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생각 나누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앤드류 엄마 2011. 1. 22. 13:11

 

 

지난해 시누남편를 갑짜기 보내고 나서,  삶에 대해, 어떻데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고이후에 생각한 것들은 예전에 평소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는 좀 많이 달랐습니다.

그전까진 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는데,

시누남편을 보내고 나니 부모입장에서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더많이

하게되었습니다.

 

시누남편은 부모에게나 시누에게나 아이들에게 친구같은 (아들에게 엄할땐 엄청 엄하지만) 

아들, 남편, 아빠였습니다.

다녔던 대학(졸업은 하지 않았슴)을 보면 학교다닐때 공부를 그리 잘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맡은 역할 어느것 하나 허술하게 한것 없이 성실했고, 부모, 형제는 물론이요

남들 도와주기 좋아했고, 손재주가 좋아 못하는것이 없는데다, 취미생활도 열심히했기에,

팀의 부모님께 말씀드렸듯이 팀은 비록 44년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오래산 어떤사람들보다,

더 많은 성취를 이루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더 많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생각하니 자식을 키울때 공부잘하는것보단 책임감 강하고,낙천적이고, 너그럽고 인정많은

사람으로 키우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시누남편의 부모님은 아들과 정말 가까왔으며, 아들이 워낙 부모님을 잘 도와주기에,

미국사람들답지 않게 평소에 아들에게 많이 의지하시는 편이었고, 연세도 있는데다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아 사고 소식을듣고 시누와 함께 두분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알수있었기에 두분의 건강이 우려되었고,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할지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장례식 전날 조문에 앞서 가족들이 먼저 모였을때, 제가 인사드렸더니 (말문이 막혀 말없이) 

"팀이 너무 일찍갔다면서, 하느님의 뜻이니 어찌하겠냐며, 하느님이 팀이 필요하신가 보다" 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잠시 글썽이었고, 이후로는 조문객들과 농담도 하시고, 웃으시며 조문객들과

어울려셨고, 장례식날도 식 시작하기전에 마지막 작별인사할때와, 장례식동안 몇번만 눈물을

닦으셨고, 남지 시간은 내내 밝으셨습니다.

장례식마치고 딸들과 팀의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큰시누네로 오셨고, 참석자들은 각자 팀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국에서 크리스찬과 카톨릭신자들은 모든것은 하느님의 뜻이라며 그대로 순종하기에,

남편이나 자식을 일찍 잃어도 하느님의 뜻이라며 받아들이니 누굴 원망하지 않고, 식장도 분위기가

무겁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좋지않은일 당했을때 우울해 있으면 건강에 좋지 못하다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생각해보니 미국사람들이 참 현명한것 같습니다. 

아무리 울어도 죽은 사람 다시 살아나지도 않을것이고, 원망하면 본인 건강만 나빠지니

그대로 받아 들이는것이 건강을 위해 좋으니 결과를 일찍 받아들여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죽고나서 못해준것 후회하지 말고, 사는동안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과 더 많이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더 많이 행복한 시간을 많이 만들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또 하게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되는지 알수없으니 하루하루 더 많이 사랑하고, 덜 후회하고,

좀더 베풀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고 의미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시한번 더 다짐해봅니다.

 

시누남편은 남겨진 많은 사람들에게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었고,

장기이식을 통해 몇사람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짧지만 의미있는 삶을 살다 천국으로 갔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살아야겠지만,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할지 좀더 고민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아침에 하루를 허락받은것에 감사하며, 오늘이 이세상의 마지막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2011. 1.  21. (금) 경란

 

추신 : 장례식이 화요일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결석하고 장례식에 참석했더군요.

         대부분의 팀친구들이 부부가 휴가내고, 결석시켜 전 가족이 참석했고, 시누남편이 코치를 맡았던

         학교팀원들도 결석을 하고 부모와 함께 참석을 했습니다.  

         미국의 장례식은 그 사람의 일생을 소개해주는 시간도 있고, 고인과 마지막 작별을 나누는 의미가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기도합니다.

         한국도 장례식을 좀더 의미있게 진행 할수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봅니다.

   

         고등학교때까지 학교와 학원을 순회하는 한국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들이 자라서 어린시절과 가족을 생각하면 어떤기억을 떠 올리게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