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여행

비를 만나 고생했던 스모키 국립공원에서의 하이킹

앤드류 엄마 2023. 6. 28. 15:43

앤드류가 한국방문에 1년간 모은 휴가를 다 사용해서 

 앤드류 4일 휴무일 때를 이용해서 우리가족이 

올해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국립공원인 스모키에 다녀왔다.

 

올핸 남편이 이틀 동안의 하이킹 계획을 세웠다.

첫날 왕복 24마일 (38.4키로) 로 

캠핑장 (Elkmont Campground)에서

스모키 국립공원 전망대 (Clingmans Dome)까지

다녀오자고. 

 

남편이 계획을 세우면서 가족들에게 

이 정도는 걸을수 있겠지 하며 묻기도 하고, 

10일 전부터 캠핑용품들을 챙기며 

다른 때보다 더 적극적이었기에  

남편이 선택한 하이킹 코스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남편이 하는대로 맡겨 두었다. 

 

그런데 캠핑장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입구를 찾지 못했다. 

마침 공원 관리인의 차가 우리방향으로 오고있어

그에게 물어보라고 해도 묻지도 않고

우리를 데리고 길을 찾아다니더니  

전날 비로 진창이된 트레일로 안내해 짜증이 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지나가던 관리인에게 물었을텐데.

다음부턴 남편이 모를땐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말하지 말고,

내가 그냥 다른사람들에게 물어봐야겠다. 

4.5 마일쯤 걸은 지점  (사진 위. 아래)

 

이 트레일은 앉아서 쉴 자리도 귀했다. 

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계속 그늘로만 다녀 좋긴 했는데,

전망을 볼 수 없었어 아쉬웠고, 

공원 관리인이 최근 몇 달 동안 곰이 활동이 좀 활발하다고 했는데, 

  하루 종일 걸었는데도 우리 식구뿐이서 약간 불안하긴 했다. 

그렇지만 앤드류와 그렉이 있었어 예전보단 덜 불안했다. 

남편에게 곰이 나오기도 하니

사람들이 다니는 트레일을 선택해야지

 아무도 다니지 않는 이런 트레일을 선택했다고 했더니 

자기가 어떻게 아느냐고.

그래 구글에 Best trails in smoky mountain national park 검색해서 

상위 순위대로 우리가 가 보지 않은 트레일을 선택하면 되지 했더니 

아무 말이 없었다. 

  구글에 없는게 없는데, 그 좋은것을 왜 이용하지 않는지?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확인했더니 우리가 간 트레일은 

12개 순위에도 없네. 

 

출발하기 전에 확인하고선 남편에게 트레일 변경하자고 했어면

남편이 기분 나빴을려나?

 

앤드류는 아빠는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것을 좋아하니

이 트레일도 괜찮단다.

곰만 없어면 거의 하루종일 나무 그늘로 다니니 나도 좋았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안 오지?

 

9.5 마일 (15.2 키로) 지점

 남편이 인터넷에서 찾은 지도에선 저 지점에서 Clingmans Dome까지

2.5 마일(4킬로)만 더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7.4 마일 (11.8킬로)를 더 가야 한다고. 

* 다른 Appalachian Trail 지점에 도착한 듯. 

저곳에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어야 했는데...

 

* 이 글을 쓰면서 구글 지도로 보니 Little River Road에서 

Little River Trail을 이용해야 했는데,

우린 Jakes Creek Trail을 이용한 게 잘못이었다.

* 남편은 트레일 지도를 어디서 다운로드한 건지?

 

Appalachian Trail을 조금이라도 걷자며 

남편이 다운로드하여 온 지도를 보며 

(스모키 국립공원 안에선 휴대전화가 먹통이다)

 Clingmans Dome 반대 방향인

Derrick Knob Shelter (2.7마일)로 가면 

또 다른 트레일과 만나 캠핑장으로 갈 수 있다고.

 

Appalachian Trail을 걸어면서

5개월 반동안 2,200 마일 (3,520 키로)를 종주하신

  블친이신 모하비님을 생각했다.

 

나는 4시간쯤 걸었더니

빈 몸으로도 오르막을 오를 땐 힘들었는데,

나보다 더 체격도 적고, 연약해 보이시는 모하비님은

텐트와 침낭이 든 20킬로가 넘는 배낭을 지고

 그 먼 길을 어떻게 걸어셨는지?

 

관리실 앞에 공고된 오늘의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후 2시부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내릴 확률이 

50%라고 해 걱정을 좀 했는데, 

30분 전부터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마 여기까지 오지 않을 거라고.

 

그런데 얄밉게도 일기예보대는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다. 

 2시 가까이 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20분도 안 돼 쏟아내렸고,

트레일은 수로가 되었다. 

 

0.5 키로만 가면 대피소가 있기에 

그곳에서 일단 비를 피할까 했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은 폭이 좀 넓었는데,

내리막이다 보니 빠른 속도로 물이 쏟아져 내려와

등산화가 잠길 만큼 물이 깊어 작은 계곡같았다. 

     그래 포기하고 산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리가 선택한 트레일을 따라 내려오니 

계곡을 몇 개씩이나 건너야 했다. 

폭우가 쏟아지니 계곡 물이 금방 불었다. 

물살도 세고, 바위도 미끄럽고, 간격도 일정치 않아 생각보다 위험했다.

 

판초를 2개만 가져와 그렉과 데이빗은 

  2시간 이상 폭우을 그대로 맞아 추위에 떨었다. 

비가 그치고 젖은 옷을 갈아입고

 두사람이 방한복으로 판초를 입었다. 

 

집에서 우비를 준비해 왔는데

아침에 햇볕이 나 있었어 챙기지 않아

두사람에게 많이 미안했다.  

   

 생각보다 물이 깊어서 팀워크가 필요했다.

앤드류가 중간 지점의 낭떠러진 바위 끝에 서서 데이비드와 나를 도왔는데, 

데이비드가 앤드류 손을 잡고 껑충 건너뛰면서

실수로 앤드류를 밀칠까 봐 조마조마했다. 

 

이 위험한 계곡을 건너려니 

35년전에 직장에서 여름휴가때 

회사 산악회따라 설악산갔다 

 폭우로 불어난 계곡을

인간 띠처럼 서로 손을 잡아주며 건너다 

손이 미끄러져 실족사한 동료가 생각나 좀 겁이 났다. 

 

겨우 이 계곡을 건너서 1시간 이상 걸어 내려왔더니 

 또다시 계곡을 건너야 했다.

 그런데 그 계곡은 벌써 산에서 내려온 물로 

   넓은 계곡이 강이 되어 있었다. 

남편은 상류 쪽에 혹시 건널 수 있는 곳이 없는지 

계속 위로 올라가 확인했지만, 

건널만한 곳이 없었다. 

 

- 2부로 -