 부모님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은퇴하자마자 에넷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셨다. 

그래 치매 초기였던 엄마는 

   충격이 컸는지 치매가 더 심해지셨다고. 

친구가 일복이 많은 건지?

 

그런데 에넷 부모님께서

양로원에 가시기를 거부하셔서 

친구가 몇 년째 매주 월요일에

3시간 거리의 친정에 가서 집청소에

장 봐서 음식 준비해 드리고, 

부모님과 지내다 

   수요일 밤에 본인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나머지 4일은 도우미가 오셔서 돌봐드린다고.

 

본인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린아이가 셋인 딸과 둘인 아들이 

 자주 본인의 아이들과 개를 부탁하곤 하고,

와중에 큰 손주 댄스 발표회나 

축구대회에 응원 다니느라 더 바쁘다. 

양쪽 집의 막내까지 스포츠를 시작하게 되면 

 다섯명 응원 다니느라 더 바빠질 듯. 

 

나였음 부모님과 손주들 돌봐주는 것만 해도

힘들 것 같은데, 

친구는 교회와 공연장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손주들 돌보는 시간과 자원봉사를 즐기기에 가능한 듯. 

 

그리고 아버지 건강이 조금 좋아질 때면 

시간 내어서 

 해외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어떤 신경정신과 의사가

장기간 연로한 부모님을 돌보는 사람들은

지치게 될 때 우울증을 앓을 수 있으니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한 번씩 기분전환을 해야 한다고 했다.

친구가 정말 현명한 듯.

 

그런데 에넷의 친정아버지께 

지난달 초에 호스피스로 옮겨셔서

90세 생신을 맞으시고

그다음 날 돌아가셨다. 

 

친구의 아버지께선 돌아가시기 전

건강은 좋지 않으셨지만 

정신은 맑으셨고,

친구의 어머니는 정신은 오락가락하셨지만

신체활동은 불편하지 않으셨기에  

노부부께서 서로 도우며 그럭저럭 지내셨다. 

 

그런데 이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진

간병인이 퇴근한 뒤 에네스 엄마 혼자 집에 있기에

    양로원에 가셔야 하는데,

절대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니. 

    친구가 고민이 큰 것 같다.

 

나이들 어선 자식말을 들어야 하는데,

치매 전에도 황소고집이셨다는데,

치매라 더 막무가내이신 듯. 

 

에넷과 함께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사람들은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 했지만,

난 친구의 처지가 고달프 보였다.   

 

친구는 친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언니도 있고,

가까이 사는 남동생 부부도 있지만

언니는 암환자이고, 

     남동생은 악독한 아내에게 잡혀 살아

      아주 급할 때나 어머니를 부탁한다고. 

 

차라리 형제자매 없이 혼자였으면 

덜 속상했을 듯. 

 

그런데도 엄마한테 잘하고,

딸부부와 아들부부 그리고 손주들에게도 잘하고,

봉사도 열심인 내 친구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주님께서 복을 많이 주셨으면.

 

2025.  3.  4.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